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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DA Mar 16. 2021

우울하지 않을 때의 나는 꽤 괜찮다

우울하지 않을 때의 나는 꽤 괜찮다. 열심히 하루를 꾸려가고, 타인을 사랑하고, 자신을 가꾼다.


그런데 그게 잘 되는 날이 얼마 안 된다. 대개 우울하고 무기력하고 미래는 불안하다. 흥미롭지 않은 지 오래된 세상살이 얼른 떠나고 싶어 한다. 그렇게 망상에 빠져서 시간을 낭비하면서 멀쩡할 때 겨우 쌓아올린 것들을 무너뜨린다. 우울의 시간이 길어질수록 남은 삶은 더욱 어려워지기만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런다.


말린 다시마는 찬물에도 맛이 우러나온다. 살아있을 땐 체내 물질이 빠져나가는 것을 꾹 참고 있다가 죽으면 움켜쥐었던 것들 다 손 놓는다. 지금 난 잠깐 살아나는가 싶으면 다시 흐물흐물 죽어버리는 다시마 같다. 


매일은 견뎌내야 하는 과제와 같고 이 고행의 이유를 알지 못한다. "가족들 보고 사는 거지"라는 족쇄 같은 이유 말고, 내일을 기다리게 하는 그 무언가를 난 알지 못한다. 사람을 만나는 것조차 버거운데 무엇이 즐거울까. 잠, 오직 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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