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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북동 탕웨이 Jul 05. 2021

사과 회사에 가고 싶어

애플 파크와 비지터 센터에 다녀와서

내가 유난스러운 애플빠라고 생각해  적은 없다. 그저 아름다운 것을 좋아할 뿐이다. 그렇지만, 캘리포니아에  일이 생기자마자, 다른 곳은 모두 제쳐두고 애플 비지터 센터에  봐야겠다 마음먹었다.


그리고 나선 애플파크 근처 호텔을 바로 예약했다.

쿠퍼티노 힐튼 가든 인 호텔 입구

열 시간 넘게 비행을 했는 데도 투어 할 생각에 설레는 마음이 컸던 탓인지 하나도 피곤해 보이지 않는다. 참고로 이 호텔에 머무르면 비지터 센터까지 걸어서 갈 수 있다. 예약할 때만 해도 내가 애플을 좋아하기는 해도 이렇게 숙소까지 근처에 갈 일인가 싶었다. 하지만, 체크인하고 나니 웰컴 초콜릿과 함께 쓰여 있는 쿠퍼티노에 관한 재밌는 사실을 발견하고서는 역시 잘 왔다고 생각했다.


호텔 웰컴 메시지와 초콜릿

미국인들은 퍽하면 Fun Facts 타령을 하는데 이건 좀 진짜 재밌었다. 지금 머무르고 있는 곳이 아이폰 앱의 지도 아이콘의 모델이 되는 교차로가 있는 길의 바로 맞은편에 위치해있다.


쿠퍼티노 애플 파크 외부 전경


애플 파크 주변 동그란 외관을 따라 풀과 나무들이 초록을 뽐내고 있다. 몇 피트 간격으로 정갈하게 심어져 있는 나무들 주위를 걷다 보면, 마음이 일순간 차분해진다. 파란 하늘 사이로 들어오는 빛이 만들어내는 풍경을 매일 보면서 살다 보면, 군더더기 없고 심플한 제품이 나올 수밖에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빌딩 숲에 익숙한 나에게는 없던 창의성이 절로 샘솟을 것만 같은 환경이 부러웠다.


애플 파크 주변 발코 파크

애플 파크 사이트가 위치한 곳은 발코 파크인데, 1964년도에 농장이었던 땅을 사서 VALLCO 비즈니스 및 산업 단지 개발이 시작되었다. VALLCO라는 이름은 Varian Associates와 Leonard, Lester, Craft 및 Orlando 가족들의 이름을 따서 지었다. 한때는 일부는 이전에 Hewlett-Packard의 주요 위성 캠퍼스였고 나중에는 쇼핑센터로 변했다. 현재는 중국인 소유인 듯하다.


애플 파크 내부 글렌드닝 반

계속 걷다 보면 글렌드닝 반이라는 표지도 보인다. 애플 캠퍼스가 자리한 자리에 있던 오래된 농장이라고 한다. 스코티시 이민자 글렌드닝 부부가 살던 땅이었는데 나중에 부동산 디벨로퍼에 팔리고 이 부지는 HP 캠퍼스로 쓰이다가 애플이 2010년에 사들였으며, 2014년에 해체된 뒤 캠퍼스 부지 계획이 아직 없어 어디로 갈지 길을 잃다 2017년에 약간 다른 위치에 내려뒀다. 캠퍼스 건축 당시, 지역 유적이라 특별히 애플 파크 캠퍼스 구축에 필요한 건물은 아니지만 밀지 않고 보존을 희망했다고 전해진다.


애플파크 비지터 센터 매장 전경


비지터 센터는 노먼 포스터가 운영하는 포스터 파트너스가 설계했다. 아이폰의 베지어 곡선이 생각나는 디자인이다. 스튜디오 헤드인 Stefan Behling은 비지터 센터에서 방문객들이 애플 파크를 배경으로 편안한 분위기에서 Ring Building에서 볼 수 있게 해 세심한 디테일을 즐길 수 있게 설계했다.


애플 비지터 센터 외관


맨 처음 애플 스토어에 방문했을 때의 감흥이 지니어스 바나 스토어 경험에 있었다면, 이번엔 넓은 유리창 너머의 경관과 어우러지는 건물 자체를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둥그런 천장 마감과 달리 내부는 각진 면과 선으로 채워져 있다. 2층 야외 테라스는 개방하고 있지 않아 올라가 보진 못했다.


비지터 센터 내부 애플파크 체험 공간


아쉽게도 애플 파크 자체는 외부에 개방하지 않고 있다. 스토어에 가면 사람들이 아이패드를 들고 뭐 하고 있는 건가 라는 생각이 드는데, 나처럼 안이 궁금한 사람들을 위해 비지터 센터에서 아이패드로 애플파크 AR로 내부를 볼 수 있게 만들어 뒀다.


애플 비지터 센터 내부


내부는 전 세계에서 몰려든 관광객으로 문전성시다. 애플 제품을 살 수 있는 곳은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접 스토어에 방문하는 이유는 제품이 아니라 경험을 원하기 때문이다.


애플파크 비지터 센터에서 판매 중인 에코 백과 제품 카드
애플파크 비지터 센터에서 판매 중인 다양한 티셔츠


비지터 센터는 다른 스토어들과 다르게 아이폰, 아이패드, 애플 워치, 맥 등 애플 제품을 자연스럽게 이용해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참새들을 위한 다양한 제품들이 마련되어 있다. 이제 와서 생각하니 티셔츠도 한 장 살 걸 그랬다 싶다. 수전 케어의 헬로 정도는 충분히 입고 다닐 수 있을 것이다.


비지터 센터에서 한 가지 더 빼놓을 수 없는 게 있다면 바로 카페이다. 바로 카페 맥스, 애플 직원들의 사내 식당과 동일한 음료와 메뉴를 맛볼 수 있는 곳이라고 한다. 참고로 라테를 시키면 애플 모양의 라테 아트를 바리스타가 그려준다고 한다고 하니 따뜻한 라테 한 잔을 시켜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애플파크 비지터 센터 내 카페 맥스


낮무렵 호텔을 나서 해가 지는 지도 모르고 애플 비지터 센터와 애플 파크 근처를 서성이다 보니 해가 지는 지도 모르게 시간이 빨리 지나갔다. 주변을 둘러보고 기념품을 사고 커피를 마시는 것으로도 큰 영감을 받을 수 있었다. 어떤 분위기인지를 느끼기에는 충분하되 충분치 않았다.


간접적으로나마 살펴보고 있자니 언젠가 안에 들어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졌다. 애플 파크 안에서 일하면 어떤 기분이 드려나. 이 궁금증은 직원이 되면 아마도 자연스럽게 해결이 되리라.


언젠가 애플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을까?


혹시 애플에서 근무 중인 분이 이 글을 보신다면 제게 꼭 연락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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