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는 돌아오지 않는다
붓다의 죽음은 죽음 너머의 죽음, 열반으로 불린다.
불교의 윤회적 세계관 속에서 열반을 이룬다는 것은 생노병사의 굴레를 완전히 벗어나 다시 태어나지 않는 경지에 이름을 의미한다.
다시 태어나지 않기 위해서는 깨달아야 한다. 깨달음이란 번뇌의 소멸, 즉 탐진치의 소멸을 말한다. 결핍이 없기에 무엇을 좋아하여 집착하거나 무엇을 싫어하여 진노하지 않는 내적 상태. 이르지 못한 사람은 상상할 뿐 경험적으로 알 수는 없지만, 생사를 넘어선 이 상태는 생물적 본능과 인간적 희로애락으로부터 자유로운 상태임을 알 수 있다.
깨달은 자는 무상을 보고, 무아를 살며, 고통으로부터 자유롭다.
감히 상상해보건데, 깨달은 자는 변화의 흐름을 타며 즐기되 집착하지 않고, '나' 중심의 경계에서 벗어나 우주 만물과의 네트워크를 창조하는데 능숙하며, 우리가 고통이라고 부르는 상실이나 죽음 등의 체험도 기꺼이 수용하면서 오히려 시련을 통해 더 창조적인 삶을 만들어내는 자가 아닐까 싶다.
마음이 흐트러짐 없이 중심을 잡은 가운데 우주와 접속하여 충만하다면 결핍이 없기에 더 이상의 삶을 갈구할 필요가 없을 듯하다. 생사를 마스터한 자는 더 이상 배울 것이 없으므로 다시 돌아올 필요가 없을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