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과제
어제 초등 3학년 친구들과 <열 살, 도덕경을 만나다>라는 책을 가지고 수업을 진행하였다. 사실 수업이 정해졌을 때 노자를 만날 수 있어서 설레기도 했다. 노자는 내가 좋아하는 사상가 중 한 분이기 때문이다.
2300년 전 살았던 성인을 만난다는 건 책이 아니면 가능하지 않은 일이다. 그의 생각을 엿보고 그가 전하는 지혜를 만나는 일은 심장을 요동치게 하는 일이다. 내가 태어나기 전의 사람을 만나며, 그 옛날에도 살아가는 모습은 다 똑같다. 는 생각을 해본다.
그는 우리가 좇는 삶을 벗어나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자신이 원하는 일을 행할 수 있어야 한다고, 그것이 순리대로, 있는 그대로 살아가는 것이라고 했다.
무위자연, 억지로 꾸미지 않고 있는 그대로 살아라. 는 뜻이다. 도덕경은 고전임에 틀림이 없다. 는 생각을 하게 한다. 그 시절 어떻게 이러한 생각을 품을 수 있었을까? 우러러보게 한다.
요즘 많은 어른은 사회가 만든 성공만을 좇으며 아이들을 매일 쳇바퀴 돌리듯 돌리고 있다. 그러나 아이들은 행복하지 않다. 당연한 결과다. 우리도 스스로 하고 싶은 일을 할 때 행복하고 시너지 효과도 큰 법이다. 무엇이든 억지로 하다 보면 언젠가 탈이 나게 되어있다.
어릴 때부터 시키는 일만 하고, 학업에만 집착하다 보니, 정작 해야 할 공부는 뒷전이고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가 사회의 어른으로서 어떻게 아이들을 양육할 것인가? 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정신이 아픈 아이들이 많은 시대이다. 그 모습을 바라볼 때마다 마음이 쓰리다. 히키코모리라고 불리는 은둔형 외톨이들이 매년 증가하는 일들이 무관하지 않다.
수업 말미에 아이들에게 실컷 놀라고 말했다. 그리고 꿈이 아니라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물었다. 아이들은 꿈과 하고 싶은 일을 동일시하고 있었다. 그 차이를 이야기하며 너도나도 하고 싶은 일을 매일 한 가지씩 할 수 있도록 이야기를 나누었다.
<열 살, 도덕경을 만나다>를 수업을 통해 만났지만, 아이들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 사회의 어른으로서 어떻게 아이들과 상호작용을 할 것인가? 우리의 과제라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