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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당당약사 Dec 20. 2023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

'하~ 진짜 미치겠네!'

약국에서 일하고 있으면 가끔씩 들려오는 소리다.

기분이 좋을 때도 기분이 나쁠 때도

말투와 억양 그리고 표정으로 같은 말이지만 다른 의미를 제공하는 직원이 있다.

처음엔 그냥 그러려니 했다.

자신의 기분을 가장 적절하게 드러내는 표현은 본인이 선택하는 거니까.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다.

어느 순간에나 '미치겠다'라고 표현하는 게.

동시에 내가 무의식적으로 하는 감탄사를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오우! C!'

놀라거나 감탄의 의미로 내가 자주 사용하는 표현이다.

'아...c..'

기분이 나쁠 때 나의 입 밖으로 나오는 두 글자다.

(기분이 최악일 때 마지막에 ~발을 써서 강조하기도 한다.)

자신이 평소에 사용하는 언어는 나의 무의식과 가치관을 반영한다고 한다. 그 언어가 생각이 되고, 우리의 생각이 자리 잡히면 그것은 내가 된다.

각 상황에서 뱉어내는 단어는 기분이 좋을 땐 더 좋게도 해주지만, 기분이 안 좋을 땐 지하 땅굴 100층 밑으로 떨어뜨리는데 일조한다. 누구나 한 번쯤 욕을 해봤다면 알 것이다. 특정 단어가 어느 상황에 찰떡이기에 대체 가능한 게 없을 때 말이다.

하지만 나의 언어가, 나의 생각이, 내 시간 안에서 나를 좋은 곳으로 인도해 줬으면 하는 바람이 생겼다. 그래서 머릿속을 순화한 단어로 채워 넣는다면 내 시간의 방향을 바로 맞출 수 있지 않을까?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라는 말이 있다. 평소에 접하는 언어와 생각이 아름답다면 나의 전두엽의 주름도 조금은 예쁘게 변하지 않을까?

무심코 사용했던 말들을 재정비하며 머릿속 작은 먼지가 묵은 떼로 변하지 않도록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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