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당당약사 Dec 17. 2023

자주는 말고 때때로 시원하게

며칠 전 직장에서 점심으로 파스타를 먹었다.

그것도 아주 맛있게.

면발에서 윤기가 좌르르 흐르며 빛이 났다.

그 위에는 토핑으로 차돌박이가 올라간다.

나는 밀가루 음식을 자주 먹는 편은 아니기에 면 요리는 나에게 특식이나 다름없다.

그렇게 맛있게 먹고 오후 근무를 했다.

그런데 웬걸. 퇴근할 시간이 다가오니까 장에서 이상반응이 감지되었다.

배가 아픈 건 아닌데 불편한 느낌이 들었다.

그러다 말겠거니 했는데 가족들과 오랜만에 저녁식사를 하는 도중 화장실을 2번이나 다녀왔다.

처음엔 내 안에서 배출되어야 할 그것이 부끄러움이 많은지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무력을 동원해서 배출했다.

그러다 잠잠하다 싶었는데 된장찌개와 밥 한 큰 술을 뜨고 나니까 그것들이 서로 나가려고 발악을 했다. 그렇게 나는 그들을 놓아주려 은밀한 장소로 또다시 들어가야만 했다.

오랜만에 시원하게 장 청소를 한 느낌이었다.

보통 설사를 하면 지사제를 복용해서 설사를 멈추려고 한다.

하지만 음식으로 인한 체증이나 식중독에 지사제를 잘 못 사용하면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 설사는 내 몸에 독소로 남아있는 것을 밖으로 내보내는 아주 고마운 반응이다. 이것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오히려 몸이 더 안 좋을 수도 있다. 물론 자주 하는 것은 몸에 무리가 올 수도 있지만, 때때로 하는 설사는 우리 몸이 건강하게 반응하고 있구나라는 걸 알 수 있는 징표이기도 하다. 그래서 때때로 하는 설사를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극심한 복통으로 화장실을 가는 게 힘들 수도 있지만, 배설해야 할 것을 시원하게 배출한 뒤에 오는 쾌감도 가끔씩은 즐길만한 것 같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