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2026년 새로운 하이브리드 차가 온다.

by 힐링다방

2024년 한국의 승용차 시장 규모는 약 140.8만 대였다.

이 중 하이브리드(HEV)의 판매 비중은 약 27%에 달했다.

디젤이 비 친환경 엔진으로 인식되며 급격히 쇠퇴한 이후, 그 공백을 대체한 파워트레인이 바로 하이브리드다. 특히 교통체증이 잦은 도심 주행 위주의 운전자에게 하이브리드는 연비·정숙성·유지비 측면에서 분명한 장점을 제공한다.


하이브리드의 진화는 이미 시작됐다

최근 르노코리아의 그랑 콜레오스(Geely 기술 기반), KG모빌리티 액티온의 직렬 위주 신개념 하이브리드는 고출력 모터를 활용해 전기차에 가까운 주행 감각과 높은 실연비를 구현했다.

전 세계에서 직렬·병렬 하이브리드를 모두 안정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제조사는 도요타, 혼다, 현대·기아, 그리고 일부 중국 업체에 불과하다.

반면 다수의 유럽 브랜드는 마일드 하이브리드(MHEV),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위주로만 라인업을 구성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시스템은 가격 대비 연비 효율이 낮아, 한국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어렵다.

그 결과, 국내 수입차 중심의 PHEV 시장은 2023년 기준 전체 판매의 약 0.6% 수준에 머물렀다.


한국에서 PHEV가 실패한 이유

한국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시장이 저조한 이유는 명확하다.

정부 보조금 폐지

제한적인 라인업 (현대·기아는 수출 위주, 국내는 수입차 중심)

HEV 대비 높은 판매 가격

짧은 전기 주행거리 + 완속 충전 중심 구조

결국 국내 소비자는 친환경차를 전기차(BEV) 또는 하이브리드(HEV)로만 인식한다.

PHEV는 ‘충전도 해야 하고, 가격도 비싸며, 전기차만큼의 효율도 제공하지 못하는’ 애매한 파워트레인으로 받아들여졌다.

정부의 정책적 유인 역시 약화되며 PHEV는 한국 시장에서 사실상 존재 가치를 상실했다.


유럽과 중국의 PHEV시장은 다르다

반면 유럽에서는 여전히 PHEV 판매 비중이 높다. 이유는 분명하다.

CO₂ 기준 과세 체계

법인차 중심의 시장 구조

단독주택 비율이 높아 충전이 용이

중국에서는 PHEV가 NEV(New Energy Vehicle)로 분류되어 전기차에 준하는 혜택을 받는다.


PHEV의 중심은 유럽에서 중국으로 이동 중이다

흥미로운 점은, 유럽 중심이던 PHEV의 기술 주도권이 최근 중국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중국은 유럽식 PHEV의 한계를 극복하며 ‘하이브리드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전기차에 가까운’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냈다.


BEV 올인 전략의 수정, 그리고 EREV의 등장

불과 5년 전만 해도 대부분의 글로벌 OEM은 “2023년 이후 출시 차량은 전부 BEV로 전환한다”는 전동화 전략을 발표했다. 이를 위해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개발했고, 이 플랫폼은 구조적으로 대형 내연기관 파워트레인을 탑재할 수 없다.

그러나 3년 전부터 전기차 수요 증가는 둔화되었고, 최근 화재 이슈와 충전 인프라 불안, 이른바 전기차 캐즘(Chasm) 이 확대되고 있다.

그 결과, 전기차 플랫폼에 적용 가능한 ‘대안적 전동화 기술’이 필요해졌다.


중국식 해답: EREV

중국 자동차 업체들은 GM의 Volt가 적용했던 REEV(Range-Extended EV) 개념을 발전시켜 EREV(Extended Range EV)라는 새로운 형태로 진화시켰다.

BYD DM-i Super Hybrid Introduction

GM Volt는 전기차 기반 구조에서 엔진이 주행보다는 발전기 역할을 수행하는 혁신적 기술이었지만, 당시에는 시장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닛산의 e-Power 역시 유사한 개념을 하이브리드로 구현했으나 글로벌 대세로 확장되지는 못했다.


중국 EREV가 바꾼 것들

중국의 EREV는 유럽식 PHEV의 약점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총 주행거리 : 700km 수준 → 1,000km 이상

전기차 주행거리 : 100km 미만 → 약 200km

충전 방식 : 완속 중심 → 급속 충전 가능

엔진 역할 : 주행 보조 → 발전기 중심 (일부 업체는 제한적 구동 개입)

플랫폼 : 내연기관 기반 → 전기차 전용 플랫폼

즉, 기존 내연기관 차량으로 500km를 주행하던 운전자가 EREV로 전환하면 주유 주기는 2배 이상 길어지고, 주유소 방문은 한 달~한 달 반에 한 번으로 줄어든다.


EREV는 ‘세미 전기차’다

중국에서는 EREV가 전기차를 대체하는 현실적 기술로 빠르게 확산 중이며, 이미 대부분의 OEM이 양산에 성공했다. BYD는 이를 ‘슈퍼 하이브리드’라는 이름으로 마케팅하고 있고, 최근에는 여러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로열티를 지불하고 중국의 EREV 기술을 도입하고 있다.

현대차 역시 2026년 제네시스를 시작으로 자체 개발한 EREV를 양산화할 예정이다.

한국 시장에는 BYD, Zeekr 등 중국 브랜드와 일부 유럽 브랜드를 통해 EREV가 순차적으로 소개될 가능성이 크다.


과도기의 해답이 될 수 있을까

EREV의 가장 큰 단점은 가격이다.
중국에서는 60~80 kWh 배터리를 탑재한 EREV가 동급 전기차와 유사한 가격에 판매되고 있으며, 100 kWh 이상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한 BEV 대비 약 1~2천만 원 낮은 수준이 예상된다. 한국시장에서는 EREV가 PHEV의 개념이라 정부의 보조금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은 하이브리드에서 전기차로 넘어가는 과도기다.

EREV가 한국은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 ‘세미 전기차’로서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 전 세계 자동차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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