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카카오 T 앱에서 생성된 다양한 이동 빅데이터를 분석한 '카카오모빌리티 리포트 2020'이 발간됐다. 2017년 첫 발간 이후 네 번째를 맞는 올해 리포트에서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집중해 왔던 '데이터 중심의 이동 혁신'을 중점적으로 다뤘다. 지금부터 그 내용을 간략히 소개한다.
우선 고질적인 문제였던 단거리 택시 이동에 대한 승차 거부가 조금씩 해소되는 모습을 데이터를 통해 확인했다. 2020년 6월 기준 카카오 T 택시의 5km 미만 단거리 운행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약 300만 건 증가했다.
일등공신은 역시 브랜드 택시인 카카오 T 블루였다. 전체 단거리 운행 증가 중 64%인 약 200만 건의 이동을 책임졌다. 전국 택시가 25만 대이고 카카오 T 블루가 1만 대에 불과한 것을 생각할 때 매우 높은 수치라 할 수 있다.
카카오 T 블루는 IT 플랫폼 기업과 택시업계가 협력해 런칭한 브랜드 택시다. 기사들은 목적지에 따른 승차거부를 할 수 없으며, 승객은 실시간 수요공급에 따라 별도의 이용료를 지불한다. 기사는 일정 시간 안전과 친절에 대한 교육을 이수해야 하고, 차내에 휴대폰 충전기, 공기청정기, 손 세정제 등이 비치되어 있다.
[카카오 T 택시 단거리 운행 비율 변화]
대리운전 시장은 전형적인 플랫폼 시장이다. 플랫폼 양 쪽에 있는 공급자와 수요자, 즉 대리운전 기사와 고객 사이의 '균형'이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대리운전 수요는 지역, 계절, 날씨, 시간대에 따라 편차가 매우 크다. 특히 연말, 심야시간, 비오는 날 서울 강남이나 여의도에서는 대리운전 기사를 만나기 참 어렵다.
경제학에서는 수요공급 불균형 문제를 가격 조정을 통해 해결한다. 그러나 예전 '전화 대리' 시대에는 데이터의 부족으로 최적 균형을 만들어내는 가격이 어느 수준인지 알 수 없었다.
카카오 T 대리는 인공지능의 한 방법인 머신러닝으로 지난 5년 간의 호출 위치와 도착지, 시간, 거리, 실제 이용 요금 등 다양한 데이터를 분석했고, 이를 통해 대리운전 기사와 고객의 최적 매칭을 가능케 하는 요금을 실시간으로 제안한다.
'AI 추천요금' 도입 이후인 2019년 11월부터 2020년 6월까지 8개월 간 대리기사 배정 시간은 22% 단축되고, 기사 배정 확률은 21% 가량 증가했다. 17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의 귀갓길이 더 빨라질 수 있었다.
코로나 시대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이동수단이 있다. 바로 전기자전거, 전동킥보드 등 공유 기반의 퍼스널 모빌리티 서비스이다. 탁 트인 야외에서 혼자 이용하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밀집해 이용해야 하는 대중교통에 비해 시민들이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카카오 T 바이크는 지난 해 3월 경기도 성남시와 인천광역시 연수구에서 1,000대로 시작한 이후 점차 사업 구역과 운영 대수를 늘려 나갔다. 지금은 전북 전주, 울산, 서울 송파, 인천 서구, 경기 하남, 안산으로 서비스 지역을 확대했으며, 운영하는 자전거 수도 6,000대에 이른다.
지난 1년 5개월 동안 카카오 T 바이크 이용률 상위 10%의 고객들이 전체 이용금액의 50%를 차지했다. 두터운 팬덤이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지하철 노선이 갖춰진 성남과 인천에서는 지하철역까지 이동을 보조하는 라스트 마일 이동 성격이 두드러진 반면, 상대적으로 대중교통 인프라가 부족한 전주시, 울산시의 경우 도시 전역에서 활발한 이용 패턴을 보였다.
[카카오 T 바이크 출발지-도착지 네트워크(성남, 전주)]
이번 리포트는 코로나19로 인한 이동 트렌드 변화에도 주목했다. 카카오내비 길안내 기준으로 복합쇼핑몰, 영화관 등 실내 장소로의 이동은 최대 54%까지 감소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분당구, 강남구와 같은 오피스 지역은 재택근무의 영향을 받아 사람들의 이동이 10~20% 감소했다. 반면에 시흥, 안산 등 공단이 밀집된 지역은 5% 내외의 감소세를 보여 대조를 보였다. 재택근무에서도 코로나로 인한 양극화를 확인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전국 주요 업무지구 이동량 변화]
모빌리티 데이터는 사람들의 이동생활의 현재 모습과 변화하는 방향을 정량적으로 보여준다. 또한 새로운 모빌리티 서비스가 이용자들의 이동 생활에 어떤 편익을 제공하고 변화를 주는지 그 사회적 의미와 가치도 알려준다.
코로나19로 일상생활에 큰 변화를 맞이하게 된 요즘, 모빌리티 데이터가 뉴노멀 시대에 새로운 이동의 표준을 제시하는 이정표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
필자 이재호 카카오모빌리티 디지털경제연구소장
- 카카오모빌리티 디지털경제연구소 소장
-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정책조정전문위원회 위원
- 현대경제연구원 산업정책실/비즈니스컨설팅실 연구위원(전)
- 현대자동차 자동차산업연구실 연구위원(전)
- LGCNS 연구개발센터 주임연구원(전)
- 저서 <미래 시나리오 2021>, <스마트 모빌리티 사회>
인터비즈 윤현종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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