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과거의 나에게 하는 이야기
대학 동기들의 말에 의하면, 요즘 후배들이 취업 준비로 마음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닌 모양이다. 하긴 채용 시장은 꽝꽝 얼어붙었고, 그 와중에 처음부터 본인 마음에 쏙 드는 직장에 취직한다는 건 하늘의 별 따기 같은 일이 되어버렸다.
한 편 이런 생각도 들었다. 얘들은 왜 내게 도와달란 말을 안 할까. 불과 2년 전 비슷한 고민을 했던 내게 도움을 구한다면 조금이나마 도움을 줄 것이 있을 텐데... 원래 교수님보다 옆자리 친구가 알려줄 때 이해가 더 잘 되는 법 아닌가. 돌이켜보니 그럴 만도 했다. 우선 나부터가 남에게 도움을 잘 청하지도, 도움을 잘 받지도 못한다. 이런 내게 쉽사리 도움을 청할 리가 있나.
그래도 난 작은 손길 마저 당사자에겐 얼마나 큰 감사함인지 잘 안다. 데이터를 공부하며 취업을 준비하던 당시 내 주변엔 아무도 나와 같은 길을 걸은 이가 없었고, 이때 난 조언을 해 줄 단 한 명이 절실했다. 근데 어쩌면... 지금 이 순간에도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사회 초년생들이 많지 않을까? 그래서 후배들에게라는 카테고리로 글을 쓰기로 결심했다.
내가 해줄 수 있는 말이 무엇이 있을지, 얼마나 가치 있는 말을 해 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아직 부족한 나일지라도 한 명쯤은 내게 도움을 받고, 같은 마음을 다른 이에게 돌려주지 않을까. 그럴 수만 있다면 그것으로 족하다.
'후배들에게'라는 거창한 이름의 카테고리를 만들었지만, 이건 어쩌면 나 자신에게 하는 얘기일지도 모른다. 과거를 글로 적는다는 게 다 그런 게 아닐까. 더 나은 사람이지 못 한 현재의 나를 모질게 다그치고, 과거의 나를 찾아가 꼭 안아 주며 그렇게 힘들어하지 않아도 됐었다고, 나는 너를 이해할 수 있다고... 사실 난 글의 힘을 빌려 나와 내 후배들에게 이 얘기를 하려던 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