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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역마살 Jul 03. 2023

바뀌지 않는 마음과 생각

 이곳에 온 지도 2달 하고 13일을 접어들었다. 이곳에 오면 그녀는 동굴(우울증 기간)에 들어갔다가 나왔다가를 반복한다. 그 주기는 점점 짧아진다. 그래서 그녀는 나쁜 마음을 자주 하고, 공책에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는 말이 많아진다.

 왜 이곳에 왔을까? 엄마가 필요 없는 것 같은데? 그러면 왜 오라고 했을까? 그냥 그녀만 없으면 다들 행복한데라고 말이다.

 그녀는 사실상 가장이 된 지 벌써 5년 차에 접어든다. 작년 한국에 갔을 때 그녀의 기억은 “일”이다. 일만 하다가 왔다. 사실 일하러 간 것이 맞다. 그래도 부모님 곁에 언니 곁에 친구들 곁에 있어 좋았다.


 요즘 아니 이곳에 온 지 한 달이 되기도 전에, 그녀는 힘에 부치기 시작했어. 일을 해서 돈을 버는 것도, 아이들을 돌보는 것도 그녀의 일이다. 역시나 무언가가 바뀌리라고 생각했던 것은 그녀의 티끌 같은 소망이었을 것이다. 바뀐 것은 없다. 모두들 제자리이다. 그래서 그런 걸까? 그녀는 이곳에만 오면 도망가고 싶다. 다시 새로운 일자리를 알아보고, 다른 나라로 말이다. 끊임없이 탈출할 생각을 한다. 다시 떠나고 싶다. 여기서 나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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