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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울일기 Mar 19. 2024

내가 사랑하게 된 런던의 베이글: 브릭레인 베이글베이크

내 기준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베이글

나는 베이글을 좋아한다. 다른 빵들과는 달리 달지도 짜지도 않은 백한 맛도 좋고, 쫀득쫀득한 식감도 좋다. 요즘 한국에서 핫하다는 런던 베이글 뮤지엄은 아직 가보지 못했고, 코끼리 베이글은 맛본 적이 있는데 굉장히 맛있었다. 얼마 전 DC에 갔을 때도 입맛이 없는 중에도 아침 식사로 나온 베이글은 맛있게 먹었었다.


베이글과 함께 한 아침식사들


작년에 뉴욕에 갔을 때, 호텔 근처를 돌아다니다가 베이글 가게들을 두군데 가보았었다. 어느 베이글 가게들이었는지 이름조차 기억도 안나고, 가게 이름도 따로 저장해놓지 않았지만, 정말 맛있었다. 한국에서 흔히 먹을 수 있는 베이글과는 많이 달랐던것 같다. 다만, 무지하게 비쌌다. 플레인 베이글 하나에 우리 돈으로 7천원 넘는 돈을 지불했고, 토마토와 야채, 그리고 뭔지 더는 기억나지 않는 몇가지 내용물이 들어가 있는 베이글을 주문했더니 20달러 정도를 지불해야 했다. 맛은 있었는데 너무 많은 대가를 치른다는 생각이 들었달까.


뉴욕 길거리에서 맛보았던 베이글


그런데 런던에 도착하자마자 숙소와 멀지 않은 곳에 유명한 베이글 가게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브릭레인으로 출동하게 되었다.


브릭레인 베이글 베이크 앞에는 언제 가도 항상 사람들이 줄을 서있다


요즘 런던에서 핫하다는 브릭레인 거리는, Shoreditch라는 요즘 매우 핫하게 뜨고 있는 동네에 자리잡고 있다. 브릭레인은 독특하고 재밌는 빈티지 가게들이 많은 것으로 유명한데, 이 동네에 바로 런던에서 제일 유명한 브릭레인 베이글 베이크가 자리하고 있다.


Tube로 이동한다면, Shoreditch High Street 역에서 내려 5분만 걸어가면 된다. 만약 버스를 타고 이동한다면, 런던 8번 버스를 타고 가면 바로 코앞에 내려준다. Liverpool Street 역이나 Aldgate East 역과도 10~13분정도 되는 거리로 매우 가깝다.


구글 지도로 보는 베이글 베이크 가는 길


베이글 베이크는 24시간 운영하는데, 신기하게도 갈때마다 항상 사람들이 줄을 서있었다. 점심시간이나 주말에 가게 되면 줄이 꽤 긴데, 직원분들이 워낙 빨리 빨리 주문을 받는데 훈련이 되어 있어서인지 생각보다 빠른 속도로 줄이 줄어든다.


베이글을 먹기 위해 줄을 선 사람들


놀라운 것은, 남편이 잠시 영국에 있는 동안 새벽 5시쯤 베이글 베이크에 베이글을 사러 갔었는데, 그 시간에도 사람들이 줄을 서있었다고 한다.


베이글 베이크 메뉴


베이글 베이크에는 베이글 메뉴만 19개가 있고, 페이스트리와 음료도 팔고 있다. 베이글 개당 보통 2~3파운드대여서 원화로 환산하면 4~5천원쯤 된다고 볼 수 있으니 가격도 합리적이다(사실 가격이 몇년 사이 많이 오른 것이라고 한다). 다만, 소고기 베이글은 다른 메뉴보다 2배정도 비싼 6파운드대인데, 사실 베이글 안에 넣어주는 소고기 양을 보면 납득이 되는 가격이다.


이 중 가장 인기있는 메뉴는 연어가 들어간 베이글인 것 같다. 나는 치킨 베이글과 소고기 베이글이 제일 맛있었다. 다만, 소고기 베이글은 다른 메뉴의 2배 가격이어서 괜히 주문하기 꺼려지기는 한다.


가게 내부에 준비되어 있는 베이글과 페이스트리


내가 특히나 베이글 베이크 베이글을 좋아하는 이유는 빵이 쫄깃쫄깃한 식감이 만족스러울 뿐만 아니라 메뉴마다 각기 안에 들어간 내용물과 적절히 조화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소고기 베이글의 경우, 간을 해둔 두툼한 소고기와 피클이 쫄깃쫄깃한 베이글 빵과 조화를 이룬다. 한번에 다 먹기 힘들 정도로 양도 꽤 많아서, 사실 6파운드대의 가장 비싼 베이글임에도 따지고보면 비싼게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소고기 베이글


치킨베이글은 우리가 아는 그 치킨 맛이기는 하지만, 역시 베이글과 조화를 이루니 먹고 나서도 자꾸만 떠올리게 되는 그런 맛이다.


치킨 베이글


개인적으로 연어를 좋아하지 않아서 연어베이글이 내 원픽은 아니지만, 많은 사람들이 연어 베이글을 원픽으로 꼽고 있다.


연어 베이글


그리고 다른 메뉴로는 참치 베이글과 누텔라 베이글도 맛보았는데, 두개 다 맛있기는 한데 앞서 언급한 맛들이 훨씬 더 좋았기에 굳이 추천하지는 않는다.


런던에서 여러해 살아온 주변 런더너들도 입을 모아 베이글 베이크는 런던에서 가장 맛있는 베이글 가게라고 말한다. 심지어 세계 여러 나라에서 많은 경험을 두루 거친 어느 동료는 전 세계에서 예루살렘에 있는 베이글 가게 빼고는 베이글 베이크가 제일 맛있는 베이글 가게라고 꼽는다.


흔히들 영국 음식이 맛없다고들 하지만, 베이글 만큼은 최고의 가게를 가지고 있다. 한국에 돌아가게 되면 왠지 베이글 베이크를 가장 그리워하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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