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이제 크리에이터?!
브런치 어플을 켜보았더니, 연두색 바탕에 귀여운 S가 그려진 "에세이 분야 크리에이터" 뱃지가 언제인지도 모르게 내 필명 아래 생겼다.
사실 글을 쓰는 이유가 단순히 크리에이터 뱃지를 달고, 구독자 수를 늘리는 등에 있는 것은 아니지만, 뱃지가 생기니 왠지 모르게 글을 더 열심히 써야겠다는 동기부여가 된다. 특히 이번주는 여러가지 이유로 조금 힘들게 보내고 있었는데, 크리에이터 뱃지로 인해서 큰 위로와 격려를 받은 기분이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다른 작가분들이 달고 있는 뱃지가 너무 부러웠었다. 어딘가에서 보니 자기소개를 잘 쓰는 것이 중요하다고 해서 조금은 질서있게(?) 바꾸고, 아무리 하루가 고되더라도 가급적 꾸준히 글을 발행하려고 노력했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빨리 뱃지가 생겨서 정말 기뻤다. 다른 브런치 작가분들에 비하면 정말 작은 이야기창고이지만, 내게 이런 공간이 있다는것 자체만으로도 얼마나 큰 위로와 기쁨이 되는지 모른다.
오픈된 공간에서 글쓰기를 처음 시작한 것은, 코로나가 한창이던 2020년 블로그를 통해서였다. 사실 학부때부터 항상 블로그를 꾸준히 썼었지만, 누군가에게 보이는게 부끄러워서 혹여나 내 글이 검색되지 않도록 막아둔채 아주 작고 비밀스럽게 블로그를 했었다. 심지어 실컷 써두고도 몇일이나 몇달 후에 보면 왠지 부끄러워져서 한번씩 다 지워버리기도 했다.
그러다 2020년이 되어서야 아무리 부끄러워도 내 안에 있는 것들을 밖으로 꺼내지 않으면 오랜 시간 공부량을 투입해온 것이 결국 의미없어진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래서 비록 부끄러운 글이지만 하나 둘씩 남들 앞에 내놓기 시작했고, 블로그 쓰기에 꽤 흥미를 붙이게 되었다.
2020년 가을께 블로그 이웃들이 '브런치'라는 당시엔 내게 굉장히 생소했던 플랫폼에서 작가로 도전한다는 포스팅들을 보게되었고, 나도 도전해 보기로 마음먹고 실행에 옮겼다. 그리고 너무나 감사하게도 브런치 작가 승인을 받아 브런치에서 글을 발행할 수 있는 자격을 얻게 되었다. 브런치는 정보글을 중요시 여기는 네이버 블로그와는 다르게 에세이도 장려하고 있어서 나와 잘 맞는 플랫폼이라 느껴졌다.
하지만 2020년 가을부터 대학원 과정이 시작되고, 회사에서도 고군분투하고 있었기에, 글을 발행할 에너지를 얻기가 쉽지 않았다. 때로는 실컷 글을 다 써두고도 발행하지 못하였는데, 이제와서 발행하자니 뭔가 시의적절(?)하지 않다는 생각에 발행하기 어려운 글들도 있다.
영감이 불쑥불쑥 떠오르면 핸드폰이나 컴퓨터 문서로 저장해놓곤 했지만, 그 대부분을 사용하지도 못하고, 4년 가까이 드문드문 글을 올리고 있었다. 그러던 와중 영국 생활, 그리고 나의 하루하루를 어떻게든 기록으로 남겨놓고 싶은 생각에 최근 들어 자주 글을 발행하고 있다.
내가 글을 쓰는 가장 큰 이유는 글을 쓰면 어지러운 내 마음이 안정되고 헝클어진 머릿속이 하나둘씩 정리되기 때문이다. 하루종일 머릿속에 이런저런 생각들이 자꾸만 떠오르는데, 그것들을 글로 풀어내고 나면 마음 한켠이 시원해지면서 잘 정리가 된다.
그리고 무엇보다 글을 쓰는 것이 정말 즐겁다. 사실 그래서 그런지 요즘 글이 점점 자꾸만 길어지는것 같아서 자제하려고 노력중이다(지금 이 글도 처음 구상과는 달리 점점 길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조금씩 길어진 글들이 언젠가는 출간의 꿈도 이뤄주지 않을까.
제 브런치스토리를 구독해주시는 분들과 귀한 시간 내어 제 글을 읽어주시는 분들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