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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울일기 May 29. 2024

런던 근교 당일치기 여행: 브라이튼(Brighton)

영국에서 가장 많이 추천받는 여행지, 브라이튼


런던에 온 후 시간이 꽤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나는 여행을 거의 하지 않았다. 한국에서의 삶과는 크게 다를 게 없는 회사-집을 무한반복했고, 주말엔 내내 집에 콕 박혀있었다.


회사에서 매일 보는 동료들은 나를 볼 때마다 "어디 여행 좀 다녀온데 있어?"라고 물어봤는데, 그때마다 매번 나는 "아니, 나 맨날 회사랑 집만 왔다 갔다 했어"라고 대답하곤 했다. 그때마다 사람들은 내게 꼭 가보아야 할 명소들을 알려주었고, 나는 오랫동안 "런던 근교 여행지"에 대한 꽤 긴 목록을 가지고 있기만 한 채로 시간을 보냈다.


솔직히 나는 여행경험이 거의 없다. 그동안 여행을 할만한 마음의 여유도 없었고, 워낙 집을 좋아하는 성향이기도 하고, 또 여행을 다녀보지 않아 여행의 재미를 느껴본 적이 없다 보니 딱히 여행을 하고 싶은 마음이 들만큼 동기부여도 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리고 이곳에 와서도 그런 내 성향이나 습관이 바뀌지 않았다. 게다가 날씨도 꽤 큰 몫을 했다. 4월까지는 거의 매일 비가 왔으며, 5월 중순까지도 이곳 영국의 날씨는 여전히 쌀쌀했고, 정말 가끔씩 해가 비치기도 했지만, 그러다가도 날씨는 참 변덕스럽게 바뀌곤 했다.


런던의 무서운 물가도 내 집콕에 큰 영향을 준 요인이다. 런던에 온 이후로 하루에 10파운드를 용돈 상한으로 제한하다 보니, 마음이 더욱 팍팍해졌던 것 같다.


런던 근교 당일치기, 어디로 갈까?


그렇게 이런저런 핑계들로 집에서만 지내던 어느 날, 하우스메이트인 멜리사가 이직에 성공했다는 기쁜 소식을 전해왔다. 곧 새 직장으로의 출근을 앞두고 있기에, 더 바빠지기 전에 당일치기 여행을 가기로 뜻을 모았다. 브라이튼에 가보라는 얘기를 워낙 많이 들었던 데다, 영국에서 꽤 오랜 시간을 지낸 멜리사도 가본 적이 없다고 해서 우리의 목적지는 브라이튼으로 정해졌다. 멜리사의 친구인 앤도 함께하겠다고 해서 동행인이 한 명 더 늘게 되었다.


런던브릿지에서 출발한 브라이튼행 기차


런던 중심가에서 1시간 거리, 왕복 기차표는 15.5파운드!


영국 국경일인 Bank Holiday날 아침, 우리는 런던브릿지역에서 집결했다. 기차표를 미리 예매해둬야 하는 것인지 고민을 잠깐 했었는데, 걱정과는 달리 휴일이라고 해도 표가 매진되거나 하는 일은 없었다. Trainline이라는 영국/유럽 기차 예매 어플을 이용할 수도 있지만, 역사에서도 간단하게 표를 끊을 수 있다. 브라이튼행 표는 왕복 15.5파운드에 살 수 있었고, 천정부지로 치솟는 런던 물가를 감안하면 생각보다 꽤 합리적인 금액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 영국 날씨가 조금씩 따뜻해지면서 관광객들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는데, 이 날 브라이튼행 열차에도 세계 각지에서 온 관광객이 넘쳐났다. 관광객들 특유의 들뜬 에너지는 외국인인 내 눈에도 현지인들과 확연히 구분이 되었다.


주말 내내 외출을 했더니 피곤해서 브라이튼으로 가는 길에 잠을 조금 보충할 생각이었는데, 내 바로 앞자리에서 브라이튼으로 가는 한 시간 내내 쉴 새 없이 파리와 캘리포니아 여행기를 큰 소리로 떠드는 남자 때문에 도저히 잠에 들기가 어려웠다.


몇 개 역을 지나면서 사람들이 처음보다 조금 빠진 덕분에 다른 빈자리를 찾아 겨우 좀 쉴 수 있었다. 조금 졸다가 일어나서 창밖을 보는데 런던과는 사뭇 다른 시골풍경이 꽤 마음에 들었다.



크기도 인파도 엄청났던 브라이튼 역사


그리고 1시간여 만에 드디어 브라이튼에 도착했다! 함께 동행한 앤은 브라이튼에 벌써 거의 스무 번째 오는 것이라고 했다. 덕분에 맛집이나 경로를 탐색할 필요 없이 우리는 전적으로 앤의 가이드에 의지해서 이동하기 시작했다.


기차를 타고 오는 동안에는 하늘에 먹구름이 가득 껴있었는데, 오는 동안 날씨가 눈부시게 화창해졌다. 영국의 날씨는 하루동안에도 사계절이 담긴다고들 표현하는데, 이런 변덕은 대환영이다.


걷기 좋은 브라이튼 길거리


브라이튼의 거리들은 걷기에 최적화되어 있었다. 큰 길가와는 달리, 골목들에는 차도 거의 다니지 않고 걸어 다니는 사람들만 있었다. 휴일인데도 한적하게 걸을 수 있는 골목들도 많아서 좋았다. 게다가 파스텔톤의 예쁜 집들도 많아서 옹기종기 귀여운 집들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했다.


브라이튼 길거리 모습


친구가 추천해 준 프랑스 음식점, Mange Tout*


조금 걷다 보니, 점심시간이었다. 아침을 챙겨 먹지 못한 앤은 배고픔을 견딜 수 없는 눈치였다. 우리는 앤이 추천하는 프랑스 음식점에 갔다. 날씨가 좋아서 바깥에서 식사를 하는 사람도 많았지만, 내부 인테리어가 꽤 아늑해서 우리는 안쪽에 자리를 잡았다.


*Mange Tout Brighton | brunch | Brighton, UK


Mange Tout의 외부 및 내부 모습


나와 앤은 Classic Muffin을, 채식주의자인 멜리사는 Veggie Omelette을 골랐다. 내가 주문한 Muffin의 경우 햄버거처럼 빵 사이에 두꺼운 소시지 패티와 해시브라운, 그리고 토마토가 들어가 있고, 빵 위에 계란프라이가 올려져 있었다. 내가 고른 머핀을 비롯해서 대부분의 메뉴가 10파운드 언저리여서 런던 물가에 익숙해진 우리로서는 가성비 측면에서 굉장히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식사를 하다 보니 커피 생각이 나서 플랫화이트도 주문해서 마셔보았는데, 내가 영국에 와서 마셔본 플랫화이트 중에서 제일 맛이 없었다. 커피를 맛보는 우리 표정을 본 앤이 "이 식당이 음식은 괜찮은데 커피가 정말 별로야"라고 부연설명을 해줬다. 그래도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우리가 주문한 메뉴


양파처럼 생긴 브라이튼 돔과 로열 파빌리온


배불리 먹은 우리는 본격적으로 브라이튼을 탐방하기 시작했다. 가게들이 밀집해 있는 구역을 벗어나 큰길로 나와 쭉 걷다 보니 푸른 나무들과 잔디가 넓게 펼쳐지는 장소가 있었다. 이윽고 양파 모양으로 생긴 브라이튼 돔이 모습을 드러냈다. 사실 이 돔은 영국에서 볼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하기 힘든 건축물인데, 아니나 다를까 비교적 현대인 1867년에 지어진 것이라고 한다. 돔을 지나면 모습을 드러내는 로열 파빌리온은 주로 콘서트 홀로 쓰인다고 하는데, 영국 스럽지는 않지만 가까이 다가갈수록 아름다운 건축물이란 생각이 들었다.


브라이튼 돔과 로열 파빌리온을 보러 가는 길


로열 파빌리온으로 가는 동안, 예쁘게 핀 꽃들도 보았다. 특히 이름은 알 수 없지만 보라색으로 흐드러지게 핀 꽃에 사로잡혀 우리는 한참 꽃을 들여다보고 사진을 찍기도 하며 시간을 보냈다.


이름은 모르지만 너무 예뻤던 꽃


로열 파빌리온 가든에서 한가로이 책을 읽는 사람들


꽃밭을 지나니 꽤 넓은 공원이 있었는데, 많은 사람들이 햇볕을 즐기며 담소를 나누거나 책을 읽고 있었다.


영국에 와서 가장 특징적이라고 생각했던 것 중의 하나가, 도처에 소재하고 있는 공원들이었다. 복잡한 영국 시내에서도 여기저기 크고 작은 공원들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어서, 사람들은 가족들이나 친구들과 함께 공원에서 햇볕을 받으며(물론 그 햇볕을 늘 볼 수는 없지만) 산책, 조깅, 독서, 피크닉 등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는 광경을 자주 볼 수 있다. 내가 사는 동네에도 예외 없이 크고 작은 공원들이 근처에 몇 개 있고, 퇴근 후에 이곳들을 걷는 것은 큰 즐거움이다.


덕분에 나는 영국에 와서야 비로소 집 근처에 공원이 있다는 것이 삶의 질에 꽤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집 근처 공원에서 종종 산책을 하거나 러닝을 하면서 푸른 잔디와 푸른 나무들을 보면 복잡했던 마음이 가라앉고 안정되는 것을 느꼈다. 자연의 푸르름이 얼마나 큰 안정감을 주는지 모른다. 근래 들어서 우리나라에서도 숲뷰, 숲세권이 새로운 부동산 트렌드가 된 것 또한, 그럴 수밖에 없겠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그리 크지는 않지만 안락한 쉼을 주기에는 충분해 보였던 공원


브라이튼 해변으로 가는 길


5월의 따스한 햇살을 받으며 해변을 향해 걷고 또 걸었다. 가는 길에 우리처럼 길을 걷고 있는 갈매기들도 볼 수 있었다. 갈매기들이 먹는 것에 대한 집착이 유별나다는 앤의 설명을 들으며, 우리는 해변으로 가는 길을 재촉했다.


브라이튼 해변으로 가는 길, 갈매기를 만났다


드디어 해변에 도착하다


그리고 드디어, 브라이튼에 온 진짜 목적을 달성했다. 영국에 와서 처음으로 접하는 해변이다. 평소에 자주 보던 템즈강의 검은 색깔이 아니라, 에메랄드 빛깔을 띈 바닷물이 눈에 띄었다. 나만 그런 생각을 했던 게 아닌지 앤도 "템즈강만 보다가 이 바다색깔 보니까 좋지?"라며 바다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브라이튼에 그렇게도 여러 번 왔지만 올 때마다 너무 즐겁고 좋다는 앤의 말이 이해가 되었다.


해변을 구경한 후 향한 브라이튼 팰리스 피어


팰리스 피어, 입장요금은 1파운드


해변 사진을 열심히 찍은 후, 브라이튼 팰리스 피어로 향했다. 팰리스 피어 내부에는 작은 놀이동산, 도넛과 같은 주전부리를 파는 가판대, 그리고 바다를 감상할 수 있는 갑판의자 등이 있다.


입구에 도착하자 앤이 조금 당황했는데, 팰리스 피어 앞에서 입장요금을 1파운드씩 징수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앤이 수없이 브라이튼에 왔었지만 팰리스 피어 입장에 요금을 받은 적이 한 번도 없었다고 한다. 요금을 수거하고 있는 직원에게 살짝 물어보았더니, 우리가 갔던 날부터 요금을 받기 시작했다고 했다. 우리 모두 1파운드 정도라면 충분히 낼 수 있다는 생각이어서 1파운드를 내고 입장을 하게 되었다.



팰리스 피어에 입장하다


팰리스 피어에서 바라본 브라이튼 해변


팰리스 피어는 바닷물 위에 지어진 목재 건축물인데, 나무 소재로 되어있는 바닥 사이사이로 에메랄드 바닷물이 살짝씩 보였다. 팰리스 피어에 입장하고 나서도 바다 안쪽으로 꽤 오랫동안 들어가는데, 함께한 친구들의 흥을 깨기 싫어 티를 내지는 못했지만 걸어가는 내내 나무토막으로 된 바닥이 혹시 무너지기라도 하면 어쩌나, 하는 쓸데없는 걱정이 들어 조금 무서웠다.


초등학생쯤 되어 보이는 애들이 벌어진 나무토막 사이로 바닷물을 보겠다고 다 같이 바닥에 머리를 들이대고 있는 모습도 보였다. 역시, 아이들이 이런 부분에선 좀 더 용감한 것 같다.


팰리스 피어에서 바라본 해변가 모습


팰리스 피어의 놀이동산


놀이동산에 들어오자 각종 놀이기구들과 포토존, 그리고 타로 점을 보는 조그만 마차가 눈에 띄었다. 타로를 한번 보고 싶은 마음이 들기는 했는데, 앞에 타로점을 보러 들어간 사람들이 한참을 나올 기미가 안 보여서 포기해 버렸다.


대신 멜리사에게 부탁해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었다. 여자와 여자를 안아 들고 있는 남자 얼굴에 각각 얼굴을 넣으면 되는 곳이었는데, 나는 남자 얼굴에 내 얼굴을 들이밀었다. 앤과 멜리사가 "Are you sure?"라고 묻더니 내가 "Yes"라고 하고 포즈를 취하자 깔깔거리며 웃었다.


놀이기구, 포토존, 그리고 타로점


놀이기구는 생각보다 다양했다. 롤러코스터도 있고, 롯데월드의 후룸라이드처럼 생긴 놀이기구도 있었다. 다들 놀이공원에 오랜만에 와본 것이어서(생각해 보니 나는 20년 만이다) 놀이기구를 하나는 타보자고 의견을 모았다.


나는 사실 조금이라도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종류의 놀이기구는 무서워서 타지 못한다. 어린 시절 놀이공원에 가서 내가 탈 수 있는 가장 무서운 놀이기구의 상한선은 "혜성특급"이었다. 후룸라이드도 한번 탔다가 죽다 살아났기에(적어도 내입장에서는 정말 그랬다) 내가 놀이공원에 가서 두려움 없이 진정한 즐거움을 느낀 놀이기구는 회전목마였다.


그래서 나는 최대한 무섭지 않은 놀이기구를 찾아다녔다. 그리고 우리는 문어발처럼 생긴 놀이기구를 골라서 타게 되었다. 문어발이 하나씩 위아래로 왔다 갔다 하는 놀이기구였는데, 보기엔 별로 무섭지 않아 보였다. 대여섯 살 애들도 타고 있어서 저 정도면 충분히 즐길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은 나의 크나큰 착각이었다. 막상 타보니 문어발이 위아래로 왔다 갔다 할 때마다 꽤 큰 중력의 작용과 함께 공포감이 엄습해 왔다. 나는 놀이기구가 돌아가기 시작하면서부터 너무 놀라서 꽥꽥 비명을 질렀다. 그나마 비명을 질러야 그 순간을 버틸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나는 놀이기구를 타는 내내 문어발을 과소평가한 대가를 톡톡히 치르며 엄청난 후회를 했다. 밑으로 쑥쑥 한 번씩 내려갈 때마다 그 짧은 순간에 온갖 생각들과 만감이 교차했다. 제발 놀이기구가 이 라운드가 끝날 때까지만은 안전하게 나를 붙잡아달라고 기도했다.


멜리사와 앤은 귀가 떨어져 나가도록 비명을 지르는 나를 보며 웃음을 참지 못했다. 심지어 멜리사는 비명을 지르는 나를 촬영했고(어떻게 그 무서운 걸 타면서 촬영을 할 수가 있는지...) 집에 돌아가는 길에 그 영상을 돌려보며 한참을 같이 웃었다.


무서워서 죽을 뻔했지만, 그래도 이렇게 친구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했으니, 참으로 보람찬 하루가 아닌가.


생각보다 다양했던 놀이기구들


사실 앤과 멜리사는 후룸라이드와 비슷한 놀이기구를 타고도 싶어 했는데, 다른 사람들이 타면서 물벼락을 맞는 것을 보고 바로 포기했다.


후룸라이드와 비슷해 보였던 놀이기구


브라이튼의 자갈 해변을 걷다


그리고 우리는 팰리스 피어에서 나와 해변가를 거닐었다. 자갈로 된 해변이어서 걷기가 쉽지 않았지만, 그래도 모래 때문에 신발이 더럽혀지는 일이 없어서 좋았다.


해변가에 있는 카페에서 에이드를 시켜놓고 한국에 대한 관심이 아주 많은 앤의 질문들에 답해주었다. 앤은 한국여자와 결혼해 정착한 친구가 있어서 한국에 대한 얘기를 많이 들었고, 꼭 한번 와보고 싶다고 했다.


자갈 해변을 걸으며


브라이튼의 마켓 거리


브라이튼에는 꽤 힙한 가게들이 모여있는 마켓 거리도 있다. 쇼어디치나 캠든마켓을 옮겨놓은 것 같기도 했는데, 영국의 여러 유명한 다른 마켓들에서 느낀 바와 마찬가지로, 빈티지 제품들도 가격이 싸지는 않기 때문에 막상 지갑을 열기는 꺼려졌다.


그래도 아기자기한 소품들도 많고 힙한 감성이 가득해서, 작은 골목인데도 사람들이 북적거렸고, 우리는 이 골목에서 액세서리와 옷들을 구경하며 한참의 시간을 보냈다.


브라이튼의 마켓 거리와 바람이 엄청났던 브라이튼 해변


여행의 마무리는 이탈리아 피자!


오전 11시경 런던브릿지 역에서 출발해서 7시간을 내내 걸어 다녔다. 저녁 7시쯤 되어 우리는 브라이튼 역이 있는 쪽으로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집에 가기 전에 배고픔을 달랠 곳을 찾다 보니 이탈리아 사람이 운영하는 피자가게*가 있었다.


* Fatto a Mano I Neapolitan Pizza – Brighton & Hove, London (fattoamanopizza.com)

 

지금까지 먹어본 피자 중 다섯손가락 안에 드는 피자!


페스토 피자와 고르곤졸라 피자, 두 개를 주문했는데,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맛있었다. 사실 영국에 온 이래로 계속 피자를 먹고 싶었음에도, 내가 주로 다니는 동선에는 피자 가게가 거의 없는 데다 동네에 있는 파파존스는 피자 한판에 5만 원 정도를 지불해야 하는 탓에 여태껏 피자를 한 번도 먹지 못했었는데, 드디어 한풀이를 하게 되었다.


피자 두 판에 27파운드였고, 우리 셋 다 배불리 먹을 수 있어서 매우 만족스러웠다. 그리고 무엇보다 화덕에서 막 구워 나온듯한 피자가 너무 맛있었다. 중간에 어떤 동냥하는 사람이 우리 쪽 테이블로 와서 계속 돈을 달라고 했던 것 빼고는 정말 완벽한 식사였다.


직접 가보니 왜 사람들이 그토록 브라이튼을 추천했는지 알 수 있었다. 영국에 있는 동안 기회가 된다면 한번 더 가보고 싶다. 당일치기 여행이다 보니, 이번에는 세븐시스터즈까지는 가지 못했는데 다음에 가게 된다면 세븐시스터즈까지 가볼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


* 이 브런치에 등장하는 모든 이름은 실명이 아님을 밝혀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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