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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녹색광선 Aug 16. 2024

100년전 일본이 한국에게 저지른 홀로코스트를 기억하자

1923 간토대학살(2024)

극우 독재 정권이 인권을 유린하는 방식은 어쩌면 이렇게도 똑같을까? 기득권을 가진 지배층이 자기 세력을 지키기 위해 인종 말살을 저지르는 역사는 시대와 국경을 초월하여 판박이처럼 비슷하다는 걸 새삼스레 깨닫는다.


독일이 세계 2차 대전 시절 유대인에게 홀로코스트를 저질렀듯이, 정확히 101년 전 1923년 일본 정부는 자경대를 앞세워 관동대지진 후 조선인을 집단 학살(제노사이드: genocide)했다. 


사람 청소를 했던 방식은 어떤 면에선 나치보다도 잔인했다. 흡사 짐승 사냥을 하듯 조선인을 색출 · 학살했던 역사의 흔적을 은폐하기 위한 일본 정부의 여론 통제, 기록 말살 조치 또한 독일 나치와 유사하다.


다행스럽게도 왜곡된 역사를 제대로 알리려는 이들이 있었다. 재일동포, 양심에 따라 학살 기록을 전파하는 일본인들, 학자들, 소수 일본 정치인들, 시민단체들은 1923년 조선인 대량 학살이 있었음을 밝히려 했다. 이들은 오랜 세월에 걸쳐 1100여 건  증언을 확보하고, 국가 기록을 요구하고, 전 세계에서 모은 간토대학살 증거 사진을 찾고 역사적 사실을 입증하려는 노력을 해왔다. 그 결실이 바로 이 다큐멘터리다.


이 영화를 보면 기록의 힘을 느낄 수 있다. 일본 정부가 지금도 부인하는 그들의 부끄러운 야만 행위, 국가가 주도하여 저지른 범죄 행위이자 우리 선조들이 겪은 피눈물 나는 참상. 영화를 기반으로 대략적인 과정을 되짚어보자.



1923년 9월 1일 일본 관동지방에 대지진이 일어났다.


당시 일본 정부는 자연재해 및 조선 식민통치로 인해 성난 민심을 잠재울 필요가 있었다.


일본 지배층은 정부에 뿔난 여론을 가라앉히려고 거짓 소문을 퍼뜨려 조선인을 분노의 표적으로 삼는다.


조선인이 방화를 하고,
우물에 독을 타고, 폭동을 일으켰다.


조선총독부 관제 언론이었던 매일신보 1923.09.02 기사('관동대지진 당시 조선인들이 폭동을 조장한다' - 출처: 나무위키)


일본 경찰은 위와 같은 유언비어를 퍼뜨려 자경단을 조직화한다.


1923년 9월 2일, 일본 정부는 간토계엄령을 선포한다. 이는 당시 일본 지배층이 민심에 대해 가졌던 위기감과 공포가 얼마나 컸는지를 보여준다.


식민지 조선에서 건너온 조선인들이 뭔가 일을 저지를지도 모른다는 공포감이 일본 열도에 퍼진다.


당시 조선인들은 우리 땅에 먹고 살 방도가 없어서 돈벌이를 하러 일본으로 건너가곤 했다.


살인자들은 죽창, 꼬챙이, 막대기, 칼처럼 찌를 수 있는 무기를 사용했다. 기관총으로 난사하기도 했지만 권총으로 즉사시키는 대신 뾰족한 도구로 찔러 서서히 죽어가는 걸 지켜보기도 했다. 이런 무기로 생식기를 찔러 온몸을 관통시켜 죽이거나 여러 명을 한데 묶어 기름을 부어 산 채로 불에 태워 죽이거나, 갈고리로 쳐 죽이거나, 일본도로 목을 톱질해서 죽이기도 했다. 산 자가 완전히 죽는 순간까지 고통을 온전히 느끼게 하는 방식이었다.


조선인 집단 학살은 일본 열도 전역에서 광범위하게 이루어졌다. 마을마다 조선인을 색출해 도륙하듯 살상한 시신 200 여구를 나뭇가지에 꿰어 전시하듯 일렬로 길 위에 널어놓은 경우도 있었다.


자경단의 대학살 현장(출처: 나무위키)


양심 있던 일본인들이 대량학살 목격 후 남긴 수기가 있다. 아직 거짓말을 할 줄 모르는 어린이들이 남겼던 기록도 있다.


조선인들 사체를
많은 이들이 보게끔
나뭇가지에 줄지어
매달아 놓기도 했다.
강물이 붉게 물들었다.
지옥이 따로 없었다.


희생자 예) 28세 조선인 엿장수 구학영은 사이타마현 요리이 경찰서 안에서 자경단에게 죽창과 칼로 몸에 62번 상처를 입고 죽었다. (「엿장수 구학영」 참고)

 

미국 뉴욕타임스, 독일 언론, 영국 가디언지는 간토대학살을 말 그대로 반인륜적 제노사이드(genocide)로 규정하고 목격자들이 보고한 내용을 기사화한다. 마치 1980 광주 민주화 항쟁을 한국 언론은 담지 못했지만 해외 기사로 전파된 것과 유사한 양상이다.


일본 정부는 국제적 비난을 받을 게 두려워 외국 언론에도 사실 왜곡을 시도한다. 즉, 반박 기사를 내거나 일본에서 활동 중인 외국 신문을 폐간시키겠다고 협박한다.


일본 정부는 국가가 대량 인종 청소를 자행한 사실을 은폐하고자 꼬리 자르기를 한다. 즉, 조선인 학살에 대한 책임을 모두 민간 자경단으로 돌린다. 또한 관련 국가 기록을 삭제한다.


일제 강점기 시절에도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1923년 간토대학살로 인한 인명 피해 규모를 알아내고자 노력했다.


오늘날에도 자각 있는 일본인, 일부 국회의원, 재일동포들이 조선인 간토대학살에 대해 일본 정부가 책임을 져야 함을 촉구하고 있다.


하지만 공식적인 국가 기록이 남아있지 않다는 이유로 일본 정부는 1923년 간토대학살이 있었다는 사실을 부정하고 있다.


현재 일본 정부가 밝힌 공식적인 조선인 희생자는 233명이다. 하지만 조사를 통해 밝혀진 규모는 현재까지 6661명에 달한다. 이름도 없이 죽어간 사람들이 얼마나 더 있는지는 가늠하기 어렵다.



우리는 나라를 잃었던 시절, 대량 학살을 당했던 조상들의 후손이다. 이 사실을 똑똑히 기억하지 않으면 국가가 국민을 제대로 보호하지 못할 때 언제든 이런 피해를 다시 겪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무식한 데다가 정신 상태는 일본인에 가까운 대통령을 뽑으니 고생하는 건 고스란히 국민 몫이다. 우린 벌써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침해당하는 위험을 겪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네이버 라인 침탈 시도, 독도 분쟁 지역화 후 강탈 시도... 앞으로 또 무슨 사태가 이어질까.


그런데 윤석 대통령은 본격적으로 극우 친일파들 이익을 대변하는 꼭두각시가  건가. 공영방송 KBS에서는 2024 8 15 0 기해 기모노 착장을  출연진이 기미가요를 부르는 장면이 나오는 오페라 <나비부인> 방영했다. 그가 소위 뉴라이트 인사들을 독립기념관장, 주요 역사 기관장  공직에 앉히는 처사는 정체 모를 우익 매국노 세력이 대통령 뒤에서 사익을 챙겨 먹으려 여론을 세뇌시키기 위한 밑밥 깔기다. 이런 물밑 작전부터 시작해서 결국 집권층만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초전이리라.


현재 윤 대통령을 앞세운 집권층이 일제 강점기 시절 우리 민족이 겪은 참상을 애써 외면하게끔 '한일관계 완화'를 부르짖는 건 대한민국 국민 전체를 눈먼 장님, 벙어리, 무식한 바보로 만들어버리는 매국 행위다.


계엄령이란 민중 봉기가 두려울 때 권력자가 내릴 수 있는 최후 수단이다. 즉, 국가가 시민들을 강제 제압해도 된다는 명령이다. 이는 국가 집권층이 무력 통치를 합법화하기 위한 최후 방편이라고 볼 수 있다. 1923년 일본 간토계엄령을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야 한다.


우리나라는 지금 어떠한가. 2016년 촛불 집회 당시에도 박근혜 정부에서 계엄령 선포를 고려했었다​는 얘기가 실제 국방부 공식 문서로 존재했음이 밝혀졌다. 지금 윤 대통령이 검찰 인사를 포함한 국가 보안 책임자들을 본인 심복으로 임명하려는 모습을 예의 주시해야 한다. 현재와 같은 대통령 지지율로는 남은 3년을 버티기 어려울 테니까.






덧 1. 이 영화는 2024.08.15에 개봉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보셔서 상영관이 더 늘어나길 바랍니다.



덧 2. 영화 〈서울의 봄(2023)〉에 출연했던 김의성 배우가 내레이션을 담당했습니다.


덧 3. 현재 텀블벅에서 본 영화의 확대 개봉 등 지원을 위한 후원금을 모집 중입니다. 최소 목표액은 넘었지만 추가 후원창구 개설을 고려할 정도로 예산이 더 필요하다고 합니다. 잊힌 역사를 제대로 기억할 수 있도록 본 영화 제작에 힘써오신 시민단체 및 영화 스탭, 지원자 분들께 이 글을 통해 감사의 마음을 표합니다.


덧 4. 시민언론 ‘민들레’ 뉴스기사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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