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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unring Jun 21. 2024

초록의 시간 784 나리나리 나리꽃

소녀의 마음

나리나리 개나리가 아니라

나리나리 나리꽃입니다

덩굴장미 붉은 꽃송이들이

바삭바삭 말라 떨어진 자리에

아쉬움을 달래려는 듯

노랑 나리꽃들

뒤이어 피어납니다


키 크고 늘씬한

율리안나 친구님 닮은

노랑노랑 나리꽃이 예뻐서

잠시 걸음을 멈추고

소녀의 마음이 되어 서성입니다


어릴 적 나리꽃은

화사한 주홍빛에 점점이

까만 주근깨 박힌

호랑나리꽃이 대부분이었어요

검붉은 꽃술을 따서 손톱 위에 뭉개면

고운 물이 들어 신기하고 재미났어요


봉숭아꽃물은 번거로우나

나리꽃물은 간단해서

어릴 적에 재미 삼아

손톱에 문질렀던 것 같아요

그러다 그만 옷에도 묻고

손끝과 손등에도 묻고 

콧잔등에도 묻어서 

대략 난감~


이제는 봉숭아꽃물 번거롭고

나리꽃물은 다만 추억일 뿐인데

봉숭아꽃이 피는 대로 따 모아서

만나는 날 고운 꽃물을 어 오겠다는

친구님이 생각납니다


나리꽃을 보며 봉숭아꽃물까지

추억 여행 한 바퀴 휘돌고

그러다 율리안나 친구님의

서랍 속 엄마 생각에 머물러

애틋하고 애잔합니다


율리안나 친구님은~

아이들에게 용돈을 받을 때마다

 엄마에게 못 드렸던 용돈 생각하며

엄마랑 나눠 쓰자고 말하며 넣어두는

엄마 대신 엄마의  파우치에

용돈이 나날이 늘어나서 살아생전

우리 엄마  뚱뚱배처럼 쑥 나왔어요...

엄마 보고 싶다...


이럴 때 나리꽃 친구님의

그리움을 어루만져줄 엄마손이 필요하죠

엄마 손은 약손

엄마 파우치는 뚱뚱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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