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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건너별 Mar 07. 2024

낭만의 배부름

지구 반대편에서 전하는 당신께 낭만을 나눠드리는 이유


아름다움을 찾아서, 많은 이들을 휘감는 봄비의 애틋함으로 남겨 두었던 여러 날들을

어느새 뒤로 하는 중입니다. 

잊혀진다는 것은 때로는 두렵고, 늘 아쉽죠. 이 순간을 더 강하게 각인하고 싶습니다. 

특별한 찰나는 더 강하게 마음에 담기는 게 자연스럽습니다.

허나 그 마저도 영원 속에 녹여 한없이 보고 싶을 것만 같을 때가 있죠. 

그저 제가 완벽하지 못한, 사람이기에 어쩔 수 없이 잊혀지는 것들을 

다시 한번 주워 간직해야 한다는 사실은

마치 신기루처럼 안타깝고도 아름답습니다. 


개중에는 너무도 따스하거나, 만연히 흘러가는 시간을 경험하기도 했습니다. 

뜻밖의 찬사와 꿈을 꾸는 듯한 갈채 속에 뭉게구름의 감촉을 만끽하기도 했습니다. 

당시엔 얼떨떨하고, 

잠시 지나면 여운 가득하고, 

시간이 지나 다시 머금어 보면 기분 좋은 향기처럼 내 안팎을 가득 채워준다는 사실이 

저를 차분한 행복으로 웃음 짓게 합니다. 



오래전, 저는 낭만에 고팠습니다. 

제 삶에 충족되지 않았던 말라붙어버린 갈증의 샘을 너무도 채워 넣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소중한 취향으로부터 뻗어 나온 노력과 의지로 마음의 부유와 풍요를 누리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제 배부릅니다. 

다시 메마르지 않을 정도로만 먹고 적셔 주어도 충분합니다. 

지금도 수많은 공간 속에 살아가는 많은 이들이 

예전의 저와 같은 굶주림을 느끼고 있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그렇기에, 

이젠 일상이 되어버린 나의 이 이벤트들을 한데 모아 당신께 나누어 드릴 것을 약속할게요. 

약속을 할 수 있는 소중한 이 마음으로,

여러 번 약속하는 것이 당신께 말뿐인 공수표가 아니라, 

더욱 강한 다짐의 표현으로, 믿음의 무사 도착으로 닿아 오길.




그리고, 




당신의 사랑을 오해해서 미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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