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의 구슬픔으로부터
[1부]
잔인하리만치 진부한 새벽의 구슬픔으로
떠나가려는 습관들을 간신히 붙잡아냈다
뼈대만 남은 어제의 글자국들이
아무런 이야기를 들려주지 못할 때
유리 온실 속 장미가
품고 있던 향을 모두 뿜어내고
떨어진 낙엽처럼 시들어 버렸을 때
굳어가는 나를 실감하며
아린 마음을 켜켜이 붙잡았다
[2부]
당신이 나를 내일 잊게 된다면,
나는 당신께 여름 인사를 건네고 싶습니다
이 비루함이 끝나면 우아함으로 점철될 기대를 시작해보고 싶습니다.
난,
너무도 많은 것을 알고
너무도 많은 맘을 담아 버렸습니다.
씌여진 글씨는 다시 지우기가 어렵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스르릉 쏟아지는 잠을 부여잡지 않고
내일 아침에 깨어난 한 친구에게
우리 어제 나눴던 이야기 참 좋았다, 그치?
라는 고운 말로 여운을 속절없이 나누고 싶습니다.
[요약]
난 조금만 더 웃고 많이 더 소리치고 싶어요.
졸린 햇살을 맞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