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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건너별 Mar 28. 2024

졸린 햇살을 맞으며

새벽의 구슬픔으로부터

[1부]


잔인하리만치 진부한 새벽의 구슬픔으로

떠나가려는 습관들을 간신히 붙잡아냈다


뼈대만 남은 어제의 글자국들이

아무런 이야기를 들려주지 못할 때


유리 온실 속 장미가

품고 있던 향을 모두 뿜어내고

떨어진 낙엽처럼 시들어 버렸을 때



굳어가는 나를 실감하며

아린 마음을 켜켜이 붙잡았다





[2부]

당신이 나를 내일 잊게 된다면,

나는 당신께 여름 인사를 건네고 싶습니다


이 비루함이 끝나면 우아함으로 점철될 기대를 시작해보고 싶습니다.


난, 

너무도 많은 것을 알고 

너무도 많은 맘을 담아 버렸습니다.


씌여진 글씨는 다시 지우기가 어렵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스르릉 쏟아지는 잠을 부여잡지 않고

내일 아침에 깨어난 한 친구에게

우리 어제 나눴던 이야기 참 좋았다, 그치?

라는 고운 말로 여운을 속절없이 나누고 싶습니다. 



[요약]

난 조금만 더 웃고 많이 더 소리치고 싶어요.

졸린 햇살을 맞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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