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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건너별 Apr 27. 2024

사색과 추억

후, 불어보면

추억들이 뭉게구름보다 더 풍부하게 되살아나요.



먼지처럼 쌓인 책과 삶이

아른거리지 않고 선명해져요.


지나간 인연들이

문득 문득 아쉬워져요.



힘껏 소리치고 싶어져요.

나 사실 그때 말할걸, 

나 사실 그때 이래서 이런거라고 구구절절 설명해줄 걸.


구차해도 그 사람이 오해하고 있을 거라는

그런 결말 없는 상상은 이어지지 않을 텐데.


아득해져 버린 나의 대지에 파묻혀버린 현실을

낯섦으로 마주할 때, 

나는 파고들어 그 속에 침대처럼 자리를 잡고 누웠다


너는 그저 나였는데,

나는 너를 멀게만 바라보고 있구나.


너에게 미안해

미안하다는 말은 신중하게 해야 하는데

그냥 지금 마음을 표현할래

미안해




근데

영화의 마지막은

해피엔딩이 뻔하면서도 그걸 본능적으로 바라잖아


나도 거기 순응할래



저물지 마



너를 배울래


나의 흥정 아닌 열정은 

아직 너로 인해 남아 있어



그러니까, 


뻔하다고 피하지 마

그냥 가끔은 다시 원래대로 돌아 와

그게 나쁘거나 잘못된 게 아니잖아


그냥 또 한번만 바라보자

이어져 왔던 그 슬픔과 기쁨으로

그리고 나아가 버릴 새파란 행운과 그득한 절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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