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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건너별 May 21. 2024

굉장히 꽉 찬 하루가 있었다

어느날,


굉장히 꽉 찬 하루도 있었다.


그 하루에 

볕이 찬란히 부서져 내리고


부서져 내린 양지에

평화의 미소가 으스러지고


으스러진 땅 위에

아스랗게 피어난 눈빛에 

터를 잡았다.


그보다 좋았을까.



또 어느날,


잡으려 하지 않을 때

비로소 손금 사이로 녹아 쥐어진 것들이 있었다. 


무수하게 떠나 보낸 아침 속에

나는 또

기대하고

아쉬워하고

꽉 찰거라고 믿고

텅 비어버림에 슬퍼하고

한 유럽풍의 까페로 누군가를 초대하고

다시 만날 수 없음에 달디단 눈물을 삼킬 테다.


그러던 어느 날,


굉장히 꽉 찬 하루 속에

초록 속에

정상이 어딘지 알지 못한 채

상승 곡선만을 그리던 그 음률에 흐르는 낭만을 느끼며

황홀함의 눈물이 찍어낸 발자욱을

아름다우리만치 좋아하던


그런 날이 있었다.



그리고 난 그런 날을 눈부시게 좋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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