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굉장히 꽉 찬 하루도 있었다.
그 하루에
볕이 찬란히 부서져 내리고
부서져 내린 양지에
평화의 미소가 으스러지고
으스러진 땅 위에
아스랗게 피어난 눈빛에
터를 잡았다.
그보다 좋았을까.
또 어느날,
잡으려 하지 않을 때
비로소 손금 사이로 녹아 쥐어진 것들이 있었다.
무수하게 떠나 보낸 아침 속에
나는 또
기대하고
아쉬워하고
꽉 찰거라고 믿고
텅 비어버림에 슬퍼하고
한 유럽풍의 까페로 누군가를 초대하고
다시 만날 수 없음에 달디단 눈물을 삼킬 테다.
그러던 어느 날,
굉장히 꽉 찬 하루 속에
초록 속에
정상이 어딘지 알지 못한 채
상승 곡선만을 그리던 그 음률에 흐르는 낭만을 느끼며
황홀함의 눈물이 찍어낸 발자욱을
아름다우리만치 좋아하던
그런 날이 있었다.
그리고 난 그런 날을 눈부시게 좋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