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안84님이 어떻게 MBC 연예대상을 받을 수 있었는지를 살펴봐야 합니다. 수상 소감 영상도 인급동에 갔고, 연예대상 20분 몰아보기 영상의 썸네일도 기안님과 덱스님입니다.
대상 수상 전부터, 기안님 채널의 댓글에선 "이번엔 기안님이 받아야 한다"는 댓글들이 많았습니다.
기안84님의 자체 시상식에서도 볼 수 있듯이 대상 받을 때의 인터뷰와 못 받았을 때의 소감을 나눠서 준비하는 모습을 보여줬죠. (연예대상 전, 기안84님의 유튜브 채널 영상 모두 인급동에 갔습니다.)
기안님은 어떻게 대상을 받을 수 있었을까요? 바로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 때문입니다. MBC 연예대상에서 올해의 작가 상, 우수상, 베스트 커플 상도 <태계일주>가 받았습니다. '올해의 프로그램 상'도 <태계일주>였고, 총 7관왕이었다고 합니다.
연예대상 비하인드 회식 자리에서 기안님이 피디님이 이름을 부르며 포옹하는 모습에, 팬분들이 너무 뭉클하다고 댓글을 달죠.
<태계일주> 시즌1은 2022년 12월부터 1월까지 총 7편 방영되었죠. 평균 시청률은 4.5%였습니다. 시즌 2는 2023년 6월 부터 8월 13일까지 총 10부작으로 편성되었고, 평균 시청률은 5.6%입니다. 시즌 3은 2023년 11월 26일부터, 1월 9일 기준 총 6회가 방영되었습니다. <태계일주>는 시즌을 거듭할때마다 평균 시청률은 계속 올라 5.9%이며, 넷플릭스 순위권에 꾸준히 들고 있습니다.
<나혼산>이나 <놀면 뭐하니>와 같은 오래된 프로그램을 제치고, 1년만의 태계일주가 이룩한 성과는 대단하죠.
엔데믹 이후 해외여행이 메가 트렌드가 된 영향도 있지만, 수많은 해외여행 프로그램 중에서 유독 <태계일주>가 인기가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힐링'입니다. 여행 초보자였던 기안님이, 무계획으로 여행을 떠났고, 이국 땅에 가서 현지인들과 스스럼없이 친해지고, 함께 어울려 즐기는, 기안님만의 순수한 모습에 시청자들이 힐링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물론 해외여행 콘텐츠의 기본인 자연과 낯선 문화, 여행 전문가 빠니보틀님과 덱쪽이+야성미를 보여주는 덱스님과의 케미 덕분이기도 합니다.
기안님은 "한번 태어난 김에 우리 다 즐겁게 살다가요" 라고 이야기를 했죠. 즉, 일반적인 해외여행 프로그램이 아니라, 순수한 모습으로 낯선 문화를 즐기는 모습을 통해, 현실에 지친 이들을 위로하는 여행 콘텐츠입니다.
<태계일주>만의 차별점인 '힐링'이 드러난 것은, '포르피와의 1년만의 재회 영상'입니다. 공개 후 바로 인급동에 갔고, 조회수는 159만입니다. 포르피는 시즌1(2022) 남미 여행 중에 만났습니다. 84년생 동갑으로 기안님과 친구가 되었고, 서로의 순수한 모습을 보여주며 환상적인 케미를 보여줬습니다. 2023년에 가족들과 한국에 왔고, 재회 당시 '아미고'라는 말에 눈물을 흘리죠.
즉, '해외여행'이라면 갖추어 본질적인 측면을 <태계일주>가 다 갖고 있는 것입니다. 이국적인 그 나라의 문화에 가서, 때론 고생도 하지만, 결국에는 현지인들과 친해져 순수하게 그 문화를 즐기는 모습을 보여준 것입니다.
이는 기안님만의 캐릭터도 한몫을 합니다. 기안님의 유튜브 채널에선, 종종 나레이션으로 영상을 구성하시는데요.
팬분들은 "기안님이 차분하게 말씀하시는 이 분위기 자체만으로 힐링이 된다"는 댓글이 달립니다.
일본 문화를 브이로그 형태로 전달하시면서, 이와 비슷하게 잔잔한 분위기를 갖으신 분이 있습니다. 바로 유우키님입니다. 유우키님은 영상을 대부분 '나레이션'으로 구성하십니다. 유우키님이 한국 방문 영상은 2개 다 인급동에 갔고, 이전에도 일본 문화 소개 및 본업 영상들도자주 인급동에 가는 분입니다.
유우키님의 영상은 화면전환이 빠르거나, 도파민 뿜뿜 넘치는 그런 자극적인 영상이 아니라, 나긋나긋한 형태의 브이로그입니다. 역시 팬분들은 "유우키님의 영상 덕분에 매번 힐링 된다"라는 댓글들이 달리고요.
이러한 힐링 트렌드는 12월 3주 차 뉴스레터에서 총몇명님의 혼밥러나,원지의하루님의 루틴을 지키는 일상에서 말씀드렸었습니다. 이 두 영상의 공통점은 '1인 가구'입니다. 혼자 사는 시청자분들의 공감을 이끌어낸 콘텐츠죠.
슈카님은 최근 영상인 1월 11일에 '외로움'에 대해 다뤘는데, 1인 가구가 이제 4인 가구에 비해 압도적으로 1등이며, 1인 가구들이 넉넉하고 여유로운 삶을 사는 것은 아니며, 2020년부터 코로나로 사회적 단절이 가속화되었다고 이야기 하십니다.
그리고뉴스에서도 연신 사회적 문제로 '은둔형 외톨이', '청년 고독사'를이야기하고 있고, 초중고 학생들을 포함하여 우울증 환자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리고 요즘 유행하는 토크쇼도 마찬가지입니다. 토크쇼는 게스트가 누구냐에 따라 분위기가 갈리는 편입니다. 개그맨분들이 단체로 나오면 술자리 회식 같지만, 차분한 분들이 나와 차근차근 이야기를 이어가면 그 자체로 편안한 분위기가 형성됩니다.
짠한형 신동엽 채널이나 뜬뜬 핑계고를 보면, 토크쇼 중간중간에 게스트가 고민이나 살아오며 느낀 것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신동엽님과 유재석님도 이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 하곤 합니다.
이 부분을 잘라서, '삶의 태도나 동기부여'를 이야기하는 유튜브 채널이나 인스타 계정들에서 보여주곤 합니다.
2011년부터 2016년까지 SBS에서 방영된 <힐링캠프>와 같은 느낌입니다. 게스트 분들이 그동안 어디서 하지 못했던 진솔한 이야기들을 잔잔하고 편안한 분위기로 담아냈던 프로그램입니다. 지금의 소소한 웃음을 주며, 편안히 즐길 수 있는 토크쇼와 결이 비슷해요.
정재형님도 마찬가지입니다. 김형석님, 이창섭님과 함께한 영상도, 소소한 재미를 주면서 자신들의 업을 대하는 진지함과 교육자로서의 마인드를 이야기합니다. 시청자들은 "두 분의 철학과 소신이 너무 멋지고 마음이 따뜻해진다"고 댓글을 답니다.
나영석님(채널 십오야 채널)도 마찬가지입니다. 시청자들은 댓글로, 술자리에서 연예인분들의 썰을 바로 옆 테이블에서 편히 듣는 느낌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이번 <외계+인2>의 주연 배우이신 김태리님과 김우빈님, 류준열님의 영상도 인급동에 갔습니다. 류준열님은 십오야 영상들이 라디오를 듣는 것처럼, 틀어놓고 편안하게 듣는다고 이야기하죠. 댓글로도 이렇게 소소하게 재밌고 편안한 영상이 너무 좋다고 이야기를 합니다.
즉, 자극적인 유튜브 영상이 아니라, 틀어놓고 편히 즐길 수 있는 영상들이 현재 트렌드라는 뜻입니다. 더군다나 시청자들이 '편히 틀어놓게 되면', 정신없이 2배속으로 보는 경향도 줄 것이고, 영상 길이가 길어질수록 조회수 수익이 늘겠죠. 유튜브의 시청 시간은 절대값입니다. 10분 길이를 2배속으로 100% 시청 완료하면, 알고리즘에 기록되는 시청 시간 값은 5분입니다.
다른 크리에이터 분들의 영상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현 감독님은 산에 가서, 댕댕이를 쓰다듬어 주고, 자연 정취를 즐기며, 산에 집을 짓고 오랫동안 사신 분과, 잔잔하게 고기와 술을 즐깁니다. 속세에서 볼 수 없는 정취에서 즐기는 새로운 먹방 콘텐츠에, 시청자들은 힐링이 되고, 앞으로의 산 콘텐츠도 기대된다고 합니다.
NCT 127은 멤버들과 함께 시골 독채 한옥마을로 갑니다.여기서 다함께 족구도 하고 낚시도 하고 게임도 하고,음식을 해먹습니다. 따스한 겨울나기를 하는 것이죠. 역시 팬분들은, "이번 자컨 모든 멤버들이 유독 편해 보이고, 뭔가 웃기거나 뭔가를 보여줘야겠다는 부담감 없이, 다 같이 시골로 휴가 떠난 모습이라서 힐링 된다"고 이야기합니다.
이렇게 한적한 곳에 집을 짓는다는 것은, <트렌드코리아 2022>에서 이야기한 '러스틱라이프'와 '로컬 트렌드'와도 일치합니다. 서울을 떠나, 논이나 밭이 보이는 한적한 시골에 가서 쉬는 것이죠. 농막을 사용해서 자신만의 쉼터를 꾸미는 이들도 있고, 아예 별장을 짓는 분들도 있습니다.한혜진님의 홍천 별장 영상은 지으실 때부터, 공개 후까지꾸준히 인급동에 간 영상입니다.
배말랭님이 시골집을 산 영상도 인급동에 갔습니다. 대문도 있고, 담벼락도 있고, 창고도 있습니다. 화장실은 재래식이지만, 마당은 족구를 할 정도로 매우 넓고, 집 내부도 정겨운 시골집과 같죠. 그리고 약 열흘 뒤, 친구분들을 데리고, 시골집 입주 청소를 한 영상도 인급동에 갔습니다. 청소하려고 했더니, 물이 나오지 않았고, 배말랭님은 하수관 쪽으로 가서, 물이 나오게 합니다.
캠핑 카테고리에서도 이렇게 한적한 곳에 오두막을 지으신 분이 있습니다. 바로 캠핑쥐님인데요, 가을부터 직접 집 짓기를 시작하여 11월 말에 오두막을 완성했고, 겨울나기를 하고 계시죠.
특히 캠핑쥐님은 오두막 영상 이전에도, 유튜브 영상을 넘어서는 '영화와 같은 영상미'로 자연을 보여주시고, 댕댕이 벤과 함께 캠핑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무인도 캠핑 영상도 인급동에 갔었죠.팬분들은 핸드폰이 아닌 TV로 캠핑쥐님의 영상을 보시기도 하고, "캠핑쥐님 영상 볼 때마다 힐링이 된다"라는 이야기를 했었죠.
브이로그 카테고리에서 대표적인 힐링 채널은 리쥬라이크님입니다. 남편분과의 티키타카도 재밌지만, 유준이가 나올 때마다, 팬분들은 "유준이 덕에 힐링된다"라고 댓글이 달립니다.
그리고 쇼츠가 대세이지만, 쇼츠의 기본 특성은 '속도감'입니다. 그래서 쇼츠는 잔잔히 힐링을 주는 카테고리(브이로그)와는 잘 맞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리쥬라이크님은 쇼츠에서 유준이의 영상을 보여주시고, 팬분들도 "쇼츠에서도, 유준이를 볼 수 있어 행복하고, 앞으로도 건강하게 자라자"고 이야기를 합니다.
사실 브이로그 카테고리에선 '위로와 힐링'은 꾸준히 사랑받는 소재이기도 했습니다. 대표적인 분이 지호필름님인데요. 지호필름님은 따스한 영상미와 함께, 루틴을 지키는 모습을 통해 보여주었고, 채널 소개처럼 '오늘을 살아가는 이들을 위해 위로가 되고 싶은' 영상을 꾸준히 만들고 계십니다.
'루틴'과 자연스럽게 붙는 연관어가 '갓생'과 '미라클 모닝'입니다. 브이로그에서 '갓생 브이로그' or 'Productive vlog'는 하나의 큰 소재죠. 이러한 현상에 대해 채린라벨님은 거꾸로, '갓생 살면 망하는 이유'를 보여주시기도 했죠.팬분들은 채린 라벨님의 이 영상을 보고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고 합니다. 이러한 현상은 <트렌드 코리아>의 사람들이 이젠 초 단위로 쪼개서 산다는 '분초사회'에 지쳤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1월 2주 차엔 원지님이 '미라클 모닝' 도전기가 인급동에 가있습니다. 해외여행 다녀온 뒤 시차 때문에, 새벽 5시에 깨게 됐는데, 이 뒤로 미라클 모닝을 이어가고 있다고 합니다. 일어난 후 #오운완(오늘 운동 완료)도 보여주시고, 먹으면서 살을 빼는 다이어트 모습도 보여주십니다.
이 힐링 트렌드에서 주목해야만 하는 영상이 있습니다. 바로 너덜트 채널의 'MT에서 생긴 일'입니다. 너덜트 분들은 아마 '힐링이 트렌드'였던 것을 아시지 않았을까 합니다. 해당 영상에선 MT를 떠나는데, MT의 컨셉이 '힐링 MT'입니다. 하지만 영상에선 이와 정반대의 상황이 펼쳐집니다. 쉴 새 없이 술게임이 몰아치며, 등장인물들이 신남으로 고막이 터질듯한 정신없음이 계속 됩니다. 화면 전환도 매우 빠르고요.
힐링 트렌드를 역으로 꼬아서 표현한 것입니다. 팬분들도 이번 영상을 보고 나니, 기가 다 빨리고, 숨이 턱턱 막힌다고 하죠. 조회수는 200만이 넘었습니다. 너덜트 채널의 이 영상을, 편안하고 잔잔한 분위기의 힐링 영상을 한번 비교해 보시면서 보셔요. 완벽히 정반대입니다.
"2024년에도 저성장과 경기 불황이 계속될 것이다" 말처럼, 물가는 계속 오르고, 사람들은 시간을 쪼개 쓸 만큼 경쟁은 치열해져서 삶은 더 퍽퍽해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쇼츠에게 도둑맞은 집중력만큼, 온 세상에서 자극적인 게 넘쳐나죠. 즉, <트렌드 코리아 2024>에 짚었던 '분초사회', '도파밍'으로 사람들이 피로감에 휩싸이고, 지치는 겁니다.
그리고 혼자 살고 있습니다. 집에 가면 나를 위로해 줄 사람도 없죠. '나'는 경제적으로 여유롭지도 않은데, 뉴스에선 연일 '은둔형 외톨이'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주변에서도, SNS에서도 우울하다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고요.
즉, 시청자들은 콘텐츠에서라도 위로와 위안을 얻고 싶어 하는 것이에요. 올린 2024년엔 유튜브에서 '힐링'이 트렌드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기안님은 2022년에 2월에 올린, '30대를 살아보고 느낀점 5가지' 영상에서 나레이션으로 말합니다.
"(나이가 들면) 희노애락, 기쁨, 즐거움, 슬픔과 같은 모든 감정들이 퇴색돼도, 외로운 감정은 뚜렷해집니다. 몽글몽글한 감정은 꺼지는 느낌인데, 외로운 느낌은 선명해집니다.
이게 맛으로 따지자면 단맛, 신맛 그 짠맛은 당연하고 익숙하게 받아들여도, 매운맛은 늘 충격적이잖아요? 매번 새롭구, 매번 놀랍구, 매번 좀 아프구.
단맛 신맛 짠맛은, 혓바닥이 맛으로 느끼는데, 매운맛은 원래 맛이 아니래요. 통증으로 느끼는 것이라서요. 그래서 전 외로움이라는 것이 감정의 영역이 아니라, 통증의 영역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2024년에 한번 '내 카테고리'에서 지친 팬분들을 위로해줄 수 있는 '힐링'을 어떻게 접목할 수 있는지 생각해 보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