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진 Aug 01. 2023

보험 상품 개정은 어떻게 진행될까?

보험계리사의 주 업무인 상품 개정을 파악해 보자


보험계리사로 보험사에 취업하게 되면 할 수 있는 업무야 당연히 많다. 그중 상품개발 부서로 입사했을 때 주 업무 중 하나인 보험 상품 개정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한다.


상품 개정이란 이미 개발한 상품을 수정 보완하는 업무이다. 보험료 재산출, 담보 추가 및 삭제, 간단한 기초서류 문구 수정 등 보험 상품을 필요에 맞게 바꾸는 작업이라 볼 수 있다.


상품을 개정해야 할 상황은 여럿 있다.

몇 가지 예를 들면


1. 위험률의 변경

손해율 통계를 기반으로 하여 회사 경험위험률 또는 참조위험률이 변경되었을 때 이를 판매 상품에 반영하여야 한다. 위험률이 변경됨에 따라 보험료, 준비금, 사업비 등이 변경되므로 상품 개정을 통해 변경된 위험률에 맞는 값을 재산출한다. 회사마다 차이가 있지만 경험위험률 조정의 경우 회사 전반적인 위험률이 변경되므로 아주 큰 개정작업이라 볼 수 있다. 보통 3~5년마다 시행하며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그 주기가 점차 짧아지고 있는 추세다.


2. 예정 이율의 변경

예정이율이란 보험료 및 준비금 산출에 사용되는 이자율로, 해당 이율로 미래 가치를 현재 시점의 가치로 환산하여 구한 것이 보험료이다. 따라서 예정 이율이 변경된 경우 보험료 및 준비금이 변경되며 이에 맞게 기초서류도 변경이 된다. 경험위험률과 유사하게 상품에 탑재된 전체 담보에 영향을 미치므로 큰 개정 작업 중 하나이지만 담보별 위험률은 변동이 없으므로 경험위험률 변경보단 업무량이 덜 하다.


3. 담보 추가

경쟁력 있는 신 위험률이 개발되었다면 그 위험률을 사용한 신규 담보를 개발하여 상품에 탑재한다. 다른 담보들엔 영향이 없지만, 신규 담보가 추가됨에 따라 약관, 사업방법서 등 기초서류가 변경되며 해당담보의 보험료 및 준비금을 산출하고 적재하여야 한다. 담보 추가는 아주 빈번히 일어나는 개정 작업 중 하나이며 많은 공수가 들지는 않는다.


4. 담보 삭제 

신규 담보가 기존 담보를 포함한다면 관리목적 상 기존 담보를 굳이 놔둘 필요는 없다. 또한 금융감독원 권고사항 등 금융당국의 제재 대상인 담보는 특정 시일 내로 판매할 수 없기도 한다. 이때 기존 담보를 삭제하는 개정을 하며 이때 약관 등 기초서류에 포함되어 있던 기존담보 내용을 삭제한다. 담보 추가보다 업무량이 덜 한 작업이다.


이제 개정 작업이 어떤 과정을 통해 진행되는지 알아보자.


상품 개발 및 개정 업무는 상품개발부서뿐만 아니라 다양한 유관부서가 함께 진행한다. 시스템, 결산, 계리지원, IFRS, 리스크관리, 판매채널 등 생각보다 아주 많은 부서가 연관되어 있다. 이러한 유관부서에 상품 개정일정을 알리고 개정 내용을 전달하여 개정에 차질이 없도록 준비할 수 있게 하는 게 첫 번째 해야 할 일이다. 일정을 알리고 실무자들 간 회의를 진행하고 필요시 부서장, 임원 간 회의를 진행하여 개정안에 대한 여러 부서의 의견을 반영한다. 물론 의사 결정이 개정 업무 초기에 확정되면 실무자 입장에선 수월하겠지만, 임원의 의사결정이 필요한 경우 개정 막바지까지 결정이 나지 않을 수 있다.

 개정 내용을 알리고 유관부서 간 회의를 진행하며 실무적인 상품 개정 업무를 진행하게 된다. 개정 내용에 따라 업무가 달라지므로, 빈번히 일어나는 담보 추가 개정을 기준으로 보자. 우선 신규 담보를 추가할 때시스템 내부적으로 도입해야 할 부분이 있는지 확인이 필요하다. 기존 판매하던 담보와 유사한 구조인지, 아니면 신규 추가되는 담보만의 특이한 구조를 반영해야 하는지 해당 담보의 속성을 정의해 줘야 한다. 또한 보험료 산출 기준이 되는 Key (연령, 성별, 상해급수 등) 값을 정의해 주고 유관부서에 전달하여 후속작업에 미리 준비할 수 있도록 한다.

 구조적인 것들이 정리가 되었으면 그다음은 보험료 및 준비금 테이블 산출, 그리고 기초서류 작성 차례이다. 보험료와 준비금의 경우 회사마다 산출하는 툴이 있고 유사담보 산출 방식을 준용할 수 있으므로 단순 작업이라 볼 수 있다. - (신규 산출 식 등 구조적인 특이사항이 없는 경우). 그다음은 가장 중요한 기초서류 작성 차례이다. 기초서류는 보험 상품 그 자체이므로 실수가 없도록 가장 시간을 많이 투자해야 하는 부분이다. 유관부서도 기초서류를 바탕으로 업무를 진행하므로 잦은 수정사항이 없도록 신중을 기해야 한다. 보험약관, 사업방법서 별지, 산출방법서를 기초서류라 하며 보험금 지급사유부터 이 상품을 어떻게 운영할지까지 모든 내용이 기초서류에 담겨있다. 기초서류까지 모두 작성되었으면 계리지원 검증을 통해 수정사항이 없는지 한번 더 확인한다.

 기초서류 수정까지 완료되면 상품 개정은 거의 마무리되었다 보면 된다. 판매 전 테스트, 광고 심의, 약관 인쇄, 상품 공시 등 후속작업을 진행하며 프로세스상 필요한 공문처리도 함께 진행한다.

 여기까지가 보험 상품 개정의 전반적인 업무 내용이다. 물론 회사마다 개발 부서의 업무 범위 및 프로세스는 다를 수 있으며 글로 적지 못한 다양한 업무 또한 존재한다. 개정 업무를 글로 완전히 표현하기 어렵지만 보험계리사에 관심 있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보험계리사는 전문직인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