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영미는 솔리드 옴므, 우영미(WOOYOUNGMI)의 설립자이자 대한민국 최초의 남성복 여성 디자이너라고 불리는 패션 디자이너이다.
국내에서 솔리드 옴므라는 브랜드는 젊은 남성들에게 상당한 인기를 끌었고 외국인 관광객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았다. 이후 설립된 우영미 또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까지 유명세를 떨치며, 패션의 성지 중 한 곳인 파리까지 진출하는 등의 성공을 거두었다.
솔리드 옴므를 설립했을 당시, 냉철하지만 마음은 따뜻한, 휴머니스트인 남성을 떠올렸다고 한다. 현실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을법한, 말그대로 이상형의 남성상이었지만 이러한 이상적인 남성을 생각하며 디자인하기 때문에 변하지않고 영원한 디자인을 제시할 수 있었다고 한다.
솔리드 옴므는 1988년, 서울 올림픽이 열렸던 해에 설립된 브랜드이다. 그 때 당시 사회적인 움직임과 그 흐름이 잘 맞아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고, 신승훈, 이승철 등 당시 핫한 연예인들이 솔리드 옴므의 제품을 착용하면서 성공에 더욱 박차를 가하였다.
솔리드 옴므 2020 S/S 컬렉션 중
이후 2002년, 우영미 디자이너는 자신의 이름을 딴 '우영미(WOOYOUNGMI)'라는 브랜드를 설립했다. 앞서 언급했듯이 솔리드 옴므는 냉철하지만 따뜻한 남성을 떠올리며 전개했던 브랜드였지만 우영미는 좀 더 세련되며 섬세하고, 아티스틱한 남성이 떠오르는 브랜드이며 이 두 브랜드들을 두 아들이라고 설명했다. 유전자가 같아도 성향이 다른 형제처럼 우영미라는 같은 디자이너에서 나온 브랜드들이지만 그 브랜드들이 보여주는 캐릭터는 다르다고 했다.
우영미 디자이너는 당시에 자신의 제품들이 한국에서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얼마든지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우영미'라는 브랜드로서 파리 진출에 도전했다.
맨땅에 헤딩하는 상황이었던 우영미는, 첫 쇼를 프레스 파티가 있었던 날의 다음 날인 일요일 아침에 배정받는 등 우여곡절이 많았다고 한다. 하지만 쇼 다음 날, <르 피가로>의 신인 디자이너를 소개하는 섹션에 우영미에 대한 평이 실린 것이다. 유명 패션 에디터인 프레그리크 마르텡베르나드가 쓴 기사였는데, '한국에서 온 우영미라는 디자이너의 쇼를 봤는데, 도대체 왜 이 사람이 파리에서 숍을 내지 않는지 모르겠다. 당장 열어달라'라는 내용의 글이었다. 이 기사를 보고 우영미는 당시에 기죽지 않고 다음 컬렉션을 이어나갈 수 있었다고 했다.
우영미는 파리에서의 첫번째 쇼 이후, 5~6번의 쇼를 개최했고, 마래에 숍을 오픈하고 봉마르셰, 프랭탕 백화점에도 입접하는 등 파리로 진출한 성공적인 한국 브랜드로서 자리매김했다. 다소 무모해 보일 수도 있었던 전략이었지만 우영미라는 브랜드는 그 전략이 오히려 득이 되었고 현재는 세계 각지에서 사랑을 받는 브랜드가 되었다.
우영미는 2012년부터 매 시즌, 아티스트와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우영미만의 아티스틱함을 표현해냈다. 처음 이러한 협업을 기획한 것은 공동 디렉터이자 우영미 디자이너의 딸인 케이티 정이 먼저 낸 아이디어였는데, 처음에는 어떻게 풀어나가야할지 막막했지만 작은 요소에서부터 하나씩 풀어나갔고 거기서 재미있는 시너지를 발견했다고 한다.
이 캠페인은 전 세계적으로 상당히 반응이 좋았는데, 여러 아티스트들에게 제안이 오면 각 컬렉션에 어울리는 아티스트를 선정하여 그 아티스트의 작품을 함께 컬렉션을 선보이는 것이다. 이러한 아티스트들의 작품들은 오직 우영미라는 브랜드만을 위한 작품들이고 이 작품들을 한데 모으면 그동안의 컬렉션들을 예술 작품으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캠페인이라고 했다.
오스트리아 출신 아티스트, 크리스토퍼 쉬미드버그와의 아트 콜라보레이션 "Here Comes The Sun"
2011년에는 우리나라 디자이너 중 최초로 파리의상 조합의 정회원이 되기도 했다. 패션의 본고장이라 할 수 있는 파리의 의상 조합 정회원이 되기 위해선 그 실력을 검증할 수 있는 결과물이 있어야하고, 어떤 한 사람이 추천을 하면 일정 수 이상의 찬성표를 얻어야만 정회원이 될 수 있다. 우영미는 이러한 까다로운 심사에 통과한 유일한 한국인 디자이너이며 이는 그녀의 능력을 증명해준다.
우영미 디자이너는 여러 곳에서 영감을 얻곤 하지만, 영감을 얻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그 영감을 어떻게 풀어내느냐에 있다고 한다. 컬렉션의 주제 역시, 주제 그 자체보다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어떻게 만들어나가야할지가 더 중요하다고 했다. 컬렉션의 테마가 무엇이든 그 컬렉션이 보여주는 모습은 우영미다운 모습이어야한다는 것이다.
우영미 2012 S/S 컬렉션(좌), F/W 컬렉션(우) 중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대부분 패션 브랜드가 대기업에 흡수되는 시기였다. 우영미 디자이너 또한 솔깃할만한 제안들을 종종 받았지만, 누군가의 밑에서 오로지 매출만을 올리기 위해 컬렉션을 뽑다보면 브랜드의 본질이 변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모든 제안들을 거절했다고 한다.
이러한 선택은 백화점에서 대기업들과의 경쟁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우리가 잘하면 된다'라는 마인드로 꾸준히 노력했고, 국내에서 우리를 원치않으면 해외에 나가서 찾으면 된다는 단순한 발상에서 해외 진출을 시도했다. 단순하고도 무모한 발상이었지만 그 결과는 누가봐도 인정할만했고 우영미는 그러기에 충분한, 대단한 브랜드이다.
우영미 디자이너는 자신의 두 브랜드들이 한국을 대표하는 럭셔리 브랜드로까지 성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한다. 단기간의 높은 매출만을 보여주는 브랜드가 아닌, 한 세대, 두 세대를 거치며 정말 가치있고 좋은 제품들을 선보이는 '명품' 브랜드로서의 역할을 하기를 바란다고 한다. 또한 앞으로 영원히 패션 디자인 하우스로 남는 것이 두번째 목표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선 단순히 매출이 아닌 자신의 제품을 입는 남자를 더욱 멋지게 만드는 것을 목적으로 삼아야한다고 했다. 고객이 자신의 제품을 입었을 때, 사람들에 주목을 한 번 더 받아 자신감과 만족감을 느낄 수 있게 하고, 더 멋져 보일 수 있도록 까다로워지는 것이 패션 디자이너로서 해야할 의무라고 말했다.
우영미 디자이너는 파리 패션 의상 조합에 정회원이 될 정도로 그 실력을 인정받은, 자타공인 한국 대표 패션 디자이너이다. 앞으로 그녀가 보여줄 이상적인 남성의 모습을 상상해보면서 마치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