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Dispectum
Sep 26. 2023
2023.09.26
기억의 외주, 삶의 우하향을 피하기 위해서
1.
기록을 하지 않는 삶은
기억을 시간에 외주를 주는 삶이었다.
떠올려지는 장면들은 새롭거나 강렬한 경험들이었다.
하지만 살아갈수록 우리의 경험은 점점 진부해진다.
일상이 익숙해지면 기억할 필요가 없는 소음이 돼버린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잊지 말아야 할 순간들은
그 소음들 사이에 녹아있다.
그렇기에 기록해야 한다.
실수도 익숙해지면 고치기 더욱 힘들어지고
행복도 무뎌지면 떠올릴 수 없게 된다.
엔트로피와 죽음, 망각과 싸울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인 기록을 어떻게든 해본다.
2.
자신이 더 이상 바꾸지 못할 때에는
서있는 곳을 바꿔야 한다.
다소 곤란한 환경을 만드는 것도 방법이다.
오늘 나를 배수진에 세웠다.
시한은 10월로 잡았고, 상사분에게 작은 편지를 썼다.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썼고
실제로 그렇게 일해보고 변하기로 했다.
노력만으로 갈 수 없는 영역에 맞닿았다면
탈피를 해야 하지 않을까.
많은 갑각류들이 탈피를 할 때,
부상과 죽음을 염두에 두고 하는 것처럼.
명절 동안에는
수많은 책을 읽고 대화를 하며
많은 생각을 할 예정이다.
10월은 정말 달라지겠다는 마음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