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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쿰쿰 May 14. 2022

문열라냥!!

(적당히) 똑똑한 고양이

우리집 넷째 김카누는 고양이 치고는  머리가 좋다. 그리고  좋은 머리로  가지 만행을 저질렀는데 1. 자기보다 까칠한 누나인 안나에게는 설설 기면서 만만한 형인 꿍이에게만 깝친다거나 2. 화장실 들어간 집사 텨나오라고 불을 꺼버린다거나 3. 목욕시켰다고 그날 밤에 정수기 물을 밤새 틀어놔 버린다거나(거실 전체 물바다..) 등등이 그것이다.


카누는 거주지가 동물병원으로 바뀐 이후부터 기존에 살던 아파트보다 거주공간이 조금 좁아졌다. 병원 자체는 아파트보다 훨씬 넓은데, 원장님인 남편의 방침 때문이다. 동물병원에 드나드는 동물들이 병원냥이들을 공격하는 경우가 종종 있고, 그 반대의 경우도 드물지만 존재하기 때문에 그런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병원냥이들의 거주공간을 아예 직원들 공간으로만 제한한 것이다. 물론 이따끔 환자가 없을 때나 밤에는 홀에 풀어준다.


그 정도면 충분할 것으로 여겼는데, 활동성 강한 악동인 카누에게는 가끔 답답함이 느껴졌나보다. 그럴 때면 저렇게 문 옆 싱크대로 올라가서 문의 불투명유리에 얼굴을 들이대며 문 열라고 애처롭게 울어댄다. 머리가 좋은 저녀석은 닝겐들이 출입할 때 어디로 출입하고 뭘 잡고 문을 여는지 아는 것이다. 성격과는 다르게 울음소리는 또 얼마나 처량한지..그런데 내가 그 애절함에 속기에는 너에게 물린 상처가 너무 많다 야.


그나마 다행인 건-저 손잡이를 어떻게 해야 열리는지까지 알 정도로 머리가 좋진 않은 것 같다는 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래 카누야, 이 이상 사고치면 엄마도 아빠도 병원 선생님들도 힘드니 여기까지만 하자꾸나.


혼자 보기 아까운 김카누 개그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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