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예니 Dec 12. 2020

미국에서 만난 나의 자존감을 높여준 사람들 Part 1

나는 22살의 늦깎이 대학생으로 미국에서 유학을 했다. 영어를 특별히 잘 하는 편이 아니어서 자신감이 낮았고 특히 영어를 할 때 지울 수 없는 내 특유의 한국인 억양이 (accent) 부끄러웠다.

더군다나 미국에서 거주하는 만큼 생활영어를 쓸 때 소통의 어려움이 불편하기 까지 했다.

그런 나는 내 억양을 지우고만 싶었다. 나는 대학에 조건부 입학으로 들어가 첫 학기는 영어가 부족한 외국인 학생들을 위한 영어 수업인ESL (English as Second Language) 수업들을 들었다. 수업을 들으면서 유학생들을 도와주는 튜터링 센터를 따로 찾아갔다. 그곳에 있는 몇몇 강사 중 한 명에게 가서 한국어 억양을 지워 버리려고(?) 센터를 찾았다고 말했다. 그랬더니 그녀는 방방 뛰면서 너의 억양은 곧 너의 정체성 (Identity) 인데 왜 너의 너다움을 인정하지 않느냐고 내게 물었다. 그녀는 덧붙여- 내 한국인 억양은 나를 나답게 하는 고유의 특징 중 하나라면서 내가 내 억양을 고치려 하는 행위는 내 얼굴이 싫다면서 내 얼굴을 뜯어내 버리는 행위와 같다고 다소 격하게 표현하였다. 그녀의 열변은 거기서 그칠줄 몰랐고 그녀 자신 또한 보스턴 지방 특유의 억양이 강해 미국 서부로 가면 사람들이 자신의 억양을 못 알아듣고 놀린다고 했다. 그러나 그녀는 자신의 독특한 억양을 받아들이고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나는 그녀의 열정에 짐짓 놀랐지만 내 한국인으로서의 억양, 그리고 더 나아가 내 자신을 받아 들이는데 한걸음을 내디딜 수 있었다. 


내가 들었던 ESL 수업 교수님들 중에 영어는 유창하지만 인도 특유의 억양이 강한 교수님이 한 분 계셨다. 그녀의 수업 중에 ‘로드리거스 (Rodrigers)’ 라는 성을 가진 히스패닉계 미국인에 관한 에세이를 읽은 적이 있다. 그는 미국에 사는 이민 2세였는데 스페인어를 쓰는 가정에서 자라다 보니 영어를 쓸 때 스페인어 억양이 질었다고 한다. 그의 영어 선생님은 그의 그런 억양이 듣기 싫다며 어떻게든 그의 억양을 없애려고 했다. 그는 선생님의 성화에 못 이겨 강제적으로 억양을 고쳤고 사람들이 소위 말하는 ‘완벽한 영어’를 구사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는 한편으론 단순히 다른 미국인이 듣기 싫다는 이유만으로 자신의 정체성이기도 한 히스패닉 억양을 잃어버렸다는 것에 대한 분노를 표했다. 그의 히스패닉으로서의 개성은 인종의 용광로 (melting pot) 인 미국에서 녹아 없어져야만 했다. 다양한 인종이 모여 문화의 다양성을 갖춘 샐러드 그릇 (salad bowl) 일 것만 같은 미국의 또 다른 얼굴이다. 이 에세이를 읽고 그 교수님께서 하신 말씀은 내 5년간의 이방인 생활에 큰 버팀목이 되어주었다. 그녀는 “누군가가 너희들을 단순히 영어를 못한다, 혹은 억양이 이상하다 라는 이유로 거절한다면 그것은 너희의 잘 못이 아니라 그들의 잘 못이다.” (If someone rejects you for your poor English or an accent, it is not your problem, but it is THEIR problem.) 그녀의 말은 어눌한 영어를 쓰는 이방인인 나에게 영어로 말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덜어주었다. 나는 내 최선을 다해 자신감을 가지고 사람들과 소통하려고 하고 그들이 나를 거절한다면 그것은 그들의 잘못이지 나의 잘못이 아니다. 나는 더 이상 “내가 영어를 잘 못해요. 미안해요” (Sorry for my poor English) 라고 말할 필요가 없게 되었다. 


여기서 내가 말하는 억양 (accent) 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발음 (pronunciation) 과 혼동해서 사용한다. 많은 사람들이 “누구는 영어 발음이 좋다.” 라고 표현 하지만 그 말의 의미는 한국인 특유의 어눌한 억양이 없고 원어민이 하는 영어처럼 유창하게 들린다는 뜻이지 억양은 있지만 발음 자체를 잘 한다는 뜻으로 쓰지는 않는다. 영어 표현에서 발음은 단어 자체를 정확하게 발성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한글에 존재하지 않는 Z 발음이 어려워서 Zoo (동물원) 를 Joo 로 발음 한다면 원어민들은 그 단어가 동물원을 뜻한다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억양이 있더라도 발음이 정확해야 내가 말 하고자 하는 단어를 정확히 전달할 수 있다. 영어 표현에서 억양은 언어에서의 강조, 말투를 뜻한다. 미국은 땅이 넓고 50개의 주 (state) 로 이루어진 나라로, 각 주 마다 특유의 억양이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가 지방마다 지방 고유의 사투리가 있는 것 처럼. 그 나라나 혹은 그 주의 억양이 있다는 것은 언어적 개성이 있다는 뜻이지 발음이 안 좋은 것이 아니다. 물론 예외적으로 억양이 너무 강하면 언어 자체를 알아 듣기 어려울 수는 있다. 미국에서 만난 몇몇 중국인들이나 인도인들은 그 언어 특유의 억양이 강해서 영어로 말을 하는데도 그 사람들의 본토 언어로 말 한다고 착각했을 정도였다. (물론 나 역시 영어가 모국어가 아니라서 다른 외국인들이 영어를 하는데 원어민만큼 이해하지 못 했다.) 이전에도 언급한, 튜터링 센터에서 나는 결국 내 한국어 억양을 없애 버리는 대신 발음 교정을 받았다. 발음 교정을 받은 후 영어로 소통을 좀 더 수월하게 할 수 있었고 내 한국인 억양은 있는 그대로 받아 들이고 한국인으로서의 자부심을 가지게 되었다.


Americans who boosted my self-esteem 



I went to college in the U.S. I was 22 and was older than other average college students. I wasn’t that good at English when I just went to study in the U.S, which made me less confident of myself. I was also very ashamed of my Korean accent. My incompetence in English brought a lot of inconvenience in my daily life. I blamed my accent and wanted to get rid of it. 


I was conditionally accepted to my school and had to take an ESL course that is offered for international students whose English needed much more improvement in first semester. I also went to a tutoring center for international students for an extra help. I told one of the tutors that I came here to get rid of my Korean accent. Unexpectedly, she became very upset and told me that my accent equals my identity, thus I should learn to accept it. She also said with enthusiasm that my Korean accent is one of my personal characteristics that define me so if I try to get rid of my accent, that means I try to rip my face off. She didn’t stop there and kept on telling me that she herself has strong Boston accent and people from the West never understand what she says and makes fun of her accent. However, she is proud of her unique accent. I was impressed how caring she is to let me know that my accent is part of my identity and I should be proud of it. Her enthusiasm helped me to accept myself the way I am.  


One of my ESL course professors was from India. Her English was indeed very fluent but she had a strong accent. During her class, I got to read an essay written by an author who is a Hispanic American whose last name was Rodrigers. Even though he was born in The States, he had strong Spanish accent since he grew up in a Spanish-speaking household. His English teacher couldn’t stand his accent and tried to get rid of it. He was forced to speak English without any accent in order to speak so-called “perfect” English. On the other hand, Mr. Rodrigers got furious that he had to get rid of his accent, which is a crucial part of his identity, only because some Americans don’t like hearing it. His unique Hispanic characteristic had to be eradicated in the American melting pot, which is radically different from the typical American propaganda that America is a cultural salad bowl from all over the world. What my professor told my class after we finished reading the essay was a big support for 5 years of my life in The States as an alien. She said that “If someone rejects you for your poor English or an accent, it is not your problem, but it is THEIR problem.” Her words relieved my fear about speaking in English with an accent. I did my absolute best to communicate with others and if someone didn’t want to talk to me because of my poor English, then it was their problem, not mine. There was no more need for me to say “Sorry for my poor English”. 


Many people misunderstand the differences between ‘accent’ and ‘pronunciation’. In Korea, people usually say that someone is good at English pronunciation, which actually means that she or he doesn’t have a particular Korean accent and speaks like a native English speaker. (They don’t mean that she or he has an accent but they have correct pronunciation.) Pronunciation is the way in which words are spoken according to Google. For instance, if someone who is unfamiliar with the ‘Z’ sound pronounces ‘Zoo’ with similar sounding ‘J’, it will be ‘Joo’, which native English speakers wouldn’t think that it is actually referring to Zoo. Even if one has an accent, she/he should pronounce a word correctly to deliver the message the way they want it. On the other hand, accent means emphasis in language and tone of speech. The USA is a large country composed of 50 states, in which each state has their significant accent. Just like Korea has diverse dialects all over the places, each country and state has their very own accent. Having an accent signifies individuality of the language and it doesn’t mean poor pronunciation.   


Of course, there are always exceptions. It can be hard to understand someone with such strong accent. I personally had hard time understanding few Chinese and Indians since the languages have strong intonations. I even thought they were speaking in their own languages when they were actually speaking in English. (It’s also because I couldn’t understand other foreigners as much as native English speakers.) Interestingly, as time went on, I came to understand other foreigners better as I got used to the diverse surroundings. 


As I mentioned before, I received corrections in my pronunciation instead of getting rid of my accent. After the correction, I got better in communicating in English. Most importantly, I accepted my accent as my unique characteristic and took pride as a Kor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