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수학엄마 Nov 13. 2021

운동 - 크론병과 살아가기

딸의 크론병 이야기 29

  "엄마 나 진짜로 여름 방학 때는 운동할 거야." 기말고사가 끝나자마자 민지는 굳은 결심을 한 듯 나에게 말했다. 몸 상태가 좋을 때는 집에서 유튜브에서 홈트도 찾아서 곧잘 따라 하곤 했었지만 막상 학기가 시작하니 바쁘다는 핑계로 숨쉬기 운동밖에 하지 못했던 1학기였다. 그런 민지가 여름 방학 시작을 기점으로 PT를 끊어 달라고 했다. 코로나로 운동을 체육관에 가서 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외할아버지가 다니시는 곳에 소개를 받아서 PT를 시작하게 되었다. 

  PT 선생님께서는 의학을 전공하신 분이셔서 크론병에 대해서도 잘 아시기에 좀 더 말씀드리기가 쉬웠다.  시작하기로 한 주에 갑자기 대장내시경, MRI 검사가 잡혀서 일주일 후부터 시작할 수 있었다. 레미케이드 1차를 시작한 시점에 운동도 시작하게 되었다. 운동을 시작한 첫날에는 허벅지가 너무 아파서 제대로 걷지도 못하고 계속 끙끙댔다. 안 하던 운동을 하니 근육들도 힘들었겠지. 근육이 당기고 아프길 3~4일이 되자 근육이 아픈 건 좀 덜해졌고 다시 운동을 계속 이어나갈 수 있었다. 

  PT는 일주일에 1회에서 2회 정도는 선생님께 강습을 받았고 강습이 없는 날도 시간이 될 때마다 체육관에 가서 배웠던 동작들을 1시간 정도씩 하고 왔다. 체육관에 가지 못하는 날에도 집에서 배웠던 동작들을 (주로 스쿼트, 아령을 들고 하는 팔운동 등) 하곤 했다. 

  학기 중에는 시험도 있고 수행평가에 각종 활동들이 많아서 일주일에 한 번가는 것으로 만족하고 있지만 그래도 꾸준히 운동한 보람은 있는 듯하다. 학교에서 체육 수행평가에 윗몸일으키기 비슷한 것을 했다. 집에서 연습할 때는 몇 개 못하더니 그래도 좀 연습하고 학교에서 기를 쓰고 해서 만점 받았다고 활짝 웃으며 자랑을 했다. PT 선생님께도 말씀드리라고 했더니 벌써 자랑했다며. 작년 같았으면 엄두도 나지 않았을 텐데. 정말 다행이다 싶다. 

  크론병은 하루아침에 낫는 병이 아니기에 병원 진료도 중요하지만 생활 습관 하나하나가 참 중요하다. 먹거리, 운동, 잠 이 세 가지가 제일 중요한 것 같다. 지금처럼 운동도 열심히 하고 건강한 음식 먹으며 잠도 푹 잘 자면서 건강하게 고등학교 3년을 (아니 이제 2년 좀 넘게 남았네) 잘 지내보자. 아니 앞으로 졸업하고도 쭉 운동은 생활화해서 다시 활동기가 다시 오지 않도록...

매거진의 이전글 레미케이드 4차 - 크론병과 살아가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