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 독서모임'
더블린에 있는 한국 독서모임 이름이다.
스페인에서 십수 년 전에 더블린에 온 미리암이 한국 문학을 좋아해 만든 모임이라고 한다.
더블린에 오기 전, 미리암으로부터 디엠을 받았다. 독서 모임 사람들과 대화해 보는 게 어떻겠냐고.
그렇게 해서 넓고 분위기 좋은 카페에서 내 소설을 읽은 외국인 독자들과 가까이 앉아 대화를 나누게 되었다. 왜 휴남동 서점에서는 커피를 파는지, 영주와 승우의 글쓰기 스타일 중 나는 어느 쪽인지 같은 질문을 받고 대답했다. 우리 쪽에서도 궁금한 게 있었다. 한국 사람들은 점점 책을 안 읽고 있는데 아일랜드 사람들은 어떤지. 마침 서점을 하는 분이 계셨는데, 아일랜드 사람들이 책을 많이 읽기는 한데 글을 쓰는 사람이 더 많다고.
아일랜드 문학이 워낙 역사가 깊고 또 좋은 아일리쉬 작가가 많기에 아직 한국 문학을 다른 나라만큼 읽진 않는다는 말도 들었다.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받고 나서도 별 반응이 없었을 정도로, 과거로부터 이어진 문학의 흐름이 큰 요동 없이 강고하게 현재로 이어지고 있는 듯했다.
이번 더블린 여행은 제임스 조이스가 아일랜드 인에게 어떤 의미인지를 확실히 알게 해 주었다. 내가 문학 관련 장소를 열심히 찾아다녀서이기도 하겠지만, 어딜 가나 제임스 조이스가 있는 기분이었다. 그 옆엔 오스카 와일드와 사무엘 베케트 등이 있고.
첫날 만난 택시 기사 할아버지가 왜 그토록 자부심 넘치는 목소리로 자국의 작가들 이름을 나열했는지도 알 것 같다. 아일리쉬 문학은 과거에서 멈춰있는 것이 아니고, 지금의 아일리쉬 작가들도 멋진 글을 써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으니.
멋진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