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의 직장인 과거의 노예....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한달이라는 백수의 시간이 지났다.
모아뒀던 돈이 조금씩 떨어져가는게 보였고, 더이상의 휴식은 나를 포함한 다른 가족들에게도 피해가 될것같았다. 한달안에 뭔가를 쌓아가긴 어렵지 않겠지만 이루기엔 천운이 없으면 힘들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다. 그렇기에 미루고 미루다가 저번주부터 일을 찾아보고 면접을 보게되었다. 코로나로 힘들긴 힘든지<전문직+박봉=내직업>이라는 공식이 있기에 취업은 여태 어렵다고 느껴본적이 없는데, 많은곳에 지원을했어도 면접을 보자는 곳은 한곳뿐이었다. 무슨 자신감인지 모르겠으나 기다리면 조금더 조건이 좋은 곳으로 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을 했지만 단 한군데도 연락이 오질 않았다. 다들 힘들다는것이 조금씩 현실적으로 느껴지고있다.
사실 내 직업에 굉장히 비관적이었다. 올지 안올지도 모르는 20년 후를 보고 달리는 직업이라 현재의 내가 행복할 수 없고 대우받을 수 없는 이 업을 사랑할 수 없었다. 물론 지금도 많이 애착을 갖고있진 않지만 이 난중에 내가 갈 수 있는 직장을 주는 이 업을 배제할 수 가 없다.
주 6일에 40시간 근무 주1회 반차, 1시간 30분의 점심시간. 좋다면 좋고 별로라면 별로인 조건이다. 내일부터 난 이 조건을 달고 사는 직장인이 되는데 주6일 출근은 2년만이면서도 한국에서 주 40시간만 하고 살아갈 수 있다니 신기하기만하다. 버스를 타는게 아직 어색한데 내일 늦지 않고 출근할 수 있는지 걱정이 된다. 늘 걸어서 출근하다가 이렇게 교통을 하나 이용해야하는 직장을 다니면 엄청나게 고되고 멀게 느껴지기만한다. 정말 오랜만에 또 일찍 일어나야한다고 생각하니 앞이 캄캄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해가 지기도 전에 퇴근할 수 있다는게 나를 설레게 만든다. 작은것에 고민스럽고 또 작은것에 행복하기도 하다.
난 요즘 생각한다. 1년전에 쇼핑몰을 하거나 유튜브를 좀더 전문적으로 해볼걸 하면서 말이다. 그렇다면 지금 직장을 다니지 않아도 괜찮고 나의 젊은 날이 억울하진 않을텐데 하면서 말이다. 사실 주변에 쇼핑몰로 소위말해 '대박'을 친 사람들이 몇몇있다. 나는 다른 꿈을 위해 나름 열심히 달렸을 뿐인데 내꿈은 신기루처럼 세상에서 사라진 수준이 되었고 그들은 엄청난 부를 긁어모으고있다.
목표설정에 있어서 방향성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한번 깨닫게되었다.
또 다른 한가지는 지난 내 인생의 순간들이 내가 억지로라도 인정해주지 않으면 세상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었다. 눈앞에 보이는 결과는 없고 시간에 비례한 돈만 써댔다. 그래도 이즈음에서 알았다는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나름 올해를 게으르지만 바쁘게 보냈고 세상이 얼마나 참담하지만 아름다운 곳 인지 다시한번 생각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제는 더이상 이 곳에 놓여진 나를 미워하지 않을 것 이다. 늦었지만 차근히 준비하여 어디서든 잘 살 수 있게, 다시는 다른사람의 인생을 부러워하지 않도록 성실하게 꾸준히 살아갈것이다. 너무 뜨거운 열정을 태우진 않을 것 이다. 금방 식어버릴 수 도 있으니까 말이다. 미지근하게 꾸준히 나는 꼭 나만의 시간에서 빛날것을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