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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eulism Apr 15. 2024

버거움

간만에 올라온 감정이다. 4박 5일간에 길다면 긴 여행을 다녀온 사이 계절이 더 따스해졌고, 베란다에 차곡차곡 정리해 놓은 봄 여름옷들을 꺼냈고, 여행의 짐도 한아름이다. 옷이 한 무더기. 뭐가 이렇게도 많을까 싶은 그런 마음에서 오는 버거움이다. 근데 결혼하고 나니, 옷이 2배다. 짐도 마음도 왠지 모르게 2배로 버겁다. 여행에서 사 온 새 옷가지들도 그 버거움에 추가된다. 무슨 욕심이 이리도 많았을까? 싶다가도. 막상 입을 옷을 찾으면 없다. 있다가도 없고, 뭐 이런. 집은 뭔가 아직 정돈이 되지 않은 채 빨래가 계속 돌아가고 있다. 빨래를 돌리고, 접고, 다시 쌓이고 돌리고, 접고 중간에 건조기라도 돌릴라치면 더 시간이 오래 걸린다. 집안일에 대한 버거움이 생각해 보면 가진 것들이 많아져서 생기는 피로도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어 결국 내 탓인가 하며 화살을 돌린다. 내가 스스로 만든 나의 버거움을 언제까지 두고 볼 것인가. 이 버거움을 좀 내려놔야지 싶은 하루다. 그러면서도 나는 오늘 빨래를 한 아름 접고 자야겠지. 아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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