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집에 내려가 쉬면서, 날씨도 덥고 끈적이길래 샤워를 한바탕 하고 귀찮은 마음에 머리도 안 말리고 잠이 들었는데 그게 화근이었는지 집에 돌아와서 밤새 목감기에 시달렸다. 어쩐지 몸이 으슬으슬하고 목이 간질간질하더라니. 사실 이 감기는 잠깐의 귀찮음이 만든 감기였다. 귀찮아서 머리 감고 그대로 잠들었는데, 머리 말리고 잘걸. 10분이면 말릴 수 있는 머리카락을 안 말려서 이틀을 너무 고통스럽게 보냈다. 5월 5일의 대체 휴무일은 그렇게 골골대면서 지나가고 있는 게 약간 서럽기도 하고 그런 마음이 들어 글을 써 내려가본다.
아프고 나면, 안 아픈 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생각하게 된다. 두통을 이틀 내내 달고 살면서, 갑자기 불과 이틀 전에는 아무렇지 않게 하던 생활들이 생경하다. 그러면서 귀찮아서 하지 않았던 일들이 미치는 파장의 무서움 또한 알았고, 무엇보다 건강이 최고라는 것도 다시 한번 되새겨본다. 귀찮아서 항상 빼놓고 안 먹었던 비타민. 무조건 챙겨 먹어야지. 나도 이제 30대 중반을 달리는데, 귀찮으면 이렇게 아프겠구나 싶었다. 건강관리를 잘해야지 싶은 하루였고, 그렇게 내일은 회사를 간다. 아쉬운 휴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