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생각에 잠 못 이루다,

네가 있어 꿈을 꾼다.

by Camilo

그런 날이 있다.


너무 피곤하지만 잠이 오지 않는 날.


사실 그냥 눈을 감고 누워 있기만 해도 금방 잠이 들지도 모르는데 그렇게 잠들 수가 없는 밤. 마음이 불편해서, 뭔가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답답함에, 왜 나는 그때그때 내 진심을 표현하는 법을 몰라 엉뚱한 말을 뱉고 후회할까 하는 미련함 때문에, 할 말 못 할 말 가리지 못하여 누군가를 난처하게 만드는 상황을 만든 나 자신에게 분노가 치밀어, 그래서 잠이 오지 않는 날.


아니, 찝찝함에 잠을 잘 수 없는 밤.


벗겨 보면 알맹이엔 내 잘못만 남은 것을, 괜히 타인이라는, 사회와 환경이라는 껍질을 입혀 남의 탓으로만 돌리고 싶은 스스로에게 한 번 더 짜증이 나 아무것도 먹지 않기로 다짐한 새벽, 입 안에 과자를 욱여넣는다. 그렇게 답답한 가슴과 메인 목도 물 한 모금 없이 씹어 삼킨 과자 탓으로 돌려 본다. 누군가 내게 꼬치꼬치 캐물어서 그랬다고, 결과적으로는 잘 넘어갔으니 괜찮다고 뒤늦은 수습을 해보기엔 이미 쏟은 피와 같았다.

다 내 말이 옳다고 우기고 싶었을 뿐 이성도, 감성도 어루만질 수 없었던 나의 이기적인 단어들이 내 입을 떠났을 땐,


너에게 더 큰 부담만 안겨준 것 같았다.


나는 그저 사랑하고 싶었을 뿐인데, 그저 내게 있는 모든 것으로 너를 행복하게 해주고 싶었을 뿐인데... 나는 모난 돌과 같아서, 내가 어떤 말을 하거나 어떤 행동을 할 때면 툭 튀어 난 부분으로 여기저기 부딪히며 굴러간다. 그럴 때마다 부딪히는 상대방은 아프다는 것도 안다. 부딪히는 모난 돌도 많이 아프다.


그냥 가만히 있을 것을 하는 후회가 밀려든다.


그저 길 한구석에 떨어져 있다가 지나가는 행인이 발견하고 혹여 누가 밟을까 그것마저 집어 들고 아무도 닿지 않는 곳으로 던져 버리는 것이 낫겠다는 어리석은 생각이 태풍처럼 휘몰아친다.

그런 나를 너는 한 번 더 위로한다. 지금 이 순간 너의 마음이 가장 불편한 것을 알기에 그 위로가 얼마나 무거운 것인지 안다. 원망과 실망으로 질책해도 그저 고개 숙이고 있어야 할 나에게 건넨 너의 위로는 쏟은 피를 닦아냈다.


그럼에도 너에게 그 얼룩은 남겨 주었다는 생각에, 쉽사리 잠이 오지 않는다.


그럼에도 나를 위로하는 네가 너무도 고마운데, 그 마음 전할 길이 없어 잠을 잘 수가 없다. 이런 나를 사랑해주는 네 마음이 너무 커서 당장이라도 너에게 달려가고 싶어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운다.

사랑하는 사람과 뜨겁게 사랑하고 싶었을 뿐인데 뭐가 그렇게 아프고 왜 이렇게 잠들 수 없는 외로운 밤을 겪어야 하는 것인지 침묵 속 절규만 가득할 그때, 책에서 읽은 문구가 떠올랐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 뾰족한 네 귀퉁이 어루만져 둥글둥글 어우러지는 게 사랑이라면 아프고 외로운 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김지영, ‘사랑을 쓰다’




그제야 나는 깨닫는다.


내가 그토록 사랑하는 너는,
모난 돌 같은 나를
동그랗게 만들어주고 있었구나.
나는 사랑을 하고 있었구나.
내가 인생을 살아가고 있구나.

네 생각에 잠 못 이루다,
네가 있어 포근히 잠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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