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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옥소장 Feb 14. 2024

오랜만에 별 5개 책을 읽었다.

최재천의 공부를 읽고

미래 교육에 관심이 많은 내가 기댈 수 있는 곳은 (아직 발견하지 못해서인지 모르지만) 최재천 박사님이 유일할 것 같기도 하다. 교육 분야는 아니어도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시는 빅데이터 전문가 송길영 작가님과 더불어 관련 영상을 찾아 다니며 강의를 들었는데 드디어 강의가 아닌 책을 만났다.


제목부터 확 끌리는 최재천의 공부, 다같이 입시지옥에서 손잡고 내려오자시던 박사님의 강의를 듣고 또 들었던지라 어느 정도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역시나 내용이 좋았다.


내가 하고 싶은 교육의 방향에 가장 가까운 곳에 서계시니까.


아이들은 무엇을 배워야할까?


가장 인상적인 것 중 (인상적인 부분이 너무 많아 밀리의 서재 하이라이트만 97개였다.) "18세기 유럽의 지식인들이 알고 있는 지식의 총량은 요즘 뉴욕 타임즈 주말판 보다 적다" 라는 말씀, 물론 <뉴욕 타임즈> 주말판은 꽤 두껍다고 써놓으셨지만.


게다가 요즘에 레오나르도 다빈치나 정약용 같은 다방면에서 활약하는 인물이 없는것도 지식의 분야가 다양해지고 깊어져서 모두 아는건 불가능 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이셨다.


그런데 우리 아이들이 배우고 있는건 어떤 것인지에 대한 질문이 들었다. 입시 변별력을 위해 알지 못해도 사는데 전혀 지장이 없는 지식들을 배우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하게 했다.


관문을 통과하기 위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성실히 열심히 노력하는 부지런한 인간이 성공하는 시대는 끝나가는데, 그렇다면 그 대안이 무엇이냐는 말에 답할 수 없기에 그저 진행되는 악순환이 아닐까 싶은 안타까움도 느껴졌다.


얼마전 티쳐스에 지방에 있는 전교 1등 자매가 서울 자사고에 오면 꼴찌를 할거라는 기사에 달린 댓글은 미친듯이 공부한 자사고 아이들이 농어촌 전형으로 들어온 아이들과 같은 입시결과를 받는게 공평하냐는 비난,

그리고 그건 또 맞다는 생각이 들던 나, 복잡한 생각들이 머리속을 헤집었다.


자사고 친구들이 원하는 학문을 위해 치열하게 그 분야를 깊이 파고 있어서 그 분야에 인정을 받게 된다면 그보다 좋을 수 없겠지만 그들이 치열하게 하고 있는건 깊이 파보고 싶은 학문이 아닌 그저 서울대, 또는 의대를 위한 얄궃은 수를 익히는 것이라면 너무 슬플것 같다는 오지랖까지.


대학을 들어와서도 원하는 분야를 연구할 수 있는 (원하는 만큼 공부할 수 있는) 시스템이 아닌 취업을 위한 스펙쌓기 전공이라면 , 이미 변하는 세상에 투자하고 있는 다른 나라에 밀리는 결과가 나올텐데 그 때 열심히 했는데 억울하다고 생각되는 일이 생기지 않을까?


<인생의 첫 5분의 1을 다가올 인생을 위해 희생하며 사는 게 인권 차원에서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십니까? 저는 인생을 온전히 사람답게 살 권리가 우리 모두에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21p>


하지만 최재천 교수님은 비록 주입식이었을지라도 수십  년 동안 열심히 가르치고 배워온 교육 덕에 그 속에서 통합하는 힘이 길러졌다는 희망적인 이야기도 하고 계신다.


단, 합의를 도출하는 과정이 너무 거칠고 대립하고 싸우면서 논리가 뒤틀린 가까뉴스에 휘둘리기도 하는데 토론 교육이 잘 진행되면 우리나라는 굉장히 괜찮은 나라가 될 거라고, 우리나라 정치도 그리 머지않은 미래에 달라지리라 확신하신다고.


<우리나라 교육의 가장 약한 지점은 토론이에요. 학생들이 자기 생각을 정리하고 이야기할 기회를 갖지 못하고 교과 과정을 마칩니다. 우리나라 교육이 미국 교육에 비해 좋은 점이 참 많아요. 하지만, 결정적으로 모자라는 부분이 바로, 학생들이 자기 의견을 정리하고 발표하는 훈련을 거의 못 받고 정규 교육 과정을 빠져 나간다는 점입니다. 제 예상으로 곧 바뀔 겁니다. 바뀌게 되어 있습니다. 192p>


투표 연령이 낮아지는데 토론이 필요하기 때문에 고등학교에서 정치토론을 하게 될 것이라는 이야기,  우리 사는 문제를 다루기 때문에 재미있고 그 어떤 주제보다 말하기 쉽고, 그래서 고등학교에서 정치 토론을 하기 시작하면, 그 분위기는 아래로 흘러가면서 초.중학교 에서도 드디어 토론 수업이 활성화 될 것이라는.


토론이 진행되면서 아이들은 훌륭한 토론을 하려고 준비할 테니까 자기주도 학습이 저절로 일어나리라 생각하신다는 이야기는 정말로 희망적이었다.


책 내용을 다쓰면 끝이 없을것 같아서 메모한 부분만 일부 공유하고 내 생각을 써야겠다.


쓰기의 핵심은 '남의 생각을 익히는 것'이 아니라 '논리와 감성을 동원해서 내 생각을 찾아가는 과정'이라도 하셨으니까.

문해력에 대해서도 잘못된 정보를 편집할까 걱정되긴 하지만 우리 세대는 그러지 않았었냐는 이야기를 하시며 아이들이 알아서 잘 해낼거라고도 이야기 하셨다.

결국 책을 다 읽고 난 후 내가 내린 결론은 ,


1. 삶의 목표를 설정한다. 치열하게


2. 독서의 목표를 설정한다. 치열하게


3. 공부란 내가 원하는 분야에 미친듯 몰입하는 것이다.


창의력도 누가 길러주는것이 아니라, 혼자만의 몰입에서 오는 것이다.


나만의 시간, 나만의 삶, 그러나 그 목표는 나와 함께 사는 사회를 위한 것, 그것이 또한 나의 생존을 위한 것이니까.


한 분야에서 얻을 수 없다면 다른 분야를 공부하다가 얻을 수있는것이고 과목을 넘어선 공부를 해야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앞으로 치열하게 독서하고 살아야겠다는 결심과 함께 최근 읽은 책중에 기억에 남고 기록해두고 싶어서 브런치에 남겨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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