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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삼맘스토리 Aug 30. 2023

30대 평범한 아들 셋 육아맘이

나를 키우는 오늘을 살게 한 5가지

당장 눈앞에 보이는 육아만이 최선이라고 생각하며 살던 나에서 이전과는 아주 다른 삶을 살고 있다. 여전히 걸음도 느린 데다가 이따금씩 멈춤도 있어서 굉장히 더딘 속도지만 명확하게 쓰고 있는 것이 있다.


바로 '성장'이란 두 글자다. 어제보다 더 나은 내일을 위해 오늘 '하루'라는 시간을 쌓으며 나를 키우고, 그렇게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스스로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눈앞의 현실만이 아닌 조금 더 앞을 내다보면서 말이다.


현실의 나를 제대로 마주할 때마다 변화를 이끌고

진정 바라고 원하는 미래를 계속 그리는,

오늘을 살게 한 5가지가 있다.



첫 번째, 질문과 답

임신과 출산, 육아라는 틀에서 돌고 도는 일상의 힘듦은 분명 있었지만, 둥글둥글 모나지 않고 그럭저럭 만족하며 잘 살고 있던 나였다. 적어도 어제보다는 늘 더 나아지고 있다는 초긍정의 마인드가 빚어낸 믿음이 있었다.


19년 10월, 막내가 입학할 유치원이 원하는 대로 결정되어 안도했던 마음도 잠시 두려움이 덜컥 밀려왔다.


'아이도 셋이고 이제 진짜 뭐라도 해야 하는데, 나 뭘 할 수 있지?' 그제야 제대로 나를 마주하고 질문하고 고민하기 시작했다.


​8년이 넘는 시간 동안 육아가 전부였던 엄마가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되묻고 있었다. 어려움이 있더라도 모든 게 점점 다 나아지고 있다며 희망적인 삶만을 그려 온 나였다. 그런 내게 불현듯 던져진 물음들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맴돌더니 더 절박하게 변해 버렸다.


그동안 아이를 데리고 다닌 게 아니었다. 오히려 어디든 엄마를 씩씩하게 걷도록 이끈 건 아이들이었다고 느껴질 정도였다. 몇 날 며칠을 울며 질문하고 수시로 걱정과 두려움 속에 놓이기도 했다. 수없이 묻고 되뇌었던 끝에 '나'라는 사람만 똑 떼어 내어 변화하면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처절하게 현실의 나를 마주하고 '변화'라는 답을 찾은 것이다.



두 번째, 독서와 공부

벌써 그날이 3년이 다 되어 간다. 아이들을 모두 재우고 난 뒤 책을 펼쳤다. 처음 읽어 내려갈 때는 분명 그냥 책이었는데, 어느 순간 그 안에서 나를 찾고 새롭게 발견할 수 있었다. 전혀 생각지도 못했는데 그토록 찾고 싶고 알고자 했던 것들을 만나고는 깨달았다.


해야 할 일이자 할 수 있는 일의 최선이 육아였던 '나'를 바꾸기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쉽고 빠른 건 독서와 공부였다. 책을 읽고 공부로 배워가면서 어떤 것에 마음이 향하는지 또 무엇을 좋아하고 잘하는지를 찾아갔다. 글에 담긴 의미와 가치를 표현하는 것을 좋아하고 공감과 소통 그리고 기록을 잘하는 사람임을 알게 됐다.



세 번째, 도전과 시작

그동안 열심히 애쓰며 잘 살아온 것 같았는데, 기억으로만 되짚어 보니 아무런 기억이 안 났다. 심지어 어제 무얼 먹었는지도 잘 떠오르지 않을 정도로 지나간 시간들은 쉽게 잊혀 버렸다. 그 당시에는 아주 특별했던 날일지라도 말이다. 지난 시간과 하루 일상들을 만든 지 오래된 블로그에 기록하며, 작은 기쁨과 보람을 얻었다.


무엇이든 실행하며 단단해진 자기 확신은 처음 접하고 부딪히는 일의 두려움도 밀어냈다. 마음이 간다면 도전이란 이름으로 시작했다. 작은 성공 경험들이 쌓이고 '할까 말까 할 때는 한다'로 결심에 이르는 시간이 빨라졌다. 새로 겪는 과정에서의 경험만으로도 성장했다. 어느새 실패 또한 값진 경험으로 쌓여 또 다른 도전의 시작이 되기도 했다.


마음이 향하는 대로 무엇이든 도전하고 시작하면서 한 번도 생각지 않던 '호기심도 많고 용기 있는 나'를 만나는 일은 선물과도 같았다. 어쩌면 그동안 잊고 있었는지도 모를 어린 시절의 나를 만나는 듯한 신기함을 느끼던 때도 있었으니 말이다. 그렇게 무엇을 좋아하고 잘했는지 계속 나를 알아가고 찾아가고 있던 것이었다. 안정을 추구하며 적정선에서 타협하던 나는 더 이상 도전과 시작을 주저하지 않게 되었다.



네 번째, 타협과 절충

궁금하고 하고픈 일들 위주로 하나둘 쌓여간 만큼 일상의 흐름은 점점 더 빨라지고 마음을 급하게 만들었다. 자꾸만 조급해지는 마음에 먼저 해 둘 만한 일도 쉽게 미루곤 했다. 아무리 급하고 바빠도 아이들 챙김은 건너뛸 수 없는 일이었다. 누가 대신할 수 없는 아이들에게 여전히 필요한 엄마의 손길을 느꼈다.


아이들과의 시간에서도 마음이 계속 바빴는데 그 바쁜 맘을 조금은 내려놨다. 한편으로는 평소보다 너무 많은 걸 한다고 놓치고 있었는지 몸에서도 이상 신호를 보내왔다. 내가 중심이 되어 온전하게 걷고 달리려면 생활에서 함께 꼭 같이 가져가야 할 중요한 일들도 있음을 깊이 깨달았다.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기 위해 일상이 안정되고 조화롭게 어우러지기 위해서도 타협과 절충이 선행되어야 했다. 시작도 하기 전부터 가능한 범위와 정도에서 선을 긋는 이전과는 조금 달라진 타협이다.



다섯 번째, 선택과 집중

게임을 즐겨하지는 않지만, 매번 제한된 시간 내에 여러 게임에 접속해 각각의 미션을 해결하면서 아이템 획득하기 바빴던 것 같았다. 게임이야 이제 그만하자며 종료 버튼을 누르고 나오면 그만이지만 현실은 달랐다.


책임감 있게 완수해야 할 일들이 늘어져 있었고 한껏 시간에 쫓긴 마음은 바쁘다를 연신 외치고 있었다. 뭐든 최대한 많이 활동하고 빠르게 달리려던 마음을 내려놓고 어느 정도는 비워내기도 하고 나도 모르게 자리 잡고 있던 복잡함을 나를 기준으로 단순하게 더 정리하기 시작했다.


작년엔 마음 가는 대로 다 시작하고 뭔가 책임감으로 하는 게 많았다면 올해는 줄이고 좁히고 느슨하면서도 단단해지기로 했다.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을 향해 방향성을 잡아 선택하고 나아가는 것 그게 바로 앞으로 필요한 시간이었다. 나의 감정과 나의 생각에 더 집중하는 시간이 될 것 같다.



모두가 나였고 그런 나를 사랑한다

우연히 마음이 닿았던 책을 읽고 공부를 하면서 여기저기 흩어져 있던 나를 하나씩 찾았다. 그러면서 만나게 되던 잊고 있던 어릴 적 나를 마주할 때면 순간마다 신기하기도 하고 그 연결성에 묘한 기분마저 들었다. 그렇게 하나 둘 모아 온 나를 찾고 알아가던 시간은 내가 원하고 바라는 동그라미를 그리고 있었다.


어제보다 크기도 커지고 긋고 있는 선에서는 제법 힘도 느껴진다. 서로 만나 겹쳐진 곳을 발견이라도 하면 연신 좋아하는 색으로 빗금도 그어 본다. 내가 나로서 살아갈 수 있는 안전지대를 찾은 기쁨의 표현일지도 모른다. 그곳에서 잠시 머물며 어제보다 뾰족해진 조각을 오늘도 찾아 모으고 이어 붙이며, 내 나름의 미래 가치도 창출해 본다.


어제의 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오늘의 나를 마주해 보았다. 곧게 뻗은 날들보다는 들쑥날쑥한 하루에 울퉁불퉁한 일상이지만 어제보다는 좀 더 단단해진 모습이다. 크고 작은 꿈을 그리고 서로 맞닿을 수 있어서 이를 또 하나로 연결해 갈 수 있어서 감사하다.


어느 방향으로 나아갈지 길을 찾아 방황을 할 때마다 나만의 기준과 가치를 되물으며,  그동안 쌓은 경험 자산을 가져와 본다. 잠시 멈추고 다시 질문하고 답하며, 독서와 공부로 하루를 채워가는 모습이다. 그렇게 스스로를 다독이는 힘도 다음을 준비하고 다시금 내딛을 수 있는 단단함도 지니고 있음을 미래의 나에게 분명한 믿음과 응원을 보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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