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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ecil Jan 05. 2022

성공하려면 루피처럼

대기만성형 예비 성공자들을 위하여

뽀로로가 아이들에게 사랑받기 시작한 지도 벌써 20년이 넘어갑니다. 05년생인 아들 녀석도 말문이 트이기도 전부터 뽀로로와 함께 했으니 정말 오래도록 사랑받은 어린이 만화입니다. 캐릭터 인형, 생일 케이크, 각종 문방구류와 의류 등 헤아릴 수 조차 없이 많은 종류의 굿즈들이 판매되고 있습니다. 최근 들어 놀라운 사실 하나는 이 캐릭터들 중 '루피'가  엄청난 대세 캐릭터가 되었다는 점입니다.


아이가 어릴 적에 하도 좋아해서 자주 같이 시청했던 '뽀롱뽀롱 뽀로로'에서 루피는 말썽꾸러기들의 엄마 같은 역할을 하는 다소 조숙한 친구입니다. 크롱과 뽀로로의 싸움을 말리고, 똑똑하지만 살짝 이기적인 에디와 느리고 둔한 포비에게도 항상 맞춰주는 친절함을 보입니다. 나중에 이쁨을 담당하는 패티가 등장하는데, 친구들과 잘 어울리도록 도와주는 친구도 루피입니다. 친구들을 위해 항상 쿠키를 굽고, 당근과 야채를 골라내는 친구들을 설득해 하나라도 더 먹게 하는 진짜 엄마 같은 캐릭터였죠. 그림자처럼 친구들을 보조하는 루피는 그다지 아이들 사이에서는 큰 인기를 끌지 않았습니다. 뽀로로가 단연코 최고였죠.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군침이 싹도노'라는 움짤이 시작되면서 급속도로 루피 캐릭터가 대중들에게 사랑을 받았습니다. '잔망 루피'라는 새로운 자기만의 세계를 만들고 고유한 영역 다지기에 나섭니다. 그렇게 사랑받은 루피는 드디어 뽀로로의 이미지마저 지우고 눈 덮인 숲 속 마을의 뽀로로 사단 원탑이 됩니다. 20년 가까이 주목받지 못하고 친구들의 뒤치다꺼리를 마다하지 않던 그림자 캐릭터의 설움을 단숨에 씻어낸 실로 놀라운 결과입니다.

물론 루피가 노력해서 이뤄낸 성과라고 볼 수는 없지만, 루피의 성공사례를 통해 우리의 대기만성형 성장에도 반드시 볕 뜰 날이 올 것임을 기대해 보게 됩니다. 존재감이 미약하고 캐릭터로서 큰 영향력이 없었던 시절에 제작사가 루피를 삭제했더라면 오늘날의 루피는 없었겠죠? 궂은일은 다 하면서도 외면받던 과거를 청산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이 희미한 존재감과 착한 이미지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잔망 루피'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루피의 예전 모습을 알고 있습니다. 기존 캐릭터의 이미지를 완벽하게 뒤집어버리고 귀여운 척은 기본이고, 화내고, 욕까지 하는 모습에서 묘한 페이소스를 느끼는 듯합니다.


대기만성형인 성공자들을 보면 대중은 더 열광하고 더 많은 찬사를 보냅니다. 루피의 상황과 비슷한 페이소스를 느끼는 겁니다. 그리고 '어쩌면 나에게도 저런 날이 올지 모른다'는 기분 좋은 긍정의 힘이 생깁니다. 그래서 고난과 역경을 딛고 일어선 성공스토리는 언제나 환영받는 영화 주제이기도 합니다. 사람들은 이런 영화를 보면서 자신도 그 영화의 주인공이 되는 상상을 통해 에너지를 얻고 도전에 대한 용기를 배우기 때문입니다. 루피는 어쩌면 루피의 과거를 아는 어른들에게 '영웅 신화'같은 페르소나로 존재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화를 내도 귀엽고, 욕을 해도 이해되는 이 핑크색 비버 캐릭터는 '조금만 더 노력하면 충분히 세상으로부터 사랑받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보내는 듯합니다.


세상이 빛의 속도보다도 더 빠른 변화를 거듭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초조하고 불안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진인사대천명'을 포기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안 해, 못해, 안돼'라며 대놓고 부정하지는 않지만, 은근히 발을 뺀 무기력 상태로 살아가기도 쉬운 요즈음입니다.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역병의 시대에 혼란 뒤에 숨을 것인지, 난세의 영웅이 될 것인지는 온전히 개인의 몫으로 남아 있습니다. 이런 시대에는 더 격하게 나를 지키고, 일으켜 세우고 해야 할 일에 몰입하는 용기와 끈기가 필요할지도 모릅니다.


아직 이루지 못하였으므로 포기하려 하셨다면 '루피'의 성공 사례를 생각하며 딱 하루만 더 앞으로 전진해 보시길 바랍니다. 가는 길을 바꾸기보다는 방법을 바꿔서라도 당신의 성공에 방점을 찍어 보시길 바랍니다. 그동안 쌓아 올린 노력들이 모두 연결되어 당신의 성공이 더 빛나고 더 화려하고, 더 많은 사람에게 귀감이 될지도 모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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