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카노와 연유라떼
1. 주말 아침이면 늘 와이프가 일어나기 전에 하는 일이 있다. 바로 커피를 사 오는 일인데.. 얼마 전까지는 캡슐커피를 내려먹다가 머신이 고장이 났는지.. 제대로 추출이 안되고 물이 새는 바람에 요즘에는 그냥 잠도 깰 겸 해서 얼른 씻고 자주 가는 동네 커피샵에서 나의 아메리카노와 와이프의 연유라때를 사 오는 편이다. 겨울에는 옷을 단디 챙겨 입고 나가야 해서 여긴 귀찮은 일이 아니었는데.. 요즘은 날이 따뜻해져서 가볍게 차려입고 나가도 되니 핑계 없이 즐겁게 사 오는 편이다. 이렇게 커피를 사 오는 주말의 아침은 하루를 시작하는 일종의 의식 같은 루틴이랄까? 한편으로는 카페인에 지배된 것 같아 씁쓸한감이 없지 않지만 그래도 맑은 정신으로 주말을 시작하는 건 나쁘지 않은 습관이라 생각한다.
2. 토요일 새벽에 인생에서 두 번째 야간산행을 했다. 항상 같이 가는 멤버들이 이번에는 용문산 백운봉 일출을 보자 해서 추진된 건데.. 내가 앞장을 서서 올라가니 뒤에 따르던 멤버들이 계속 찬찬히 가자고 클레임을...
매주 등산을 가다 보니 나도 모르게 등력이 높아진 모양. 속도를 조절한다고 하긴 했는데 다들 정상에 올라가니 지친 기색들이... 게다가 일출시간대의 백운봉은 바람마저 거세고 추워서 다들 힘들어했다.
그래도 산을 오르기 전 별빛 가득한 밤하늘과 구름사이의 일출의 광경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앞으로는 사람들 컨디션 잘 챙기면서 올라가야지.. (멤버들에게 다시 한번 이 자리를 빌려 사과를..)
3. 동생이 빌려준 플스 5 스파이더맨 2를 시작했다. 다른 게임하느라 동생이 빌려준 지 몇 달 만에 시작하게 되었는데.. 막상 해보니 왜 평점이 높은지 알게 되었다. 그래픽, 스토리, 최적화, 게임성까지 어느 하나 빠지는 것 없이 정말 잘 만든 게임이더라. 아직 초반이긴 한데.. 몇 달 동안 즐겁게 할 수 있는 게임이 생겨서 또 하나의 삶의 재미가 생긴 것 같은 느낌이다. 당분간 스파이더맨 하느라 시간 쪼개 써야 할 상황이 생길 듯싶다.
단상의 기록 0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