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서브컬처가 서브(sub)인줄 알고 있니?
Tech Otakus Save the World
당신이 서브컬처 게임 유저라면, 혹은 게임 업계 관계자라면?
이 문구를 보자마자 호요버스(Hoyoverse)를 떠올릴 것이다.
'테크 오타쿠가 세상을 구한다'는 메세지는 서브컬처 강자, 호요버스의 슬로건이다.
* 서브컬처(sub-culture)게임은 일본 애니메이션풍의 소녀 캐릭터를 내세워 세계관을 만든 게임을 의미.
거창하고 우스꽝스럽게 들릴지 모르는 이 말이 얼마나 큰 위력을 가지고 있는지 우리는 작년에 몸소 체감하였다.
호요버스가 2020년 9월 출시한 '원신'은 전 세계 누적 매출 7조를 넘어섰다. 이어 한국을 대표하는 서브컬처 게임 '블루아카이브'와 '니케'는 덕후의 대표국가로 알려진 일본에서 스테디셀러 반열에 올랐다. (블루아카이브의 국가별 점유율을 보면 일본이 74.5%를 차지한다.) 서브컬처 최신 트렌드를 엿볼 수 있는 아키하바라의 상점과 가판대에 국내 서브컬처 IP 굿즈가 여전히, 아직도, 활발히 판매되고 있다.
한류 열풍은 비단 K-pop과 K-드라마만 해당되는 게 아니었다.
2023년 게임업계는 서브컬처 장르가 중심을 이루며 오프라인 행사들이 춘추전국시대를 맞이했다.
시프트업이 개발한 '승리의 여신:니케'는 메이드 컨셉의 테마 카페를 열어 주목을 받았고, 일본의 최대 서브컬처 행사인 여름 코믹마켓의 기업관으로 참가하여 현지 팬들로부터 인기를 끌었다.
호요버스는 올림픽공원 내 경기장에서 자사 IP를 내세운 여름 축제를 성대하게 개최하여 3만 명 이상의 관객이 참석하는 성과를 보였다. 이 외에도 AGF(애니메이션 게임 페스티벌) 2023 행사가 역대 최다 방문객 기록을 세우는 등 서브컬처 키워드와 함께 ‘완판’과 ‘성황’이라는 단어가 계속 따라왔다.
서브컬처 게임은 탄탄하고 충성도 높은 팬덤이 형성되어 있어 인기 있는 IP를 굿즈,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서비스로 확장하는 원소스멀티유즈(One Source Multi-Use; OSMU) 전략이 가능하다. 이러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데 초석이 되는 마케팅은 오프라인 행사이다. 게임사들은 IP를 활용하여 유저들과의 의미 있는 경험과 소통을 위해 자체 오프라인 행사를 개최하고 해외 유저들을 대상으로 글로벌 게임쇼에 참가하고 있다. 게임사마다 덕심을 공략한 굿즈, 코스프레, 이벤트를 선보이며 유저들의 뜨거운 반응과 오픈런 행렬을 통해 영향력을 나타내고 있다.
애니메 엑스포는 로스앤젤레스 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북미 최대 규모의 애니메이션・만화 축제로 독립기념일과 함께 즐길 수 있도록 매년 7월 초에 개최된다. DC 코믹스 소속의 일러스트레이터, 일본 아티스트 등 업계 전문가들이 초청받아 행사에 참가하고 있으며, 사인회, 코스플레이쇼, 콘서트, 메이드카페 등 세계적인 서브컬처 문화 현상을 관찰할 수 있는 행사이다.
작년에는 에니메 엑스포가 개최된 1992년 이후로 최다 방문객 약 39만 명이 참관하였으며, 이는 게임쇼 중 최대 방문객이 모이는 게임스컴(32만 명) 보다 높은 수준이다. 더불어 애니메 엑스포가 시작되기 일주일 전에 1일권과 4일권(VIP) 입장 패스가 모두 매진되어 일부에서는 암표 거래가 성행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에서는 네이버웹툰이 미국 진출 9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맥도널드’와 공동 부스를 마련하였으며, 호요버스는 원신 캐릭터 특징에 맞는 ‘샹링’의 요리 기술과 ‘페이몬’의 음식에 대한 애정을 보여주기 위해 음식 축제 이벤트를 선보이기도 했다.
전 세계 20여 개국에서 열리는 코믹콘 중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샌디에이고 코믹콘은 북미에서 가장 크고 대중적인 코믹 축제로 1970년부터 시작되었다. 게임, 애니메이션, 방송, 영화, 음악, 피규어 등 글로벌 서브컬처 문화 콘텐츠를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으며, 마블, DC, 디즈니 같은 거물급 스튜디오의 주요 발표와 유명 인사들의 참가로 미국에서는 중요한 마케팅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작년에는 미국 배우조합(SAG)과 작가조합(WGA)의 파업으로 축소된 행사와 패널로 진행했지만, 스타파워 없이 15만 명이 방문하는 명실상부 세계 덕후의 축제였다. 국내에서는 8월경 ‘서울 팝콘’이라는 이름으로 코믹콘이 열리고 있다.
서브컬처 열혈팬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코믹마켓’ 혹은 ‘코미케’는 연간 2회, 여름과 겨울에 도쿄 빅사이트에서 열리는 일본 최대 동인지(同人誌, 취미가 같은 모임에서 만드는 책자, 잡지) 축제다. 일본에서는 여름 행사를 ‘나츠코미’, 겨울 행사를 ‘후유코미’로 구분하여 부르고 있다. 코믹마켓은 애니메이션, 게임을 좋아하는 팬들의 창작물이 전시되고 판매와 구매가 활발히 이루어지며 코스프레도 빠지지 않는다. 다른 글로벌 게임쇼와 차별점은 동호회, 기업, 운영요원 모두 대등한 참가자로 비영리 중심으로 활동한다. 이틀간 3만 개 이상의 부스와 25만 명 이상이 참가하는 큰 행사를 운영하는 스태프가 자원봉사자라는 사실은 놀랍다. 아마추어 동호인들과 팬들의 자발적이고 자유로운 창작문화를 마음껏 실천하는, 서브컬처 팬덤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행사라고 볼 수 있다.
작년 코믹마켓(C103)에서는 넥슨 ‘블루아카이브’가 1,700개 이상의 가장 많은 동인부스를 기록하며 한국 서브컬처 게임의 인기를 입증하였다. 올해 8월 11일에 개최되는 코믹마켓 C104 참가 신청은 2월 20일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세계 3대 게임쇼 중 하나로 업계에서 지명도 높은 도쿄게임쇼는 전 세계 게임사들이 서브컬처 게임의 테스트베드로 참가할 만큼 글로벌 유저를 공략하는데 중요한 행사로 여겨지고 있다. 다른 게임쇼와는 달리 도쿄게임쇼에 방문할 시에는 입장권을 출력해서 가지고 가야 하며 명함과 신분증 확인 후에 입장이 허용된다. 비즈니스 패스의 경우 모바일권을 현장에서 출력할 수 있게 지원하고 있다.
2022년에 36개의 한국 게임사가 도쿄게임쇼에 참가했으며, 2023년에는 그 수가 62개로 증가해 중국(72개사)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참가 기업수를 기록함으로써, 한국 게임사의 참가 비중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전 도쿄게임쇼는 현지 유저의 성향을 고려하여 콘솔 플랫폼에 치중되어 있었지만 작년에는 PC 및 모바일 등 다양한 플랫폼을 강조하며 메타버스와 가상 스트리머 산업 또한 화두에 올랐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 시작된 TSGVR 가상 게임쇼를 통해 전시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AGF는 2018년부터 시작하여 매년 12월 초, 주말에 일산 킨텍스에서 개최되는 국내 서브컬처 게임쇼다. 작년에는 유저들이 한정판 굿즈를 받고 이벤트에 참여하기 위해 오픈 전 새벽부터 대기하는 진풍경을 만들어낼 만큼 대세를 입증한 행사이다. 시프트업 게임사는 밤샘 대기 유저들을 위해 핫팩을 제공하여 화제를 모았으며 2023년 참여 관람객이 약 6만 5천 명으로 매년 역대급 관람객과 참가 기업수를 경신하고 있다.
AGF에는 게임 캐릭터를 연기하는 일본의 인기 성우와 개발 디렉터들의 라인업이 풍성하다. 레드, 블루스테이지라고 불리는 특설무대에서 콘서트, 사인회, 포토타임 이벤트가 활발하게 진행되는데 나 혼자만 레벨업, FGO, 블루아카이브 등 13개의 인기 IP 성우와 디렉터들이 내한하여 팬들과 적극적인 소통에 나섰다. 또한 니케 부스에는 유형석 디렉터의 방문에 이어 시프트업 김형태 대표가 예정에 없던 무대에 올라 팬들의 환호를 받는 등 게임사마다 팬서비스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우리 회사(아이데틱)는 꽤 오랜 기간 많은 게임사들과 연을 맺고 전시마케팅 기획부터 운영까지 총괄해 왔다. 특히 텐센트, 시프트업, EA 같은 세계적인 게임사들의 브랜딩, 해외 진출, 게임 런칭 등 마케팅을 맡아왔는데, 이러한 경험들이 쌓여 이제는 제법 잘 알려진 에이전시이자, 신뢰받는 파트너사로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2021년부터는 서브컬처 장르의 신작 게임들에 대한 마케팅을 전담하게 되었는데, 2021 지스타에서 시프트업 ‘승리의 여신: 니케’ 신작 발표를 위한 전체 기획을 맡았다. 이어 2022 지스타와 2023 게임스컴에서는 플린트의 '별이되어라 2' 출시를 위한 마케팅을 총괄하였고, 2023 지스타에서는 웹젠의 서브컬처 신작 게임 '테르비스'의 전시를 총괄하였다.
시프트업 2021 G-STAR 영상 : https://vimeo.com/654408298
우리가 가장 잘하는 것에 능력을 발휘하기 위해선, 업계의 트렌드를 빠르게 파악하고 이용자의 니즈를 정확히 이해하여 마일스톤을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노력들은 두 발로 뛰었던 현장 경험과 납득할 만한 실제 성과들을 기반으로 '서브컬처 유저 경험'에 특화된 에이전시로서 인지도가 높아지게 되었다.
애슐리 정(Ashley S. Jung) 대표님은 “서브컬처 게임은 캐릭터의 개성과 세계관을 활용하여 콘텐츠 매력을 게임 안팎으로 유저들에게 전달하고 지속적으로 소통하는 것이 핵심이기에 게임쇼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고 말씀하시면서 "글로벌 게임쇼의 특징과 현지 유저 성향을 이해하고 전략적인 판단으로 기획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대표님의 말씀이 트리거가 되어 만들어진 '2024 글로벌 서브컬처 게임쇼 로드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