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콩이야기
제가 존경하는 장항준 감독이 그랬습니다.
나이 들면 남자들은 뚜껑 싸움이라고.
가끔 전동차 뒤에 매달려 바라보는
아빠콩의 정수리,
햇볕에 익어 불그스름한 피부가 점점 넓어진다 싶더니
평소 평화주의자인 우리 집 아빠콩도
결국 한 올 한 올 날리는 탈모와의 전쟁을 시작했습니다
나이가 드니 어쩌나요, 자연스러운 일인걸요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란
검은콩 고소하게 볶아서 잘 갈아주는 수밖에요
(어제는 새카맣게 태워버렸네요 미안)
괜찮아, 그래도 당신이 젤 멋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