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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박사님을 아세요 Jan 03. 2023

[미국박사 지원] (3) 유학 준비를 위한 퇴사 결정

2021년 6월 27일. 어느덧 6월의 마지막주가 다가오고 있다. 오랜만에 외할아버지, 외할머니를 찾아뵙고 일요일 저녁 10시 세종 오피스에서 일기를 쓴다.


금년도 초 지도교수님께서 연구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연구실에서 유학 준비를 하는 것이 어떻겠냐는 의견을 주셨다. 당시 IELTS 목표점수를 획득하지 못한 상황이었기에  최종 결정은 영어점수를 획득한 이후 다시 한 번 논의하기로 했다. 6월 초, 길고 길었던 IELTS의 대장정을 드디어 마쳤다. 성취감의 기쁨도 잠시, 그동안 영어시험으로 미뤄왔던 향후 계획에 대해 결정해야 할 순간이 다가왔다.


6월 한달 간 나는 두가지의 갈림길(1. 회사에서 유학준비, 2. 연구실 복귀)에서 수많은 고민을 했다. 주변 사람들의 조언을 들어보기도 하고 여러 책들을 읽어보기도 했으며, Youtube에서 진로선택, 퇴사에 대한 동영상을 보기도 했다. 그렇게 하면 어느 정도 방향성이 잡을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그럴수록 내 마음은 마치 갈대처럼 이리저리 흔들렸다.


이후 다른 사람들의 조언은 듣지 않기로 했다. 스스로의 판단을 통해 내 인생을 결정하고 싶었고 그래야 어떤 결과가 나오든 후회가 없을 것 같았다. 무엇보다 남들이 판단하는 상황, 특히 교수님과 나와의 관계는 당사자인 나 이외에는 모두 간접적인 정보를 통해 의견을 주는 것이므로 주변 사람들의 걱정 대신 내가 직접 느끼는 것을 믿기로 했다.


고민을 할수록 연구실로 복귀하는 것으로 마음이 기울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약과 같은 월급과 연구실에서의 예상되는 험난한 생활이 최종 결정을 방해했다. 야속하게 흘러가는 시간 속에 나는 우선 교수님께 면담 신청 메일을 보냈다. 이번주 화요일 교수님과 면담이 잡혀졌고 오랜만에 연구실에 찾아갔다. 약 2시간 정도 교수님과 이야기를 나눴다. 교수님께서 내 진로에 대해 진심으로 고민해준다는 것을 느꼈고, 속단하긴 이르지만 남들이 우려했던 상황들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았다. 그 자리에서 나는 교수님께 8월에 연구실에 들어가기로 말씀드렸다. 어느정도 마음의 정리가 된 후, 오늘 부모님께 나의 결정을 말씀드렸다. 석사생활 얼마나 고생했는지 아셨기 때문에 혹여나 반대하시지는 않을까 생각했지만,  예상외로 부모님께서는 나의 결정을 믿어주셨다.


약 한 달 동안의 고민을 마치고 이제 다시 달려보려 한다. 나의 첫 직장의 생활이 얼마남지 않았고 이 사무실에서 밤늦게 혼자 시간을 보낼 일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에 마음이 뒤숭숭하지만 앞으로의 여정도 잘 헤처나갈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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