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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참나 Nov 19. 2020

의지와 욕망의 방향이 합치될 때 편안함이 온다.

[2020.10.29~11.9] 미라클 모닝 일지



Oct 29.


  10월의 끝자락에 다가간다. 끝이 있을까 싶던 일들이 시간이 지나고 어느새 자리를 잡았다. 원래 있던 바로 그 자리는 아니더라도 새로운 어딘가에 발을 디뎠다.
  인생은 덧없다고들 한다. 내게 남은 시간은 길면 60년 남짓이다. 지금까지의 인생이 얼마나 빠르게 흘러가버렸는지를 생각한다면 남은 60여 년도 눈 깜짝할 사이에 코 앞으로 닥쳐올 것이다. 불치병에 걸린 누군가를 마음 아파하기 전에 나의 인생도 생각보다 훨씬 빨리 소진될 수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요즘 항상 마음에 두는 말.
  메멘토 모리

  내 삶의 목표는 망설임 없이 사랑하는 사람들과 건강하고 행복하게 사는 것이다. 그 궁극적인 목표를 위해 돈을 벌고, 자기 수양을 하고, 친구와 가족들을 챙기는 부차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 어디까지나 도구이며 수단이다. 그리고 나는 그 과정마저도 내 궁극적인 목표에 부합하도록 살고 싶다. 매 순간순간을 행복으로 채우고 싶다. 나의 행복을 위해 지금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정말 내가 원하는 것,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나는 그것을 찾고 있다.



<열두발자국> 정재승






Oct 30.


  어제와 오늘, 차를 두고 지하철로 출근을 했다. 운전대 대신 좋아하는 책을 잡고 건강한 두 다리로 서있는 시간이 참으로 감사했다. 좋아하는 동료를 역에서 만나 함께 버스를 타고, 편의점에 들려 간식거리를 사서 나왔다. 교실에 도착해 차분하게 커피를 마시며 잠깐 뉴스를 보았다. 나의 행동에 어떠한 무리도 없는 자연스러운 하루의 시작이다.

  지나침. 간절함. 어떻게든 해내는 것.
  요즘 경계하는 것들.

  무리하지 않는다. 무엇이든 자연스럽게, 나를 불편하게 하지 않는 것들을 선택하기로 한다. 마음이 편치 않다는 것은 내 스스로 알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이 내가 진정 원하는 것이 아니거나, 부작용이 있을 만큼 내 그릇을 넘어서는 일이거나.

  힘든 선택을 무작정 회피하는 마음과는 다르다. 나는 안정을 추구하는 사람이지만 생각보다 도전적인 사람이기도 하다. 정말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일이라면 오히려 마음을 단단히 먹고 뛰어드는 편이다. 결국 마음의 편안함은 일의 강도에 달려있기보다는 나의 의지와 욕망의 방향이 합치하는지 여부에 상관한다.

내 마음의 방향대로. 그렇게 살자.






Nov 1.



  코로나 때문에 조금은 초라했던 할로윈이 지나가고, 11월이 되었다. 어느새 올해가 2달밖에 남지 않았다는 사실이 놀랍다. 또 한 해가 가버리기 전에 나는 해야 할 일들과 하고 싶은 일들이 있다. 해내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당장 오늘, 지금 행동하는 것이 시작이다. 미루기만 하다가는 또 후회를 남긴 채 새해를 맞게 된다.

  올해 안에 하고 싶은 일은
1. 내 집 마련: 내가 원하는 곳에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 가까이에 집 마련하기.(이 글을 쓰는 지금은 이미 집 계약을 했다!)
2. 미니멀 라이프 구현: 무리한 미니멀리즘보다는 삶에 경쾌함을 주는 비움 실천하기. 날 족쇄처럼 잡는 물건들 처분하기.
3. 건강 챙기기: 만수무강을 위한 건강 챙기기. 올해 살이 5-6kg 정도 빠졌다. 음식과 스트레스가 건강과 직결됨을 느꼈다.

  그러기 위해 오늘 할 일
1. 부동산 전화해서 남향 매물 나오면 연락 부탁하기
2. 미니멀 라이프는 청소에서부터 시작! 이곳저곳 치우며 필요 없는 물건들 5개 이상 찾아내어 버리기.
3. 좋은 음식을 먹되, 무엇을 먹든 행복하게 먹기. 편안함을 내 마음의 디폴트 값으로 두기.






Nov 2.



  평소보다 30분쯤 일찍 집을 나섰다. 간혹 이상하게 차가 막히는 날이 있어 미라클 모닝 루틴을 학교에 출근해서 하는 편이다. 그런데 오늘이 바로 그날이었다. 사고가 난 것도 아닌데 이상하게 차가 엄청나게 막히는 날. 8시 전에 도착해 미라클 모닝을 하고 아이들을 맞으려던 계획은 변경. 그래도 그때 나오길 얼마나 다행인지!

  못했던 미라클 모닝 루틴 대신 미라클 애프터눈 루틴을 한다. 종종 나는 목적을 잊고 행동 자체에 매몰되곤 한다. 예를 들면 노트 정리. 분명히 공부를 잘하려고 노트 정리를 시작한 것인데 나중에는 목적은 잊히고 행위만 남는 것이다. 무지개색 밑줄과 함께. 필기를 하는 순간, 열공하고 있다고 착각하는 것처럼 미라클 모닝도 그 자체로 나는 열심히 살고 있다고 위로를 받기도 한다. 하지만 내 미라클 모닝의 목적은 내 삶의 주인이 나임을 자각하고, 목적과 방향을 정립하여 하루를 살아내는 것이다. 아침이라는 시간이 틈을 내기 가장 쉽고 효과적이라고 생각해서 미라클 ‘모닝’인 것이지 미라클 ‘이브닝’이 된다고 해서 실패감을 느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아무 생각 없이 현대 사회의 소작농으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하루에 한 번이라도 나의 몸과 마음을 돌아본다면, 내 행복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실천한다면 모닝이든 이브닝이든 기적 같은 변화가 찾아오지 않을까.






Nov 8.


 람다스. 우리의 목표는 삶과 더 깊게 관계를 맺는 것이고, 애착은 덜어내는 것이다.

  오랜만에 가이드 명상을 했다. 내레이터가 말했다.

  “집착하는 감정이 줄어들수록 고통도 줄어듭니다.”

  정말 그렇다. 번민은 집착과 함께 생겨나고, 내려놓음과 함께 사라진다. 명상의 목적이 마음의 평화를 찾고, 건강한 컨디션과 활력을 얻는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명상은 그저 그런 자신의 몸과 마음을 바라볼 수 있게 해주는 것이라고 했다. 인생의 덧없음을 이해하고, 변하는 관계와, 몸과, 마음을 조금 더 편안하게 보내주는 것이다. 어쩌면 그런 마음가짐이야말로 나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로구나 싶다.

  나는 오늘 집을 샀다. 계약금을 걸고 매매계약서만 쓴 것이지만 어쨌든 집을 사는 과정을 시작했다고 할 수 있다. 서울 지도를 펴놓고 찾으라 하면 콕 짚어내기도 어려운 작은 집. 하지만 내 집이 생긴다.

  적당히 모던하면서도 북적대지 않는, 편의시설은 가깝지만 유흥시설은 없는 그런 곳을 원했다. 한강에 걸어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이웃사촌이 된다면 더욱 기쁘겠다고 생각했다. 아이가 없고, 짐 줄이기에 거부감이 없는 나로서는 당연히 공간을 내어주고 입지를 선택했다. 언젠가 필요하다면 조금씩 늘려가면 되겠지 하고 편히 생각하기로 했다.

  주말에 기약 없이 만나 이웃 친구들과 커피를 마시고, 한가로이 한강을 산책하다 걸어서 집에 오고, 2년 뒤를 생각하며 또 어디로 가야 하나 고민하지 않아도 되는 삶을 상상한다. 지금은 그것만 하기로 했다.

  ‘결핍’ 대신 ‘있음’에 집중하면 돈을 끌어당긴다는데 신기하게 정말 그런 것 같다. 요즘 생각과 그 생각이 만들어내는 기운의 힘을 느낀다. 도를 아십니까에 빠진 것은 아니지만 분명 내가 강하게 가진 생각이 무엇이냐에 따라 뿜어져 나오는 아우라도 달라지는 것 같다. 건강한 에너지를 가진 사람이 되고 싶다. 순간의 행복과 세상의 아름다움을 음미할 수 있는 사람이 되자.



Nov 9.



  마음이 바쁘기 쉬운 월요일 아침이다. 잠을 얕게 자긴 했지만 덕분에 6시 반 알람을 듣고 바로 일어났다. 요즘은 미라클 루틴을 출근 후 하곤 했는데 오늘은 왠지 바로 하고 싶었다. 20여분의 명상, 운동, 확언을 마치고 따뜻한 국에 밥을 말아먹는 중이다. 국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 날이 추워지니 따뜻한 국이 몸 안에 흘러들어 가는 그 느낌이 좋다. 어쩌면 몸 안으로 가장 깊숙이, 빠르게 온기를 전달하는 방법이다.

  한 수저 한 수저를 넘길 때마다 이 밥알 하나하나의 힘으로 나는 월요일을 힘차게 시작할 거라고 믿는다. 이번 한 주도 즐겁고 좋은 일들이 많이 생겨나는 감사한 일주일이 되리라 믿는다. 안과 밖이 모두 건강한 사람이 되기 위해 나는 노력하고, 놓아주고, 기다릴 줄 아는 사람이 된다.

  행복한 월요일의 시작이다.



아침의 책들



<나의 하루는 4시 30분에 시작된다> 김유진

요즘 교보문고 베스트셀러 칸에 쫙 깔려있는 책. 한동안 습관, 아침 기상 등에 대한 책을 많이 읽어서 좀 지겨웠다. 지인이 추천해줘서 읽었는데 좋았던 점은 아침 일찍 일어나서 무언가를 하라고 강요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미라클 모닝 같은 경우는 융통성 있게 변형하라고는 하지만 정해진 6단계를 해야만 할 것 같은 강박이 느껴진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작가가 아침에 일어나 영화도 보고, 책도 읽고, 여유롭게 하루를 시작하며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변화를 보여주는 것이 좋았다. 그게 지금 내가 느끼고 있는 변화이기 때문이다. 예전처럼 미라클 모닝의 단계를 철저히 지키는 건 아니지만 과거의 아침과 현재의 아침은 확연히 다르다. 일단 밥을 챙겨 먹는다는 것, 천천히 물을 마시거나, 무리 없이 6시 반쯤에는 눈이 떠지는 것. 더 일찍 일어날 때는 영화나 tv쇼를 보기도 한다. 하고 싶은 것을 하며 하루를 시작하는 것만으로도 내가 이 하루의 주인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키다리 아저씨> 진 웹스터

  어릴 때 워낙 좋아하던 책인데 초판본 디자인이 나와서 구입했다. 머리맡에 두고 자기 전에 한 두 페이지씩 읽으면 기분 좋다. 쥬디의 밝은 에너지가 전해진다. 2달러에 산 중고 마호가니 책상, 서랍장을 계단처럼 밟고 올라가 바라보는 창밖 풍경, 실크 스타킹을 사고야 만 허영과 이를 고백하는 솔직함. 모든 것이 사랑스럽다.
<존 리의 금융 문맹 탈출> 존 리

 * Financial literacy 금융 문맹은 돈이 어떻게 생기거나 조달되고, 유통되고, 사용되는지, 어떻게 인간의 삶에 (혹은 경제활동에) 연관되는지, 돈이 어떻게 불어나거나 줄어드는지, 돈의 가치가 왜 오르거나 내려가는지, 등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것을 의미한다.
* 금융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삶은 시간이 지날수록 극명하게 차이가 난다.
* 돈을 감정적으로 다루는 사람들은 반드시 그 대가를 치르게 되어 있다.
* 내가 누군가를 위해서 하는 노동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누군가가 나를 위해서 일을 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 월급의 10~20%는 무조건 투자한다고 생각하라.  
* 부자처럼 보이는 라이프 스타일이 아닌 pay yourself first! 부자처럼 보이려고 아등바등했던 라이프스타일에서 부자가 되어가는 라이프스타일을 택하자.
* 순서의 차이가 크나큰 경제적 어려움을 초래한다. : 천만 원을 가지고서 일억 원을 만든 다음에 백만 원짜리 명품 백을 갖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지만, 천만 원을 가지고 있을 때 백만 원짜리 명품 백 울 사는 건 잘못된 라이프 스타일이다.
* performance chaser가 되지 말고 기업의 fundermental을 보고 장기 투자하자. 주식 투자의 본질은 좋은 기업에 오랫동안 투자하는 것이다.
* 금융 문맹인지 아닌지를 체크하는 질문들에 답할 수 없어 좌절했다. 시험지에 아는 문제가 하나도 없는 느낌? 내가 바로 금융 문맹이구나 깨달았다.
* 내 육체가 강건할 때 얻은 소득의 일부를 일하게 하지 않으면 육체가 쇠약해지는 시점에서부터 노후가 힘들게 된다. 주식에 꾸준하게 투자하기 시작하면서 노동과 자본이 같이 일하게 되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본으로 인해 발생하는 소득의 비중이 노동으로 벌어들이는 소득 비중보다 점점 커지게 된다.
* 이 책을 읽으면서 처음으로 내가 받을 연금을 알아보았다. 교사이셨던 부모님의 연금만 보고 그래도 이 정도는 되겠지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170도 되지 않는다. 반타작이 났다더니 현실은 반도 넘게 깎였다. 200도 안 되는 수입으로 노후를 우아하고 자유롭게 보내기에는 부족하다. 지금부터 나의 노동과 자본이 함께 일하게 만들어야 한다. 목표는 서울 안에 내 소유의 집과 차, 연금과 더불어 고정 자본 수익 약 ***(부동산, 미국 배당주, 펀드와 채권, 연금보험은 제외)
* 한국의 지나친 사교육비가 아이들의 경제 독립을 위해 쓰이는 것이 옳다는 것에 동의한다. 함께 주식을 사고, 경제를 이야기하고, 인플레이션을 이기는 방법에 대해 일찌감치 알게 해야 한다.
* 장기투자의 중요성에 대해 꾸준히 역설하는 책이다. “트레이더가 아닌 인베스터가 되어야 한다.” “주식투자는 노후 준비를 위한 것이다.”
* 주식을 살 때와 팔 때 모두 목적과 기준이 명확해야 한다. 지금의 나는 그렇지 않은 것 같다. 나만의 투자 기준과 목적을 정립해야겠다.
* “Make your money work harder than you.” 노동자의 모자와 자본가의 모자를 동시에 써야 한다.
* 변동성과 위험을 구별하자. 변동성은 컨트롤할 수 없으며, 언제나 존재한다. 변동성에 흔들리지 말자.
* 지금 나는 미국 주식만 투자 중인데 이 책을 읽으면서 국내 주식에 대해서도 관심이 생긴다. 사실 국내 주식은 실제 기업의 펀더멘탈과 상관없이 흔들리는 경우가 많아서 투자하기가 불안했다. 그래도 미국 주식에 비해 세금이나 수수료 등 장점이 많으니까... 한 번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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