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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안 백성우 Aug 03. 2020

백성우의 문화산책

에피소드-5 "난계박연과 국악축제"

 여름과 겨울의 경계선! 우리는 가을이라 부르기도 하고, 축제의 계절이라 부르기도 한다. 대한민국의 대다수의 축제가 개최되는 가을중에서도 가장 많은 개최일정을 이루던 축제의 황금시기인 10월 첫째주부터 셋째주 일요일까지 모든 일정이 마무리 되었다. 


 올해는, 왕산악, 우륵과 함께 3대 악성중의 한분이신 ‘난계 박연’이 탄생하신지 64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고, 돌아가신지 56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영동은 국악과 과일의 고장으로서 난계 박연의 태어난 고향으로서 대단한 자부심을 느끼는 고장이다.


 제51회 영동난계국악축제를 무사히 마쳤다. 호응과 비판이 여전히 공존한다. 영동의 국악축제는 축제가 가지는 전형적인 문제를 모두 다 가지고 있다. 축제의 역사가 오래되었고, 축제의 소재가 주는 인물의 고증의 한계가 여전히 존재하고, 축제의 원천 소재인 ‘정악’과 ‘궁중음악’이라는 정적인 한계 등 이 있지만, 이제는 조금씩 제자리를 찾아야 할 시기가 온 것 같다.


 문화관광축제 우수축제로 일몰제 졸업의 결과라고 하기엔, 문제가 심각하다. 문화관광축제 제도권 재진입자체가 안되는데도, 여전히 영동난계국악축제를 문화관광축제로 인식하는 문제가 있다. 국악이라는 좋은 소재로 영동이라는 지역에서 지역대표공연예술제로 자리잡기 위한 대안을 몇가지 다루고자 한다.


 우선은, 축제의 오래된 역사와 시간의 문제이다. 축제는 사람의 나이와 같이 반응이 나타난다. 불혹을 넘기면 축제의 고집이 생기고, 지천명을 넘기면 축제가 안주하기를 바란다. 오래된 역사형 소재를 가지고 있는 축제가 개선과 개발이 어려운 이유이기도 하다. 국악이라는 타이틀의 유일한 축제가 매너리즘과 정적인 한계를 벋어나기 위해서는 지역내 국악에 대한 문화가치에 대한 공감대와 지역대표공연예술제로서의 ‘국악예술’에 대한 분위기가 형성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영동내의 각 공방과 국악과 관련된 문화예술계 인사들마저 각각의 가치를 지향하고 있어 안타깝다.


 둘째는. 무엇보다 국악축제의 시발점이자 축제의 원천소재인 ‘난계 박연’선생에 대한 정확한 고증과 사료 발굴, 업적의 가치 재발견을 통한 기념사업의 확장이 필요한 시기이다. 올해 난계 박연 선생 탄생 640주년이라는 말을, 타지 사람인 내가 먼저 꺼냈을 때 정말 그러냐?는 대답에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난계국악축제는 난계 박연 선생에 대한 사료 발굴, 가치 재발견에 대한 작업이 지금이라도 시작이 되어야 한다. 난계기념사업회 뿐만 아니라, 타 국악과 관련된 예술단체는 이점에 대한 참여를 확대해 나가야 한다.


 마지막으로 국악축제의 가장 큰 헤게모니 극복이다. 국악축제는 항상 대중성을 지향하면 축제의 가치가 떨어지고, 축제의 예술성을 지향하면 흥미가 떨어져 관중이 외면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어쩔수 없는 것 같다. 외래문화와 대중문화에 익숙한 사람들에 흥미와 집객만 바라는 전략만 써왔으니, 질적향상에 필요한 우수한 콘텐츠를 축제에 다루어도 익숙하지 않은 대중의 판단을 기대해야 한다.

 개인적으로 누군가가 나에게 이런말을 한적이 있다. “올해 국악축제는 연예인이 너무 약하지 않나요?” 나는 이렇게 이야기를 해줬다. “연예인은 축제를 위한 축하정도의 프로그램으로 적합하지, 전 기간 연예인이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국악축제의 본연의 가치의 확장을 위해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말이다.


 영동난계국악축제는 장기적인 방향을 잡으면 충분히 경쟁력 있는 축제라고 생각된다. 이 축제를 그동안 관광과 지나친 흥미위주의 프로그램만 집착하다가 축제를 도태시키고 말았다. 축제는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평가를 하게 마련이다. 


 30여년만에 지역에서 불려지던‘난계추모가’의 가사와 악보가 복원되었다. 조금 부족한 국악축제의 평가가, 장기적인 본연의 가치 구현 작업에 속도를 늦추는 계기가 되어서는 안된다.  


2018.10.23-대전일보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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