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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킹 Aug 17. 2020

남들이 모르는, 누구도 가보지 않은 나만의 코스

달리기 없는 달리기

작은 일이 완벽함을 만든다 
그리고 완벽함은 결코 작은 일이 아니다


빈자리가 쉽게 나지 않는 회사 화장실을 드디어 차지하였을 때 눈 앞에 마주한 문구였다. 

'음 왠지 화장실에 어울리지 않으면서도 묘하게 어울리는 것 같아...!'

그런 생각과 함께 나의 작은 것들을 배출해 내었다. 그리고 이것들이 모여 완벽한 사람을 만드는 반증이라는 생각을 떠올리며 만족감에 고개를 끄덕였다.




사람들은 새로운 것을 원한다. 마치 잘생긴 정우성 얼굴 마냥 짜릿하고 늘 새로운, 그런 것 말이다.

나도 늘 새롭고 싶다



달리기 모임을 하다 보면 새로운 것에 대한 사람들의 갈망이 느껴질 때가 있다. 똑같은 속도보다는 변주를 주는 러닝을, 진부한 코스보다는 가보지 않은 곳을 달리고 싶어 한다. 매번 새로운 것을 찾고 달리는 재미가 좋기는 하다. 그렇게 새로운 것을 찾아서 시도하지만 그 새로운 것 또한 영원하지는 않다. 새로운 길도 결국에는 달려 본 길이 되고, 그 길도 반복되면 언젠가는 지루하게 된다.




그렇다면 세상에서 가장 좋은 달리기 코스는 어디일까? 이번 기회에 그 누구도 갈 수 없으며 나만 알고 싶은 장소를 알려주겠다. 이는 미국 CNN 뉴스와 영국 BBC가 공동으로 조사한 2019 최고의 러닝 코스에는 선정되지 못했고, 실제 이런 조사를 했는지도 모르겠지만 분명 최고의 코스라고 당당히 소개할 수 있다.






그곳은 바로!!




























60초 뒤에~~
























바로 집 앞 가장 가까운 곳이다. 

집에서 가장 가까우면서 뛰고 난 뒤 집에 가기 가장 쉬운 곳이다! 어떻게, 공감이 좀 되시는가? 하하

공감이 안되었는가? 그렇다면 미안하다. 사과할 수밖에 없다.


우리가 달리기를 할 때 많은 것들이 하나같이 중요하기는 하다. 자세, 호흡법, 러닝 장비 등등. 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꾸준하게 달릴 수 있는 환경 아닐까? 그리고 그 환경은 스스로 만들 수 있다.

무던하게 꾸준하게, 누군가 찾아 오든 찾아오지 않든 달릴 수 있는 나만의 코스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겠다. 그리고 그 코스는 쉽게 갈 수 있어야 한다. 아무리 좋은 곳이라도 버스를 타고 지하철을 갈아타고 1시간 반이나 걸려서 가야 하는 곳은 한 번쯤 가볼만한 좋은 코스는 될지언정 결코 나에게 최고의 장소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적어도 나에게만큼은 최고의 러닝 코스가 되려면 내가 가고 싶을 때 갈 수 있고 뛰고 싶을 때 뛸 수 있어야 한다. 세상 어디든 모든 곳이 러너들의 코스가 될 수 있지만 남들이 모르는, 그 누구도 가보지 않은 코스는 바로 나만이 만들 수 있다. 



새로운 코스는 다이어트 중에 찾아오는 치팅 식사 같은 것이다. 맨밥 같던 나의 러닝에서 가끔씩 눈 돌아가게 당기는 뚱카롱 같은 것 말이다. 

맛있긴 맛있다. 인정




처음에는 러닝이 조금 지겹기도 할 테다. 매번 가는 길이 익숙해지면 자극이 되지 않는다. 사람들과 어울려 새로운 곳에서 달려보고 싶고 또 SNS에 인증도 하고 싶다. 인싸의 길은 이렇게 멀고 험하다. 


하지만 내 발길이 가장 많이 닿아있는, 익숙함이 뚝뚝 묻어 있는 코스를 가지는 것도 멋있다. 이런 작은 것들이 모여 나만의 달리기를 완성한다. 그렇다면 나의 코스는 결코 사소하거나 모자라지 않은 것이 된다. 이렇게 그 누구도 가보지 못한 나만의 코스가 만들어진다. 


어디가 됐든 나만의 길 하나 정도는 섭외해두자. 그곳에서 주인공은 언제나 당신이다:)



남들이 모르는, 누구도 가보지 않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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