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라를 마실 때 빨대로 부글거리지 않고
아이스크림을 휘저어 죽처럼 만들지 않고
"이게 뭐야?"대신 "나도 알아"라고 말하게 돼
친구를 만나기 전엔 약속이 필요하고
지갑 없인 아무 데도 갈 수 없게 되지
만 원짜리 한 장으론
세상 모든 걸 살 수 없단 걸 알게 되고
내가 하는 거짓말에 부모님도 속아 넘어 가
3년 전에 산 옷도 여전히 내 몸에 맞고
처음 보는 사람에겐 존댓말을 쓰게 되지
더 이상 생일을 기다리지 않게 되고
혀도 대기 싫던 쓴 술이 달게 느껴지고
혼자 걷기 힘들어도
아무도 날 업어주지 않는다는 걸 알아
가끔은 비겁해지는 게 편하고
착륙 없는 비행을 하며 살겠다는
어느 아이의 당찬 각오에
코웃음을 치게 되고
결국 흠 없는 완벽한 상태는
이 세상에 없다는 걸 인정하게 되지
모든 아름다운 것들 뒤에는
아름답지 못한 것들이 숨겨져 있다는 걸
알게 되고
'어쩌다 보니'와 '그럭저럭'을 입에 달고 살고
더 이상 신기한 일이 없어
이 모든 게 어른이 된다는 것
어.른.이.된.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