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 0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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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에게 원점은 0이 아닌 마이너스거든요.
그래서 저는+1을 만드는 건 바라지도 않고 0 그 지점까지 가기 위해 또 노력하는 것 같아요.
언제 완성될지도 모르겠고,
그게 또 언제 무너질지 모르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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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을 헤매다 길을 잃고 그러다 또 헤매기를 반복했는데 눈을 떠보니 이렇게 됐다.
“아니야 괜찮아”, ”괜찮아질 거야“라는 말이 왜인지
“너는 안 돼”, “안 될 거야”라고 들리는지 모르는 날들이 많아졌다.
어느 날은 친구랑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친구가 ”아니야“라고 했지만 나는 속으로 ’네가 뭘 알아‘라며 좋은 말들을 스스로 내치고 있었다.
집에 돌아와서 스스로 얼마나 한심한가를 생각해 봤더니 말로 다 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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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누군가는 계속해서 나의 쓸 만한 가치를 꺼내어줬다.
나는 0이 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