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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날이 있다.
온 마음을 다해도 내가 생각한 것의 반에 반도 되지 않는 날.
무던히 걸었고 또 걸었다.
하지만 결국 내 손에 들린 것은 보이지 않는 변형된 마음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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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 속에 침범한 어떤 마음이 있었다. 그 마음을 헛되게 하고 싶지 않아 사방을 둘러봤지만, 결국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만 잔뜩 안은 채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이만하면 된 걸까, 주문을 외우고 또 외웠다.
그렇게 허무하게 오늘 하루는 끝이 나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