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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솔낭 Feb 07. 2023

맹그로브 보러 간 랑카위에서 원숭이한테 빵을 뜯기다

5박 6일 말레이시아 여행기(1)

2023년 새해를 열며 말레이시아의 랑카위, 쿠알라룸푸르를 애인과 함께 다녀왔다. 2022년 여름 뒤늦게 코로나19에 걸려 애인과 번갈아가며 앓으면서 코로나19의 위세가 아직 떨어지지 않았음을 느꼈으나, 사회적 거리두기 등 규제는 많이 풀렸기 때문에 지금이 적기였다. 그리고 그냥 가고 싶었다! 어디라도 떠나고 싶었던 차에 코타키나발루의 석양과 반딧불이가 눈물 날 정도로 아름다웠더라는 이야기를 듣고 난 후로 언젠가 꼭 가야지 하고 벼르고 있었다. 계획을 짜다보니 결국 코타키나발루가 아니라 랑카위와 쿠알라룸푸르를 갔지만.


가기 전부터 다른 사람들의 여행 브이로그, 블로그 후기, 여행 관련 책들을 찾아보며 기대를 키웠다. 비행기와 숙박은 미리 예약하는게 편하니 스카이스캐너나 아고다 사이트를 이용했는데, 유가가 상승한 이후로 유류 할증료가 굉장히 많이 올라서 항공료가 비쌌다. 2년 전 다른 사람들의 후기를 읽어보면 다들 동남아 여행이 저렴해서 좋았다고들 하는데, 그때에 비하면 현재는 비행기 값이 3배 이상 올라버렸으니... 결과는 저렴한 여행이 아니게 되어버렸다. 여행은 매우 만족스러웠고 오래도록 기억에 남겠지만 비용을 떠올리면 씁쓸해지는 일도 한 동안은 갈 것 같으니 비용은 밝히고 싶지 않다.


연말연시 바쁜 일들을 부랴부랴 마치고나서 출국 전날 미리 인천공항으로 갔다. 환전 신청한 돈을 찾고, 부피가 큰 외투는 지하 1층에 있는 크린업에어라는 세탁소에 맡겼다. 짐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서 말레이시아에서 입을 여름 옷들을 겹쳐 입었다. 미리 쓸 돈들을 계획해서 인천공항 신한은행 지점에서 환전을 해서 갔는데, 만약 오랜 기간 체류할 사람이라면 한화를 현금으로 챙겨가서 현지 환전소에서 환전했어도 됐을 것 같다. 우리는 여행 중 랑카위에서의 일정이 먼저였는데 랑카위 시내 환전소가 딱히 환율이 좋지 않다는 블로그 후기를 보고 미리 환전을 했다. 결론적으로는 막판에 돈이 조금 모자라서 결국 현지에서도 환전을 했다.



인천공항에서 쿠알라룸푸르를 갈 때는 에어아시아, 다시 쿠알라룸푸르에서 랑카위를 갈 때는 말레이시아 항공을 이용했다. 비행시간이 꽤 길어서 도중 배가 고플 것 같아서 편의점에서 음식을 간단히 사먹고 에어아시아 기내식도 하나만 신청했다. 항공권 결제를 다 하고 뒤늦게 신청한 터라 공항에서 추가로 결제를 했다. 딱히 훌륭한 맛이 아닐 거라는걸 알지만 현지에 도착하기 전에 현지 음식을 처음으로 맛보게 되는 기내식에 대한 로망이 있기도 해서 신청을 안 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웬걸! 생각보다는 맛있었다. 엉클친 치킨라이스를 시켰는데 동남아시아 특유의 잘 뭉쳐지지 않는 길쭉한 쌀밥에 적당히 짭짤한 간이 되어있었다. 애인과 나눠 먹으면서 기내식도 맛있으면 현지 음식은 얼마나 더 맛있겠냐며 호들갑을 잠깐 떨었다.


말레이시아 음식에 대한 기대를 품게 만든, 우리가 좋아하는 홍대 근처 식당 <아각아각>


여행 중 오고 가는 시간을 책임졌던 넷플릭스 시리즈<웬즈데이> (매우매우 재밌음)

긴 비행을 마치고 뻣뻣해진 팔다리를 주무르며 쿠알라룸푸르 공항에 도착했다. 여행 첫끼는 말레이시아 현지 체인점인 올드타운화이트커피! 이름은 카페인데 아얌 락사부터 카야토스트까지 끼니가 될 만한 모든 것을 아주 저렴한 가격에 판다. 레몬과 꿀이 들어간 음료에다 락사 국물까지 마시니 전날 술도 마시지 않았건만 제대로 숙취해소되는 식사였다. 시간이 좀 남았겠거니 하고 주변을 구경하며 넋놓고 있다가 우리가 내린 국제선은 KLIA2, 우리가 타야하는 국내선은 KLIA1에 있다는걸 나중에 알고 헐레벌떡 공항철도(KLIA transit)를 타고 갔다. 이것이 말레이시아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타본 대중교통이 되었다. 


말레이시아 항공은 무료 간식으로 오렌지 주스와 땅콩을 줬고, 빨간 정복을 입은 승무원의 모습이 이국적이었다. 기분 탓인지 땅콩조차 우리나라 것보다 맛있었다. 마침 비행기를 탑승할 때가 운이 좋게도 석양이 지던 때라 창문 너머로 본 풍경이 감동적이었다. 이때부터 드디어 재밌게 놀겠구나! 하는 기대로 즐거워졌다. 


옛날 명화같은 색감의 석양 구름


랑카위에 도착하자마자 작은 난관에 부딪쳤다. 하루종일 이동하고 헤매느라 지쳤으니 이제 숙소에 들어가서 야식 먹고 쉬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그랩을 불러서 숙소로 이동하니, 그랩 기사가 관광 책자를 보여주며 호객 행위를 하기 시작했다! 굉장히 관광지다운 시작이었다. 아무 생각 없이 기사가 하는 홍보를 들으면서 마치 금방이라도 할 것처럼 혹해버리는(?) 나 때문에 애인이 거절하느라 진을 뺐다. 이후에도 랑카위에서 그랩을 탈 때마다 호객 행위가 몇 번 있었는데, 나중에 애인이 랑카위에서 제일 무서웠던 것 1위를 그랩 기사의 호객 행위로 정할 정도였다. 


판타이 체낭 비치에서 걸어서 10분 정도에 위치한 숙소에 짐을 풀고, 바로 근처에 있는 상설 야시장에서 늦은 저녁 식사를 했다. 한낮의 열기와 습기가 가라앉은 주차장 위에서 포장마차와 테이블 들이 빽빽히 들어차 수많은 사람들이 먹고 떠들고 있었다. 다양한 사테(꼬치 구이)와 코코넛밥, 자른 과일, 그리고 신라면 볶음면도 팔고 있었다. 신기한 것은 랑카위 섬 전체가 면세 구역이라 술이 저렴하다고 들었는데도 술을 마시는 사람이 별로 안보였다는 점이다. 말레이시아인 대부분이 이슬람교를 믿다보니 술 없이도 즐기는 법을 아는 것 같았다. 우리는 그 중에서 사테와 양념된 코코넛밥을 몇 가지 골라 테이블에 앉아 옆자리의 캘리포니아 관광객과 얘기를 나누며 저녁을 즐겼다. 


먹고 떠드는 사람들로 분주한 랑카위 야시장
야밤의 불쇼가 벌어지는 체낭 비치(Pantai Cenang)


랑카위에서 2일차, 날씨가 좀 흐리고 쌀쌀했다. 오후에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었다. 우리나라는 겨울에 해당하는 이 기간이 말레이시아에서는 우기라고 한다. 낯선 곳에서 잠을 자려니 자꾸만 깨서 새벽 5시에 일어났다. 혼자서 숙소에 딸린 작은 수영장에서 수영을 하는데 6시가 되자마자 정적을 뚫고 여기저기서 남자들이 알 수 없는 말로 기도하는 소리가 들렸다. 그냥 말하는 소리가 아니라 울림통이나 그릇에 입을 바짝 갖다대고 말하는 것처럼 사방에서 웅웅 울렸다. 책에서 말레이시아에서 제일 처음 들을 수 있는 소리는 이슬람교도들의 밤중 기도 소리다, 라고 들은 것이 기억이 났다. 숙소에 들어가 비몽사몽하고 있는 애인의 손에 커피우유를 쥐어준 후 체낭비치를 함께 산책했다. 전날 야시장에서 산 이름 모를 과일들을 먹으며 걷는 아무도 없는 흐린 바다는 평화로웠다. 이때까진 몰랐다. 투어 일정을 미처 체크하지 않았다는 것을...


2일차 오전 일정은 맹그로브 투어였다. 랑카위 섬 북쪽에는 맹그로브 숲이 자생하고 있는데, 맹그로브 투어는 보트를 타고 이 숲을 따라 독수리, 원숭이, 박쥐 등 야생 동물을 볼 수 있는 투어다. 보통 열대우림이라고 하면 숲 속 밀림만 떠올리는데, 동남아시아의 열대우림 중에는 맹그로브 숲이 있다. 맹그로브 나무는 바닷물과 민물이 만나는 하구에서 뿌리를 드러내어 자라며 다양한 동식물이 살 수 있는 습지와 같은 역할을 하기도 하고, 인간에게는 해일 등의 자연재해를 막는 방파제 역할을 하기도 한다. 이런 역할을 모르더라도, 바다와 강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드넓은 물 바로 위에 자유롭게 얽혀 자라는 커다란 나무들은 그 자체로 강인하고 아름답다. 랑카위 섬에서는 이런 맹그로브 숲을 파괴하여 개발하는 대신 맹그로브 투어를 하며 보존하고 있다. 


맹그로브 숲의 원숭이


그런데... 클룩을 통하여 예약한 맹그로브 투어 픽업 담당자가 전날 내 메일로 연락을 했었다는 것을 확인하지 않아 이동하는 것부터 애를 먹었다. 픽업 시간에 딱 맞게 숙소 앞으로 나갔는데 차가 오지 않았다. 영어를 하는 애인이 연락도 하고 메일 답장도 했지만 이미 늦은 후였다... 일정 체크를 제대로 하지 않아 여행을 망칠까봐 불안하고 미안했다(미리 지불한 픽업 비용도 매우 아까웠다.). 하지만 우리에겐 그랩이 있으니! 뚜둥(말레이시아에서는 히잡을 뚜둥이라고 부른다.)을 쓴 기사가 모는 그랩을 타고 딴중 루 선착장에 도착하여 투어에 늦지 않게 참가했다. 비가 부슬부슬 계속 내리는데 푹 젖은 보트에 앉으려니 살짝 추웠다. 우리 보트에는 현지인으로 보이는 가족들 몇 명과 외지인 관광객 몇 명이 같이 탔다. 보트를 타고 물 위를 달리니 실수했던 기억이 날아가는 듯 했다.


맹그로브 숲을 따라 독수리와 원숭이들을 구경했다. 어딘가에 갇혀 있는게 아닌 야생의 원숭이들을 그렇게 많이 본 것은 처음이었다. 중간에 작은 동굴에 내려줘서 박쥐도 구경했다. 박쥐 배설물인건지 동굴에 들어가기 직전 지린내가 심하게 났는데, 어디서도 맡아본 적 없는 냄새였다. 사람들이 지나가든 말든 얌전히 동굴 천장에 붙어있는 박쥐 무리들을 구경했다. 배가 너무 고파서 참을 수 없는 지경이 되기 직전에 수상 식당에서 간단한 밥을 먹었다. 씨푸드 팜이라고 해서 물살이들을 가두어 놓고 즉석에서 요리해주는 식당이었는데, 거의 어린이 몸집 만큼 큰 물살이들이 갇혀 있는 모습을 보니 신기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불쌍하게 느껴졌다. 


보트 투어를 마무리하고 숙소에 돌아올 때는 오후 2시쯤 되어서 잠깐 낮잠을 청하고, 뜽아 비치(Pantai Tengah)에서 패러세일링을 하러갔다. 패러세일링 업체를 소개해준 그랩 기사가 처음에 부른 가격보다 더 높게 요금을 받아서 화가 날 뻔 했지만 낙하산을 타고 본 하늘이 아름다워서 봐주기로 했다. 낙하산이 제일 높은 지점까지 떠올랐을 때, 생각보다 무섭지 않아서 주머니 속 핸드폰을 꺼내서 사진을 찍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핸드폰이 바다에 떨어지면 어쩌려고 그랬는지 심장이 다 떨린다. 이후에는 주변 식당에서 맛있게 저녁 식사를 하고, 걸어서 숙소로 돌아왔다. 걷다보니 인상깊었던 점은 랑카위 섬 길거리에는 고양이뿐 아니라 개들도 무리를 지어 돌아다닌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선 주인이나 목줄 없이 개가 돌아다니고 있으면 유기견은 아닌지, 아니면 행여나 달려들까 덜컥 겁이 났는데 이곳의 개들은 원래부터 그렇게 살아온 듯 자연스럽게 돌아다니고 있었다. 길거리 한복판에서 개가 누워 잠을 청하고 있어도 아무도 신경쓰지 않고 슬슬 비켜갔다. 


길거리에서 졸고 있는 강아지


3일차에는 근처 일찍 문을 연 마막(식사와 커피를 파는 곳)에서 화이트커피를 한 잔 마신 후, 그랩을 타고 케이블카를 타러 갔다. 랑카위 스카이캡과 스카이브릿지는 높이와 길이로 매우 유명한데, 특히 산 꼭대기와 꼭대기를 잇는 다리인 스카이브릿지는 보는 사람이 아찔해지는 커브를 보여준다. 나는 높은데 올라가는 것도 좋아하고 산 전망대에 올라가 풍경을 보는 것도 좋아하는 편인데, 애인은 그런걸 좋아하지 않는데도 순전히 나를 위해 같이 가주었다...! 밑이 투명해서 훤히 내려다보이는 투명 스카이캡을 타고 올라갔다. 미리 표를 예매하고 갔더니 별로 기다리지도 않고, 투명이라 다들 기피해서 그런지(?) 우리 둘만 탈 수 있었다.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니 랑카위의 전망이 한 눈에 내려다보였다. 우리나라와는 또 다른 큼직큼직한 나무들이 이국적인 경관을 보여주었다. 


저렴하고 달달한 화이트커피
아찔한 높이의 스카이브릿지.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하늘이고 바다인지 분간이 안 간다.


놀랍고 재밌었던 일은, 전망대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있었는데 원숭이가 식사에 난입해서 햄버거빵을 집어갔다. 직전에 다른 사람들이 원숭이한테 먹던 빵을 뺏기는 것을 본 터라 나름 신경을 써서 식사를 몸 쪽으로 당겨서 지키듯이 먹고 있었는데, 방심한 사이에 작은 손이 불쑥 튀어나오더니 순식간에 제일 안쪽에 있던 햄버거빵을 집어갔다. 애인은 너무 놀라서 소리를 질렀는데 주변 사람들이 모두 웃었다. 바깥쪽에 있어서 손쉽게 가져갈 수 있었던 매운 나초는 굳이 안 집어간 것을 보니, 원숭이가 호불호가 확실하구나 싶어서 웃겼다. 매점에서 파는 두리안빵으로 입가심을 하고 체낭비치로 돌아가 바다도 좀 거닐고 초콜릿 쇼핑도 하다가 블로그 리뷰에서 많이 봤던 비치 바에 앉아 얘기를 나누었다. 거미줄과 먼지가 날리는 바에 앉아 맛있는 칵테일을 마시던 이때가 제일 여유로운 시간이었던 것 같다. 


칵테일이 맛있던 아총 비치바

Ah Chong beach bar cafe (https://goo.gl/maps/cvexpaUBdWY54h7J8)


랑카위 최고의 케밥집. 저렴하고 맛있다. 오래 머물렀다면 매일 여기 왔을 것이다!

Lebanon shawarma kebab langkawi cafe (https://goo.gl/maps/DseesJyNAopGR5Co7)


우연히 들렀다가 마음도 돈도 빼앗긴 조개껍데기 기념품점

Kim’s sea shell (https://goo.gl/maps/KAMBwCefpa9Ehvoa6)


따뜻하고 맛있는 케밥과 팔라펠 샌드위치를 저녁으로 간단히 먹고 조개껍데기 기념품점에서 흥분하며 쇼핑을 한 후 마사지를 받으러 갔다. 발마사지와 전신마사지를 받는 거라 그렇게 싸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우리나라만큼 비싸지도 않았다. 다른 곳은 간지럼을 안 타는데 유독 발가락에 간지럼을 심하게 타서 어쩔 줄 몰라 하는 애인을 옆에서 구경하는게 너무 재밌었다. 애인 말로는 자기도 모르게 발이 마사지사의 손을 피해 자꾸 도망가서 미안했다고 한다. 남의 손에 몸을 맡기고 한껏 이완된 후 랑카위에서의 마지막 밤을 보내러 가볍게 숙소로 돌아갔다. 


4일차, 아침에 애인이 갑자기 소리를 질렀다. 화장실에 커다란 바퀴벌레가 나온 것이다! 화장실은 환기를 위한건지 바깥으로 난 창이 닫히지 않았는데, 그 틈을 타서 들어온 것 같았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숙소 체크아웃하는 날에 나온 것이라고 해야 하나? 랑카위 일정 중간에 나왔으면 어디서 언제 또 출몰할까 계속 불안해 했을 것이다. 나름 깔끔한 숙소였는데 해안가 근처라 벌레는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 짐을 다 싸고 나와서 근처 스타벅스에서 간단히 아침을 먹었다. 우리나라에선 제일 만만하게 가는게 스타벅스였는데, 말레이시아는 전체적인 물가가 우리나라보다 저렴하다보니 스타벅스가 상대적으로 비쌌다. 그래도 현지에서만 파는 초록색 쿠이(말레이시아의 알록달록한 떡) 케이크 메뉴가 있어서 신기해하며 불만 없이 먹었다. 그리고 다시 랑카위 공항에서 국내선을 타고 쿠알라룸푸르로 돌아갔다. 


말레이시아 화장실의 비데. 다른 화장실은 그냥 물이 담긴 통과 바가지가 있기도 했다.


덧붙이는 이야기. 말레이시아는 공중화장실을 돈을 내고 이용해야 한다. 이용료를 받는 사람이 화장실 앞에 앉아 있고, 0.5~1링깃 정도를 낸다. 우리나라 돈으로 몇백 원 정도라서 비싸진 않지만 그래도 화장실을 돈을 내고 이용한다는 것이 생소했다. 말레이시아에서는 물과 손으로 볼 일을 처리하는 문화가 있는데, 우리가 관광객이 많은 곳만 다녀서 그런지 거의 모든 화장실에 휴지와 휴지통이 구비되어 있어서 걱정할 일은 없었다. 오히려 익숙해지니 휴지보다 비데가 더 편리하고 좋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덤으로 화장실 벽마다 붙어있는 통통하고 귀여운 도마뱀들 구경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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