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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담라이터 Sep 22. 2023

우연처럼 찾아오는 인연

나보다 나를 예쁘게 봐주는 사람

가끔 삶의 길 위에서 흔들릴 때가 있다. 검고 검은 밤을 하염없이 걷고 또 걸어도 한 가닥 빛조차 비치지 않을 것 같은 시간을 지나 고통과 두려움이 온몸을 휘감을 때에야 신은 나를 시험이라도 하듯 언제나 타인을 통해 내가 사랑받고 있는 존재임을 깨닫게 해 준다. 그렇게 나는 또 살아갈 하루를 선물로 받는다. 웃으면 웃을 일이 생기지 않을까 오늘은 나를 내가 예쁘게 봐주자 라며 용기 내 웃는 사진 한 장을 찍어 올렸다. 그러자 거짓말처럼 웃을 일이 생겼다. 솔직함과 다정함이 가득 담긴 음성편지를 벗이 선물로 보내온 것이다. 만남의 여운이 가시기 전에 마음을 전하고 싶다며 벗은 어제의 만남을 30분의 음성편지로 녹음해 보내왔다. 오랜 병마로 혼자 시간을 보내는 것에 익숙해진 그이지만 3분이면 되지 않을까 하고 시작한 녹음이 30분을 넘기자 혹여 나의 시간을 너무 빼앗지는 않는지 걱정의 말을 남기면서도 자신의 진심이 가닿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용기 내 전송 버튼을 눌렀을 것이다. 조용한 책방에서 벗이 보내온 30분이 넘는 음성편지를 들으며 나는 눈가가 촉촉이 젖어들었고, 입꼬리 가득 미소가 번졌다. 그러다 가슴 한편이 뜨겁고 아파왔다. 상대에게 자신의 마음을 숨김없이 전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진 사람은 죽음의 문턱을 수없이 서성거린 사람일 것이다. 지금 전하지 못하는 마음과 지금 말하지 못하는 사랑의 언어가 내일이면 시들어 사멸의 언어가 되어 평생 후회로 남는다는 것을 깨달은 사람일 것이다. 삶의 파도를 수없이 겪어내고 고통에 침몰당하지 않고 버텨낸 그는 지금의 소중함을 아는 사람이다. 세상에 대한 원망과 비난을 말무덤 속에 묻어버리고 타인과 세상을 향해 칭찬과 감사의 말만을 전하는 사람이 된 그의 삶이 나와 닮아 애잔하게 가슴이 저렸다. 흔들리는 나를 위해 오늘은 나를 내가 예쁘게 봐주자라며 체면을 걸어볼까 했는데 나보다 나를 더 예쁘게 봐준 벗 덕분에 나는 참 사랑받는 사람이구나. 참 감사한 삶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살아보자라는 다짐을 가슴에 꾹꾹 눌러 담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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