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삶의 방식은 언제나 계획적이고, 안전과 안정을 추구하는 준비성에 있었다. 그녀는 곧 다가올 이상과의 1주년 기념일을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를 벌써 한 달 전부터 머릿속에 염두에 두고 있었다.
이상과의 만남 이후 그녀에게 주어진 시간은 그녀의 삶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냉소적이고 차가운 얼굴 표정에 점점 웃는 날이 많아졌고, 누군가를 위해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내는 일에 소소한 기쁨을 느꼈으며, 홀로 있을 때는 늘 이상만을 생각하게 되었다. 그러한 변화가 언제나 혼자였고 황량했던 자신의 삶의 터전에 따사로운 흙이 덮인 그런 따뜻하고 안정적인 느낌을 주었다. 그녀는 그로 인해 진정 행복해했던 것이다.
이상이 여행사에 다닌 후, 한 달에 몇 번씩이나 비행기를 타고 해외로 나가 있는 동안 그녀는 홀로 집에 남아 이상만을 생각하며 무료한 시간을 보내기가 싫어서 그동안 한 번도 해보지 않은 바리스타가 되어 보기로 했다. 그래서 그녀는 집 근처에 위치한 사장 한 사람이 운영하는 작은 카페에서 하루 4시간 정도씩 일을 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