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티베트 어디를 가든, 어디에 있든 존재하는 것은 설산과 함께 그 끝을 도저히 가늠해 볼 수 없을 정도로 높고, 세상의 그 어떤 더러운 영혼도 깨끗하게 비추어 줄 정도로 맑은 하늘과 낮은 땅에서는 단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신비한 바람 소리뿐이었다.
그 바람은 하늘을 오르고 싶어 했지만 거대한 설산의 벽에 막혀 하늘로 오르지 못한 채 구름과 함께 산맥의 허리를 감싸 안고 있었다. 참으로 신비한 모습이었다. 저 산에 하얗게 쌓인 눈은 마치 세상의 모든 죽은 자들이 하늘로 오르기 위해 애쓰는 자신의 백골 가루를 뿌려 놓은 흔적들처럼 보였다.
세상에나, 얼마나 많은 영혼들이 지옥의 땅 밑으로 가려하지 않고 극락과 천국의 하늘로 올라가려고 노력하고 있는 것인가! 나 역시도 언젠가는 저 바람을 타고 하늘로 올라가겠지?
이러한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방안의 전화벨이 요란하게 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