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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국진 Jan 25. 2021

가수는 직장인인가 학생인가?

점점 어려지는 연예계

아이돌 가수의 등장으로 k팝은 우뚝섰다. 팝송, J락을 즐겨듣던 20세기 트랜드는

이제 전세계에 걸쳐 대한민국 가요로 확실히 자리를 바꾸었고 10년이상 흐름은 유지될 것이다.

정치계, 언론계, 경제계, 예술계 등 많은 계층은 이제 조금만 검색해도 대부분 노출되어 정의를 내리기 쉽지만

흔히 말하는 "연예계"는 아직도 베일에 쌓여있는 부분이 많다.

대중들이 느끼는 모습과 실제 운영에 괴리감이 아직 많기 때문이지싶다.

수많은 계열에서 연공서열이 낮아지고 있는 가운데 이 연예계가 그 트랜드에 가장 민감하다.

중고등학생 시절 학업을 뒤로하고 연습에 매진해 성년이 될때쯤 데뷔를 하던 가수들은 이제

중학교1,2학년때 데뷔를 하는 흐름으로 바뀌어간다. 점점 연령대가 하향화되고 있다.

비지니스적인 관점에서 보면 가수와 엔터사가 서로 윈윈하는 시스템일 수 있다.

기회비용을 줄이고 일찍 데뷔하면 제작비를 리쿱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표준 계약인 7년을 갱신하면 20대초반이 되어 가수로서 수명을 더블로 연장할 수도 있고

소위 새출발을 할 수 있는 기회도 생기기때문에 서로가 이득인 것은 맞다.

하지만 그럴수록 이 인간계에서 가장 예민하고 음흉한 "연예계"는 점점 한 인간으로서의 정체성이

모호해지고 있다.

"우리가 좋아하는 그 연예인은 우상이야? 아니면 학생이야? 친구야? 아들 딸이야?"


화려한 조명이 나를 감싸네. 화려한 조명이 나를 지우네

방송의 장르중 가장 화려한 것은 아마도 음악프로그램일 것이다.

코로나로 관객이 들지않는 삭막한 스튜디오가 되어버린지 1년이 다 되어가지만

그래도 가장 빛나는 무대는 단연 1순위다.

그 어떤 무대보다 많은 인력과 장비가 투입된다. 수백개의 조명, 거대한 LED스크린, 국내최고의 음향시설,

다양한 특수효과, 고가와 다량의 촬영장비, 브랜드를 능가하는 최고의 의상, 그리고 각 분야의 전문가들의 총집합! 무대위에서는 가수들을 위한 최고와 최다의 리소스로 1회성 특집, 그리고 레귤러 음악방송을 제작하니

가히 지상최대의 화려한 쇼가 아닐 수 없다.

수많은 스태프들이 함께한다는 것은 결국 그곳은 일종의 다이아몬드 광산이라서 그렇다.

수익이 나지않는 곳에 과감한 물적,인적자원을 투입할 이유가 없다.

그러다보니 그 무대위의 주인공들은 가장 애지중지 해야 할 가치가 생겨난다.

하지만 소위말하는 돈의 논리로 주인공들은 점점 어려지고 숫자는 많아진다. 그러다보면 경쟁체제가 높아져

버는 곳보다 쓰는 비용이 더 많아지는 사태로 이어진다. 또 그러다보면 무대위 주인공들을 더욱 더 화려하게

보이기위해 큰 지출을 몸에 입게되지만 그만큼 책임감도 늘어난다.

화려한 조명속에 부각되는 그들이지만 이 책임감이라는 무서운 말이 그 조명뒤 어둠에 깊이 박혀

더욱 음지의 고민과 고통등 포기할 것들이 늘어난다. 내가 있기도 혹은 내가 없기도 한 곳이라는 생각이 깊어진다.


중학생 가수? 가수지만 중학생?

언젠가부터 나는 소위 잘나가는 가수들보다는 그렇지못한 가수들에게 점점 관심이 많아진다.

10의 1팀, 아니 30~40팀중 1팀만이 큰 인기를 얻고 나머지는 언제 뜰 지(?) 모르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함께 일하는 그룹들의 멤버들과 친해져 종종 대화할 기회가 생기면 물어본다.

"친구...있어?"

없다. 멤버들이 전부다. 돈도없고 휴대전화도 없고 친한 친구나 학창시절의 추억도 기억해내기 어렵다고 한다.

부모와의 단절도 더 강화된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어찌 즐거운 일만 가득할 수 있나?

가끔 힌들고 지치면 부모나 친구등을 통해 고민을 털어놓는 것만으로도 다시 힘낼 수 있는 동기부여가 생기는데

이 곳은 그런 기회가 차단되는 것이다. 멤버들에게 모든걸 터 놓기도 하지만 경쟁하는 곳에서 이런 일들은

반대로 위크포인트가 되어 나는 배제시킬 수 있는 명분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친구가 없는 친구... 이것만으로도 지탱할 뿌리가 없는 나무인것이다.

간간히 들리는 멤버들의 이탕, 공항장애...이런 뉴스들을 보고 대부분은 "아...아프구나, 좀 쉬면 다시보겠지 모" 라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지만 시간이 지난 뒤 대부분은 팀을 탈퇴하거나 개인적인 문제로 버티지못하고

이탈되는 경우가 대부분인것을 알 수 있다. 팬들의 마음과 달리 지근거리에서 지켜보는 제작진의 입장에서는

그 첫번째 뉴스가 심각하게 와 닿을수밖에 없다.

조카뻘, 아들,딸뻘의 가수들과 일하는 경우가 점점 많아지는 요즘 나의 유년시절과 빗대어 그들을 바라보는것도 잘못되었고 프로로 대하지만 한없는 책임감을 요구할 수도 없는 마음이 계속되고 있다.

나는...우리는 그들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중학생? 직장인?


기대보다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  

반인반수처럼 반은연예인 반은 중학생인 그들이다.

회사, 멤버, 방송국, 부모님, 학교, 팬등등의 그룹등에서 이들은 큰 기대를 요구받는다.

하지만 그럴수록 더욱 부담이 더해진다. 그리고 또래들은 겪어보지못하는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는다.

팬들사이에서도, 방송국 화장실에서도, 회사와 편의점에서도 이들은 극한의 예의를 강요받는다.

단지 화려한 조명이 나를 감싸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들이 가지고 있는 이런 고민을 생각해 본적있는가? 극심한 스트레스로 자살을 하는

상황을 그져 그런가보다 하고 R.I.P를 너무 쉽게 쓰고마는 것은 아닌가?

추격하는 후배들에게 자리를 빼앗길까봐 고민하는 그들의 극도의 공포감, 누군가와 대화할 수 있는 상태가 없다고 느끼는 단절감, 기대는 큰데 기회가 없는 간절함은 깊게 생각해 본적 있는가?

그런고민을 하다보면 나의 답은 기회가 많은 가수보다는 기회가 없는 그룹에게 기회를 더욱 줘야한다는

결론으로 도달한다. 그 뒤 나는 또 방송을 위해 핫스타를 섭외할것이냐 신인을 발굴할 것이냐 도돌이 고민에 빠진다. 적절한 배치가 정답이다. 하지만 대부분 불나방처럼 트랜디한 가수들을 섭외하기에 바쁜것이 대부분의

제작진의 일상이다.

방송쟁이들에게 묻고싶다. 우리는 그들을 어떤 존재로 보고 있는가?

상품인가? 인간인가? 가수인가? 학생인가?

팬들에게도 묻고싶다. 사복,공항팬션이 구리다고 말하는 당신...

당신들을 위해 엄마카드를 빌려야하는 가수들의 어려움을 생각해 본적 있는가?

외모가 아닌 그 사람 자체의 매력을 발견해보려 골똘한 적이 있는가?


가수는 중학생도 아니고 직장인도 아니고 사람이다....(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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