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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가 회사 투자 현황을 알면 주도권이 생긴다

스타트업 디자이너의 비즈니스 해상도 높이기

by LANLAN 란란
네이버_썸네일_스타트업투자현황.jpg 프로덕트 디자이너, UXUI 디자이너가 회사 투자 현황을 알면 주도권이 생긴다

디자이너와 회사 투자 현황은 연관성이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아니에요. 투자 단계에 따라 디자인의 우선순위와 방향이 달라지기 때문이에요.


이 흐름을 알면 투자자의 기대와 회사 목표에 알맞는 디자인을 할 수 있어요.
누가 시켜서가 아닌 내가 이해한채로 업무를 한다면 그때부터 주도권이 생깁니다.


투자 상황을 안다는 건 지금 내가 어떤 퍼포먼스를 내야 비즈니스 전략에 도움이 되는가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 순간 나는 '직원'의 역할보다 '비즈니스 파트너'의 역할을 하게 되는 거죠.


하나씩 보자면요!




1️⃣ 시드·프리A 단계.


‘존재 이유’를 증명하는 시기에요.

시장에 빠르게 내놓은 뒤 데이터를 쌓고 사용자가 반응하는 패턴을 찾아야 합니다.
‘이 기능이 사용자의 문제를 진짜 해결하는가’를 검증하는게 우선입니다.

이 단계에서 디자이너는 픽셀 단위 완성도나 디자인 시스템, 또는 브랜딩을 중요시 하기 보다는
빠른 실행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좋아요.

이 시기에는 속도와 학습이 최우선이고 디자인이나 정책은 언제든지 바뀔 수 있기 때문이에요.

그리고 이 때는 주로 창업자가 PM/PO의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디자이너에게 다이렉트로
디테일한 요구를 할 수 있어요.
반대로 아예 디자이너에게 PM/PO의 역할을 맡기기도 하구요.

이는 정답은 없고 창업자의 성향에 맞춰서 달라져요.

그래서 막 시작하는 스타트업에 들어가면 디자이너의 역할이 엄청 넓거나 반대로 엄청 좁거나 둘 중 하나일 확률이 높아요. 시리즈 A가 되기 전까지는 아무래도 업무마다 인력을 배치하긴 어렵기도 하고 창업자 역시 배우는 시기라 그렇습니다.

또한 정책과 아이템이 손바닥 뒤집듯이 바뀌지만 빠르게 실행한다는 특징이 있어요.




2️⃣ 시리즈A~B 단계.


시장의 가능성을 인정받은 시기에요.
이제 가능성을 봤으니 시장에 정착할 수 있음을 증명해야 해요.

프로덕트가 1개라면 그 프로덕트를 ‘사용자가 얼마나 오래, 자주 쓰는지’를, 프로덕트가 2개 이상이라면
'이 시장에서 얼마나 몸집을 키울 수 있는지'를 증명해야 해요.
(물론 회사마다 이와 다를 수 있어요)

이 단계에서는 디자이너가 전환율을 올리는 데 집중하거나 또는 사용자가 좀 더 오래 머무르도록, 좀 더 자주 오도록 집중하는게 좋아요. 그래야 다음 투자에 필요한 "이 제품이 실제로 쓰이고, 오래 쓰인다”는 사용자 지표를 획득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그리고 시리즈 B정도 되면 회사에 정책과 기술 레거시가 정말 많아요.
좋은 방법이 눈 앞에 있어도 이 레거시들이 발목을 잡아 생각처럼 속도가 나지 않고 그 방향을 가지 못하는 경우도 많아요.

그러니 이 때는 '이게 맞아!'보다는 '지금 우리로서 뭐가 최선이지?'를 함께 논의할 수 있는 동료가 되는게 좋아요.




3️⃣ 시리즈C 이후 단계.

회사가 이미 한 시장에서 자리를 잡고 이제는 새로운 시장과 새로운 제품으로 영역을 넓혀가는 시기에요.
이쯤 되면 경쟁자도 생겨있어요. 팀 규모도 커지고 제품 라인업과 채널이 동시에 늘어나기 시작하죠.

이 단계에서 디자이너의 시야는 넓을수록 좋습니다.

한두 개 서비스 화면만 챙기는 ‘로컬 플레이어’에 머무르기보다는 브랜드·디자인·사용자 경험을 아우르는
‘글로벌 룰메이커’ 역할을 해야 해요.

혼자서 모든걸 다 해야 한다기 보다는 넓은 시야로 바라보고 다양한 결정을 해야 한다는 뜻이에요. 그래야 다음 성장 단계에서 새로운 팀과 제품이 계속 늘어나도 일관된 사용자 경험과 브랜드 신뢰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프로덕트 하나의 성공”에서 “조직 전체가 함께 성장하는 시스템”으로 무게 중심이 바뀌는 시기라서
뭐 하나 하려 해도 빨리 할 수 없다는 특징이 있어요. (회바회이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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